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성현들이 인간의 한 평생을 ‘초로인생(草露人生)’이라 했습니다. 초로인생이란 말은 ‘풀잎에 맺힌 이슬과 같이 덧없는 인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요. 선인(先人)들은 그걸 ‘인생여조로(人生如朝露)’라고도 말합니다. 참으로 인생이 덧없이 흘러갑니다.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가면 시간이 중첩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 들어 그런지 요즘 들어 세월이 너무 빨리 흐르는 것을 실감합니다. 엊그제 물난리를 치른 것 같은데 어느새 들판은 벼가 누렇게 익어 추수를 했고 이제 매서운 바람에 옷깃을 여밉니다. 정말 인생이 아침 이슬과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가 되돌아보게 되네요.

인생여조로! 《한서(漢書)》 〈소무전(蘇武傳)〉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한(漢)나라 무제(武帝)의 사신으로 흉노(匈奴)의 땅에 간 소무는 그들의 내분에 휘말려 포로가 되었습니다. 항복을 거부하는 소무에게 흉노의 우두머리 선우(單于)는 “숫양이 새끼를 낳으면 귀국을 허락하겠다.”며 북해(北海) 근방의 한 섬으로 추방했습니다.

그곳에서 들쥐와 풀뿌리로 연명하면서도 소무는 조국에 돌아갈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한나라의 명장 이릉(李陵)이 소무를 찾아왔습니다. 이릉은 소무가 떠난 이듬해 흉노를 정벌하려고 출전하였다가 참패하고 투항하여 흉노 땅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릉은 자신의 투항이 부끄러워 감히 소무를 찾지 못했으나, 선우의 명으로 할 수 없이 찾아 온 것이었습니다.

이릉이 소무를 위로하며, “자네가 이렇게 절조(節操)를 지킨다고 해서 알아 줄 사람이 누가 있는가?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다(人生如朝露)고 하니, 정말 덧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하여 자기를 이렇게 괴롭히고 있는가(何久自苦如此)?”라고 하였습니다.

아침 풀잎에 맺혀 있는 이슬은 햇볕이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서도 그 초로 같은 인생이 세상을 살면서 버려야 할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교기(驕氣)입니다.

내가 최고라는 교만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둘째, 다욕(多慾)입니다.

내 마음에 담을 수 없을 만큼의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태색(態色)입니다.

잘난 척 하려는 얼굴 표정은 물론 마음까지 버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넷째, 음지(淫志)입니다.

모든 것을 나의 뜻대로 해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어떻습니까? 풀잎에 맺힌 이슬과 같은 인생, 잠깐 왔다 허무하게 가는 인생에서 이런 것들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우리의 마음을 방황과 번민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잠시 풀잎에 맺혔다가 스르르 사라지는 초로인생입니다. 찰나의 순간을 살다 가면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마음에 담아야 하고 무엇을 내려놔야 할까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① 원망하지 말 것/ ② 자책하지 말 것/ ③ 현실을 부정하지 말 것/ ④ 궁상 떨지 말 것/ ⑤ 조급하지 말 것.

그럼 해야 할 것 다섯 가지는 무엇일까요?

① 자신을 바로 알 것/ ② 희망을 품을 것/ ③ 용기를 낼 것/ ④ 독서와 카페활동을 할 것/ ⑤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고 행동할 것.

이상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 열 가지가 우리의 남은 삶을 결정 짓는다고 합니다. 실수하며 보낸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인생보다 훨씬 존경 스러울 뿐 아니라 훨씬 더 유용한 것입니다. 상대가 화를 낸다고 나도 덩달아 화를 내는 사람은 두 번 패배한 사람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을 하십니다.

상대에게 끌려드니 상대에게 진 것이고, 자기 분을 못 이기니 자기 자신에게도 진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모두 빈손으로 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나면 어떤 사람은 성공하여 모든 사람에게 존경과 칭찬을 받으며 자랑스러운 삶을 사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좌절과 실패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줍니다.

어느 누가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기를 원치 아니하는 자가 있을까요? 그러나 인생이 실패하고 성공하고 있는 문제는 먼저 내 자신에게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하루만 보고 사는 초로인생의 삶인가, 아니면 영생을 보고 수행과 공덕을 마음껏 쌓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때가 아닐 런지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11월 9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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