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데칼코마니처럼, 산경 김향기詩人의 詩를 연재

                                       @ 시인 김향기 제공

                            중도
                                     데칼코마니처럼

푸르른 그 시절에는

대쪽처럼 가리라 했는데

저기 저 고갯마루

다가갈수록 멀어지고 높아져

구비구비 휘돌아 가는 오르막길

때론 좌로 갔다가

때론 우로 갔다가

접었다 펴면

일란성 쌍둥이 데칼코마니처럼

중앙선 이쪽 저쪽이 분신처럼

두 날개인 것을

두 귀가 부드러운 나이테 되니 알겠네

두 바퀴 자전거로 힘겨이  오르는

저기 저 고갯길

직선으로 한숨에 갈 수는 없어

좌왕우왕하다가

마침내 고갯마루에 서서 뒤돌아보면

데칼코마니의 가운데 길이 보이거니

때로  그 무엇에 취하여

비틀거리는 걸음거리일지라도 자책할 일은 아니라고

구비구비 굽은 중도에서

흔들리며 솟아오른

풀잎 하나 눈길 보낸다.

ㅡ산경  김향기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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