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우면 채워진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 7장에 마음을 비우면 채워진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천지장구. 천지소이능장차구자, 이기부자생 고능장생,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

시이성인후기신, 이신선, 외기신이신존, 비이기무사야, 고능성기사.」

「하늘과 땅은 장구하다. 하늘과 땅이 장구할 수 있는 까닭은 스스로 아무 것도 생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성인은 자기 자신을 뒤로 물리는데도 자신이 남보다 앞서게 되며, 자기 자신을 도외시하는데도 자신이 보존되니,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자신의 사사로운 것을 이룰 수 있다.」

이 도덕경 제 7장을 해석해 보면 대충 이란 말인 것 같습니다. 권력, 지위, 명예, 재산 등이 모여 있는 곳, 즉 출세가 보장되는 장소는 외진 골짜기가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넓은 평지의 중앙일 것입니다. 이곳이 직장이나 모임에 있어서 중앙본부이며, 그 조직을 움직이는 권력자가 있는 곳이지요.

이 권력자나 권력자가 만들어내는(自生) 일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不自生)을 노자는 권력자가 하는 일로부터 “그 몸을 뒤로 하고(後其身), 그 몸을 밖에 둔다(外其身)”고 한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골짜기에서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지요. 평지는 출세를 하려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곳입니다.

그곳에서는 온 몸을 던지는 경쟁과 다툼이 일어납니다. 그 사람들은 경쟁과 다툼에서 이기기 위해 부지런합니다. 그러나 승패와 관계없이 제 명에 살기 어렵지요. 패했을 때는 자신을 못난 사람으로 여기면서 위축되어 일찍 죽고, 승리했을 때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무리가 일어나서 그 몸을 지켜내지 못합니다. 그런 인생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지 자신의 삶을 이룬 것(成其私)이 결코 아닙니다.

이 말씀은 마음을 비우고. 남을 위해 양보하며, 세상이 잘 되라고 빌어주면, 진리께서 무심치 않아 곧 비운 만큼 채워 주신다는 말이 아닐까요? 케냐 나이로비에 ‘존 다우’ 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죽고 나서 아버지의 심한 학대와 매질로 집을 뛰쳐나와 거지가 되었습니다.

소년은 다른 거지아이들처럼 길거리에서 구걸을 했습니다. 매일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지나가는 차가 신호를 받고 있거나 잠시 정차하는 차에 손을 내밀어 도와달라고 애걸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존 다우’는 여느 날처럼 갓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로 다가갔습니다.

사실 이러한 거지소년들을 사람들이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대부분이 아이들을 도둑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한 조각의 빵을 사기 위해 존 다우는 그날도 차안으로 손을 쑥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그 차에는 어떤 여성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휴대용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힘겹게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그녀의 모습에 멈칫하며 놀랐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왜 이런 걸 끼고 있어요?”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이게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어 살아갈 수 없단다. 사실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나에게는 그럴만한 돈이 없단다.” 그러자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이 여자는 ‘글래디스 카만데(Gladys Kamande)’라는 여성인데 남편의 심한 구타로 폐를 다쳤습니다. 소년은 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가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여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잠깐 기도를 해 드려도 될까요?” 그리고는 여자의 손을 잡고 가슴 깊이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오 하느님! 제발 이분의 병을 낫게 해 주세요!”

기도하는 동안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습니다. 그러면서 그간 구걸해 주머니 속 깊이 넣어둔 얼마 되지 않은 자신의 전 재산인 돈을 그 여인의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광경을 처음부터 계속 지켜보던 한 시민에 의해 이광경이 사진과 사연과 함께 SNS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이 여인의 수술비가 무려 8천만 불이 훨씬 넘게 모아진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요? 이 여인은 인도에서 무사히 수술을 잘 받아 건강을 되찾았을 수 있었습니다. 수술 후, 이 여자는 곧 바로 이 소년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그간 인터넷을 통하여 잘 알려지게 되었고, ‘니시’라는 아주 마음씨 좋은 어느 부유한 여자 분이 이 소년을 아들로 입양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마음을 비우면 비로소 보이고, 비우고 나면 다시 다 북 채워지는 이치가 있습니다. 비움은 천국이요, 탐욕은 지옥입니다. 우리 마음을 비웁시다. 그러면 행복이 가득 채워지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5월 1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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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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