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권력, 무소불위로 휘둘렀다"..시민단체 감사원장 최재형 고발

Edward Lee "대한민국 감사원장 클래스. 이명박 류의 태극기 부대인가?"

[정현숙 기자]=  녹색당과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이 월성원전 1호기 폐쇄 감사 과정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재형 감사원장을 직권남용과 강요,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사진: 시민단체 및 환경단체 등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월성원전 1호기 폐쇄 감사와 관련해 직권남용 등으로 최재형 감사원장을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 시민단체 및 환경단체 등 회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월성원전 1호기 폐쇄 감사와 관련해 직권남용 등으로 최재형 감사원장을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원장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는 부당하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피조사자들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등 강압적인 조사를 했다는 게 중요 이유다. 최 원장이 이제 역으로 감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이들은 "탈원전 정책을 공격할 목적으로 월성1호기 폐쇄 결정이 부당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안전성과 주민 수용성을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경제성 평가에 반영해야 할 안전설비 비용 등을 고의로 누락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발인들은 감사 결과를 폐쇄가 부당했다는 결론에 끼워 맞추려 피조사자들의 답변을 각색했고 감사관이 아예 답변을 만들어 낸 의혹도 있다. 민형사상 책임을 수시로 언급하는 등 협박과 모욕도 이뤄졌다"라며 강요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 행사 혐의도 고발장에 포함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희 변호사는 "최재형 원장과 감사관들은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이 부당했다는 결론을 미리 가졌다"라며 "탈원전을 공격한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감사에서 고의로 안전성과 주민수용성을 감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안전설비비용 등을 누락하는 등 경제성 평가를 부당하게 했다"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최재형 원장 등은 의도하는 결론을 하지 않을 때는 문답서에 아예 반영하지 않거나 원하는 답변을 할 때까지 강압적인 조사를 반복했다"라며 "실제 답변과 다른 내용을 각색하고, 다음 날에 날인을 강요했다. 민형사상 책임을 언급하는 압박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조사자 세 명의 경우는 11번, 12번에 이를 정도로 과도한 조사를 했다. 한 번의 조사에서 12시간 가까이 감사원에 체류시키기도 했다"라며 "피조사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공황상태에 몰려서 일상업무를 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해바라기는 부당한 조사과정에 대한 진술과 자료를 확보해 고발장에 넣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의지를 갖고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한다면, 추가 범죄 혐의를 밝혀낼 거라고 본다"라면서 "저희는 지금 상당한 근거를 갖고 고발한다.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엄벌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월 감사원에 강압 조사와 관련한 공익감사를 청구했지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고발을 한다고 하니까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형사상 범죄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다"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영기 변호사는 감사원이 공정성을 잃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 변호사는 "감사원은 준사법기관이다....공정성을 위해 중립을 지킬 의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면서 "그러나 최재형 감사원장은 탈원전 정책 반대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피조사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등, 여러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변호사는 "이 배경에는 감사원은 아무도 못 건드린다는 오만불손함이 있다"라면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이를 악용해 감찰 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경제성을 이유로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고 가동을 중단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전체회의를 통해 영구정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조기폐쇄 결정에 논란이 일자 국회는 감사원에 조기폐쇄 타당성 조사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등 감사 대상 기관들은 감사원의 강압조사 문제를 제기했다. 한수원 사외이사들은 감사원이 결론을 몰아가기 위해 강압적인 방식으로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4.15 총선을 앞두고 월성 원전 조기 폐쇄를 부정하는 결론을 정하고 총선 직전에 이를 발표해 공무원의 정치운동 금지 의무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 원장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41% 대선 득표율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말을 꼭 들을 필요 없다는 취지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난한 인물이다. 지난 5월 조선일보가 이를 보도해 이슈화시키면서 언론과 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최 원장을 현 정부에서 소신 있는 인사로 부각시켰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감사원이 조사과정에서 정부 산하기관 및 원자력공학과 교수에게 월성1호기를 조기폐쇄한 것이 부당하다는 논지의 리포트를 요구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최 원장이 말을 듣지 않는 감사국장을 교체하고 후임국장을 임명하지 않는 등 조기폐쇄는 문제가 있다는 방향으로 감사를 진행한다는 제보가 연이어 들어왔다.

심지어는 최 감사원장이 사석에서 “하나님의 확신이다. 조기폐쇄는 문제가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이 말씀이 맞다고 본다”라며 원전의 조기폐쇄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진 '아주경제' 사회부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감사원이 월성1호기 감사과정에서 업무관련자들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라며 "감사원장이 자신의 주장에 감사결과를 짜맞췄다는 거"라고 지적했다.

Edward Lee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대한민국 감사원장 클래스 이명박 류의 태극기 부대"라며 "정말 이런 사람인가? 이런 자가 한 나라의 감사원장이라니 무슨 말을 더할까? 개나 소나 죄다 하나님 팔고, 현 정부를 공격할 빌미를 조작하고 있었으니. 이러니 나라가 이렇게 난장판이 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이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사기 치더니 이 인간도 그런 설치류인가?"라며 "태극기 부대나 따라다녀야 할 인간이 감사원장을 하고 있으니 안 망하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개망니나 이 자나 정말 답이 없었는데 비로소 이해된다, 이해돼. 이래야 나라가 제대로 망하지. 시민 집단지성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벌써 망했다"라고 한탄했다.

지난 8월 24일 '산경e뉴스'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모 교수와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매체는 “감사원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는 문제가 있으니 교수님께서 그 근거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는 메일을 보내왔다”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교수는 아주 간곡하게 보내왔기에 거절을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 써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며 난감해했다. 이후 그 교수가 감사원에 합당할 만한 리포트를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더 묻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이런 행태를 두고 그를 고발하고 수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했다. 최재형 원장의 매제가 탈원전을 극력 반대하는 조선일보 논설주간으로 있고 또 한 명은 원전연구원이다. 따라서 친족 관계가 있으면 제척 사유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피조사자들을 심리해 감사원법 위반과 감사원 사무처리 규칙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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