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장기표의 행복정치론

대한민국은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경제강국일 뿐만 아니라 한류, K-POP 등의 문화적 성과로 전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문화산업 강국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전 세계의 첨단 산업 현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 사람들이 대한민국으로 ‘의료관광’을 올 정도로 과학, 의학 등의 기술 수준도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행복한가?’라고 질문한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렵다. 대량실업과 소득양극화, 청년실업, 비정규직, 저출산, 취업불안, 해고불안, 노후불안, 입시지옥 등이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노인과 청소년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전 세대에 걸쳐 스트레스와 무기력에 의한 소위 ‘번아웃’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이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유럽의 강국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세계 최고의 지성인들이 오랫동안 노력해오고 있지만 뾰족한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책 ‘장기표의 행복정치론’은 2017년 발간된 ‘불안 없는 나라, 살맛나는 국민’의 개정판이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의 산 증인이기도 한 이 책의 저자 장기표 대표는 이러한 전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이 생산하고 많이 소유하며 많이 소비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과거의 자본주의적 관점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아실현의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인간의 행복을 정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저자가 주장하는 ‘문명의 대 전환’이론이다. 자본주의적 대량 생산과 소비의 체제, 경쟁 및 성장의 논리는 과거 산업문명사회에서는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했지만 다가올 정보문명사회에는 어울리지 않아 악영향만을 낳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가올 정보문명사회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할까? 저자는 ‘자아실현의 삶을 사는 행복’을 모든 정치, 경제, 문화, 교육의 구심점으로 삼아 대한민국을 변혁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와 함께 ‘자아실현의 삶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행복정치론’으로서 ‘이윤 추구가 아닌 자아실현을 목표로 하는 시장경제’와 ‘자아실현을 가능케 하는 사회보장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녹색사회민주주의를 새로운 정책의 핵으로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제시되는 복지국가, 자립국가, 보람국가, 민주국가, 환경국가, 문화국가, 도덕국가, 자주국가, 평화국가, 안전국가의 10가지 미래 청사진을 통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이분법적 패러다임의 한계를 한꺼번에 지적, 비판하면서 신문명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정치 이론을 제시한다.

매년 선거 때마다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을 어필하지만 대부분은 구태의연한 과거의 주장을 진영 프레임으로 포장하는 데 그칠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영논리를 탈피하여 대한민국과 세계의 미래를 꿰뚫어보고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이 책 ‘장기표의 행복정치론’이 관심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 인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사유를 제공하기를 기원해 본다.

(소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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