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삼윤 아트폴리오 <더프리뷰> 대표

'간기인물(間氣人物)'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세상에 보기 드문 아주 뛰어난 기품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의미 가운데 '타고난 기질과 품성'을 가리키는 '기품(氣稟)'으로 정리해두자.

공연예술계에 남다른 그 기품의 소유자가 있다. 바로 공연예술정보지 <더프리뷰>를 월간으로 발행하고 있는 아트폴리오의 장삼윤 대표다. 그는 태생적으로 선한 기질과 품성으로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박애주의자로 통한다.

사회 세태가 갈수록 각박해지는 가운데에서도 그는 매사에 '이타적 인간'임을 흐트럼 없이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호모 앨테리(Homo alteri · 남을 배려하는 인간)'라 거명해도 될 듯싶다.

주변 사람들의 어려움을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앞장서서 돕고 나서는 그의 성품 탓에 붙여진 호칭이다. 그래서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문화예술 분야는 물론 그와 지푸라기 같은 인연이라도 있으면 정서를 교감하며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서다.

보통 사람들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호·불호의 감정을 갖게 되기 마련이지만 장 대표 만큼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나 개인적으로 그를 아는 이들에게 그의 이름 석 자는 항상 '배려, 인정, 공감'을 내포하고 있다.

장 대표는 경남 남해 출신으로 어릴 적 끝없이 펼쳐진 남쪽의 쪽빛바다를 바라보며 넓은 마음을 키웠다. 하해와 같은 베품의 자세도 그때부터 싹텄던 것일까. 학업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그는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문화예술 분야에서 엮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공연예술기획사의 효시나 다름없었던 국제문화회에 첫 발을 내디딘 장 대표는 처음 공연기획의 실무를 맡았다. 그 즈음 지금처럼 민간의 공연기획사 기반이 전혀 없을 때 당시 3,895석이나 되는 대규모 공연장 시설을 갖춘 세종문화회관이 개관했다. 그러다보니 그가 소속된 국제문화회가 세종문화회관의 공연을 일정 부문 대행하는 여건이 되면서 일찌감치 예술기획의 감각과 전문성을 익혔다.

그 후 예음문화재단의 음악전문지 월간 <객석>으로 자리를 옮겨 12년 동안 음악 출판 분야의 경험을 쌓을 기회를 가졌다. 그를 바탕으로 2003년 7월 공연예술의 정보를 담은 월간 가이드로 <더프리뷰>를 창간해 지금 통권 230호를 넘어서고 있다. 공연 홍보수단이 많지 않았던 시절, <더프리뷰>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물을 관객들에게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플랫폼 역할을 해냈다. 최대 월 2만 5,000부를 발행할 정도로 규모도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사회문화체계가 변화하며 다매체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모든 미디어들이 그렇듯이 <더프리뷰>도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초기 창간 정신을 받들어 그 전통 만큼은 초심 그대로 변함없이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전체 발행부수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어 재원의 한계가 있으면서도 장 대표는 <더프리뷰> 만큼은 계속 발행하겠다는 결의를 보인다.

금년 초 장 대표는 <더프리뷰>를 근간으로 문화예술 인터넷신문을 출범시켰다. 오프라인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장 대표는 <더프리뷰>를 공연예술의 전문지로서 시대 흐름에 맞춰 지평을 한층 더 넓혀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더프리뷰>가 비치되어 있는 공연장에는 장 대표의 발길도 잦다. 공연을 기획하는 전문가들이나 예술가들과 소통과 교류를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공연장을 찾는 것. 어떻게 보면 <더프리뷰>는 장 대표가 평생 동안 열정을 쏟아온 삶의 결정체인 셈이다.

장 대표의 인생 좌우명은 '서로 도우며 사는 것' 곧 상부상조(相扶相助)다. 그래서 그는 인화와 화합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복잡한 세상 살아가며 뭐 그리 아옹다옹할 일이 있냐며 마음 씀씀이가 한결같이 너그러운 그다. 그래서 늘 음지에서 주위를 돕다보니 물질은 넉넉하지 않을지 몰라도 정신과 마음은 언제나 풍요로 넘친다. 답답하고 어려울 때 주위 사람들이 그를 찾아오는 것은 바로 그로부터 힐링을 얻기 때문이다.

주위에서는 장 대표를 가리켜 "누구든 안아주고 품어주며 거기에 아낌없이 퍼주기도 하는 공연계의 빛"이라고 평가한다. 그런가 하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자기희생도 감수하며 주의를 돕는 마음은 배워야 할 미덕"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런 주위 칭찬에 장 대표는 '과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그냥 웃음으로 겸연쩍어 한다. 그의 품성에 걸맞게 특유의 겸손함도 자연스럽다. 요즘처럼 갈수록 타산적이고 이기주의적이게 되어가는 세태 속에서 <더프리뷰> 장 대표의 기품은 더워지는 요즘 날씨에 한 모금의 상큼한 청량제 같기도 하다.

오늘도 장 대표의 사무실에는 오전에 전화벨이 울린다. "한번 찾아뵈려고 하는데요. 시간 되세요?" "네, 얼른 오세요. 오붓하게 점심 같이 하시죠." 장 대표에게는 "안됩니다"라는 어휘가 없다. 가장 바쁘면서도 가장 한가하다는 그의 시간은 역설적이지만 무한대 같다. 바삐 돌아가는 지금 같은 세상에 그의 여유로운 삶의 지혜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