심상정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노동변호사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을 기리며]

23일 심상정 정의당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노무현 정신은 정의당의 반쪽을 이루고 있다”고 했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1987년 인권변호사와 노총쟁의부장의 만남은 2016년 정의당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어려운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노무현 대통령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고 아쉽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1987년 대우조선 용접공이었던 이석규 씨의 죽음으로 처음 만났던 노 전 대통령을 회상했다. 심 대표는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걸치고 ‘노동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열변을 토하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이후로도 두 사람(심상정, 노무현)은 꽤나 오래 노동자들의 투쟁현장에 함께했던 ‘친노(親勞)’ 핵심이었다”고 했다.

 

▲ 노무현 前대통령의 7주기 추모식에 권양숙여사와 심상정 정의당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故 노무현 前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심 대표는 또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 한 사람은 대통령으로, 한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다시 만났다”며 “불행하게도 예전 같은 동지적 관계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내내 저와 제가 속한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정부의 비판자였다. 한미FTA, 비정규직법 등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대했다”면서 “노동자, 서민을 대표하는 정당의 사명이고,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이라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당시 정치적 판단과 행동이 잘못이라 생각하거나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그러나 딱 한 가지 후회스런 점이 있다”며 “반칙과 특권 없는 정치, 사람 사는 사회를 향한 그의 처절한 분투와 진정성을 제가 너무 당연하고 또 쉬운 일로 생각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보수정권 8년을 지나며 저 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가 알게 됐다”며 “그것이 결코 당연하지도 쉽지도 않다는 것을”이라는 말로 노 전 대통령을 추억했다,

심상정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노동변호사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을 기리며]

저와 노무현 대통령의 인연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 구조조정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울산과 거제는 당시 노동자 대투쟁의 진원이었습니다. 투쟁이 정점을 지나던 8월 22일 대우조선의 용접공 한 명이 거리시위 중에 경찰이 쏜 최류탄에 쓰러졌습니다. 이석규 열사로 불리게 될 그의 나이 고작 스물 두 살이었습니다.

이석규 열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규탄하는 집회 자리에서 전노협 쟁의부장 심상정은 노동변호사 노무현을 만났습니다. 노동자들의 작업복 차림으로 “노동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열변을 토하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후로도 두 사람은 꽤나 오랜 시간 노동자들의 투쟁현장에 함께 지켰던 친노(親勞)였습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노무현 변호사는 대통령으로 저는 야당 국회의원으로 다시 만납니다. 참여정부에서 저와 제가 속한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정부의 비판자였습니다. 한미FTA, 비정규직법 등 참여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대했고, 그것이 노동자, 서민을 대표하는 정당의 사명으로 생각했습니다. 미숙한 점이 없진 않았겠지만, 지금도 당시 민주노동당의 입장과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후회스런 점이 있습니다. 반칙과 특권 없는 정치, 사람 사는 사회를 향한 노무현 대통령의 처절한 분투와 진정성을 너무 당연하고, 또 쉬운 일로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보수정권 8년을 지나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는 온갖 역경에 정면으로 부딪쳐온 자신의 삶을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당대에는 좌절됐던 꿈이 자라나, 이제는 국민 모두의 꿈이 되었습니다.

정의당은 공식 표어는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입니다. 이는 정의당의 지향을 담아낸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정의당을 만들고 구성하는 두 세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와 함께 노무현 정신은 정의당의 반쪽을 이루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렇게 1987년 노동변호사와 노동운동가의 만남은 2016년 정의당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자들의 삶이 백척간두에 선 오늘, 87년 어느 날 대우조선 작업복을 입고 연단에 올라 온몸으로 포효하던 노무현 변호사가 유난히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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