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도지사직 수행에 무게... 추후 행보는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명 지사는 앞으로 경기도정에 더욱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사진=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16일 대법원 선고 직후  이재명 지사는 앞으로 경기도정에 더욱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뉴스프리존=김태훈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대권에 한걸음 더 나아가는 모양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 대법원은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며, 사건을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허위사실 공표죄 해당 안돼...극적 생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지사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2012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친형의 강제입원을 지시 혐의 등으로 2018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뒤이어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한 토론회에서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한 적 있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아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이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반면, 2심은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된 토론회 발언 부분을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된 직권남용 혐의, 검사 사칭 사건,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한 1심을 유지하며, 3심의 쟁점을 '허위사실 공표' 관련 여부로 집중시켰다.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관련 토론회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대법관들의 판단은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이재명 지사의 다른 사건에서 이 지사를 변호한 적이 있어 이번 사건의 심리와 합의, 선고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12명의 대법관이 이 사건을 맡게됐고 7 대 5로 나뉘었다. 

다수 의견은 이번 사건에서 논란이 된 TV토론회 발언의 경우, 선거의 취지에 부합하는 선거운동의 방식 중 하나라는 점에서 다소 부정확한 발언이 있더라도 허위사실 공표죄로 엄격하게 처벌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지사가 TV토론회에서 친형 강제입원의 관여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지 않은 것은 허위사실을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알리려는 공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대법관 다수가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 지사는 당분간 도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간신히 살아난 이재명 지사, "도정에 더욱 충실히 임할 것"

이재명 지사는 판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지사로서 맡겨진 일을 조금 더 충실하게 하라는 우리 국민의 명령으로 알고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도정에 더 충실하게 임해서 우리 도민들의 삶과 우리 경기도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성과로서 보답드리도록 하겠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판결 관련 "사람도 어떤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이 생각 저 생각하기 마련이고 법원도 여러 대법관님들께서 숙의한 결론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 최종 결론을 존중하고 그외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신념과 그다음에 저 그다음에 우리의 지지자들"이라 전제하며, "정치적 조직도 계보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외톨이이기는 하지만 우리 국민들께서 제게 그런 기대를 가져주시는 것은 지금까지 맡겨진 시장으로서의 역할 또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조금은 성과 있게 줄했다는 평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캡처

또한 "공직자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공직자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맡긴 국민들 주권자께서 정하시는 것이기 이미 제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다음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역시 우리 주권자인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들께서 정하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냥 제게 주어진 역할을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어떤 역할에 대해서는 연연하지 않고 제 일만 충실하게 하도록 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가 전에 변방장수라고 했던 것처럼 제가 가진 정치적 자산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그런 일들조차도 다 저의 부덕함의 소치이고 다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들이기 때문에 특별한 다른 감정은 없다"고 전했다.

더불어 "다만 정치라고 하는 것 때문에 제가 고통받는 것은 무방합니다마는 이미 각오한 일이라서 아무 상관 없습니다마는 저와 무관한 저의 가족들 또 주변 사람들이 저로 인해서 또 정치라는 이유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다만 오물을 뒤집어쓴 상태이기 때문에 털어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뒤집어쓴 이 상태에서 제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지사는 "저는 그냥 편하게 지지자라고 표현하지만 그분들이 저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꿈꾸는 이상, 그 이상을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저를 지지하기보다는 저와 함께 손잡고 가는 동료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과 함께 우리 모두가 꿈꾸는 모든 사람이 함께 손잡고 살아갈 수 있는 대동세상을 향해서 열심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대권 행보에 거침 없어진 이재명 지사, 향후 행보는?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친문세력의 눈밖에 났다고 평가받은 이재명 지사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오거돈 부산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의 연이은 낙마로 인한 집권 여당 지지율 하락 및 추후 보궐선거에 대한 부담이 이번 무죄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낙연 의원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내 대권 선호도 2위에 올라있다. 당내 기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 지사가 이렇게까지 치고 올라온 비결은 바로, 과감한 도정 추진력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휴가철만 되면 기승을 부리는 계곡 불법영업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며, 경기도민의 지지를 확보했다.

취임 첫달(2018년 7월) 리얼미터의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조사에서 29.2%로 최하위를 기록했던 이 지사는, 지난 14일 발표된 같은 기관 조사에서 71.2%로 전남도지사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서며 만만치 않은 위상을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 위축 우려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재명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을 제시했고, 각종 이슈를 선점하며 여론의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다. 또한 부동산 문제 관련 각종 해결책을 제시함과 더불어, 자체 조달서비스 시스템 구축을 위해 나서는 등 이낙연 의원과 격차를 좁히는 모양새다.

이재명 지사는 최근 지역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도지사직 수행에 더욱 치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하지만 향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에 따라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이게 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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