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역 2번 출구 부근 가톨릭청년회관 CY 씨어터에서 공상집단 뚱딴지와 엠표컴퍼니 공동제작, 김나영 작, 문삼화 연출의 <밥>을 관람했다.


김나영(1973~) 작가는 한양여자전문대 문예창작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출신이다. 1997년 제1회 국립극장 신작 희곡 페스티벌에 선정, 1998년 <대역배우>로 문화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으로 등단, <오! 발칙한 엘리스> <소풍> <성순표 씨 일내겄네> <밥> <여보, 비 온다> 등을 발표 공연하고, 2002년 <오! 발칙한 엘리스>로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인문학상, 2009년 <밥>으로 대전전국희곡공모에 당선한 미모의 여성작가다.

문삼화(1967~) 연출가는 University of Northern Iowa(UNI) 연극과 출신이다.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 <뽕짝> <잘자요 엄마> <핑키와 그랑죠>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녀 연출가다.

<밥>은 치매증세가 있는 노령의 신부를 그를 어릴 적부터 수발하던 한 초로의 여인이 성직자의 요양원 격인 수도원으로 모셔가는 과정을 그린 연극이다.

치매는 기억력 장애, 인지장애, 판단력 장애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 걸친 인지 기능(cognitive function)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임상증후군이다. 치매는 뇌신경이 파괴됨으로써 기억력장애, 언어능력 장애, 변 요 실금, 편집증적 사고, 실어증과 같은 정신기능의 전반적인 장애가 나타나며,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울증이나 인격 장애, 공격성 등의 정신의학적 증세가 동반되기도 한다.

의학계에서는 주 원인으로 주로 노인층에서 발생하는 노화에 의한 것과, 알콜 과다 섭취에 따른 알콜성 치매, 드물게 청소년기에 치매가 오는 경우에는 유전적인 열성인자 발현에 의한 것으로 주목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과 치료법은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다.

치매는 인지장애를 포함한 일련의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며 행동적 변화를 보이게 된다. 따라서 치매 유병 율이 높을수록 환자의 간호 요구 도는 높아지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의학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도 초래 한다.

급격한 노인인구의 증가로 발생하는 치매인구 증가에 대한 심각성과 치매로 인한 가족의 심리적, 신체적, 경제적 부담 증가가 예상되며,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 예방, 조기진단 및 치료, 진행 단계에 따른 적절한 의료 및 복지 서비스의 제공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치매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는 있으나 기존의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인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극은 도입에 자전거 뒤에 매단 손수레에 고령의 신부를 싣고 신부들의 요양원 격인 수도원으로 옮기는 여인의 힘찬 페달 밟기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치매 환자들이 식탐을 하듯 이 연극에서도 신부가 밥을 자주 찾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물론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모습도 묘사가 된다.

치매환자는 현재의 일은 금세 잊어버리지만 과거의 일은 제대로 기억을 한다. 그래서 이 극에서 수발여인이 젊은 시절 신부를 찾아오던 때라든가 음식을 장만하던 모습을 신부는 자주 기억 속에 떠올린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일반적인 남녀관계로 의심하는 인물도 등장을 시킨다. 직업을 언론사 남녀 기자와 카메라맨으로 설정해 등장시킨다.

신부를 옮겨가는 과정에 머물게 되는 어느 집의 홀아비 가장이 이 여인을 범접하는 장면이라든가, 연상의 여기자와 연하의 카메라 맨의 사랑장면도 복선으로 깔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부와 수발여인의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성직자와 성도로서의 자세다. 부녀 같고 가족 같은 관계지만, 결코 남녀관계가 아닌 것으로 뒤를 쫓던 기자들은 파악을 하게 되고, 대단원은 도입에서처럼 수발여인의 힘찬 페달 밟기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재건이 치매를 앓고 있는 신부, 강애심이 수발 여인, 현대철이 홀아비 가장, 조승연이 젊은 시절의 수발 여인, 김지원이 여기자, 윤관우가 카메라맨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관객을 완전히 극에 몰입을 시킨다. 김재건은 차제에 직업을 신부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느낌이고, 강애심은 역시 국민배우 깜이다.

조연출 승리배, 기획 나희경 이현주, 무대 김혜지, 조명 박성희, 음악 류승현, 의상 홍정희, 오디오가이드 나지형, 그래픽 전진아, 배리어프리 강경호 임철민 전진아 송준형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역량이 드러나, 공상집단 뚱딴지와 엠포컴퍼니 공동제작, 김나영 작, 문삼화 연출의 <밥>을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우수 걸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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