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손상철기자] 청와대는 19일(오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예방한 것은 큰 틀에서의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임 비서실장이 지난 9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 UAE를 방문했을 때 국가정보원 해외정보 업무를 총괄하는 서동구 1차장이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레이트(UAE) 방문 의혹과 관련해 여야에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일제히 임 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불출석을 규탄하면서 청와대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운영위 소집의 절차상 문제를 내세워 방어막을 쳤다.

▲ 사진: 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임 실장이 대통령 특사로 UAE를 방문했고, 양국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단초가 됐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임 실장의 방문이 UAE 측에서 우리 기업이 건설 중인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관련 불만을 제기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함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UAE에서 진행되는 원전사업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에 원전 사업을 맡긴 UAE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불만을 제기해 임 실장이 급파됐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면담 과정에서 원전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임 실장이 레바논에 파견된 군부대 격려 방문차 갔다왔다고 하지만 국정원 1차장은 왜 데리고 갔겠느냐"며 "바로 이 사람이 MB정부 때 한전에 계시면서 원전 수주와 관련해 많은 정책적 자문을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과 동행한 국정원 해외정보업무 총괄인 서동구 국정원 1차장이 한국전력 해외 자문개발 자문역으로 활동한 것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문 이유와 논의 결과는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민적 혼란이 더욱 커지고 국가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더이상 의혹이 확산되지 않도록 소상히 밝힐 의무가 있다"며 "여당도 정치공세로 덮을 일이 아니다. 청와대가 떳떳하면 국회에 당당히 출석해 해명하면 될 일"이라고 임 실장의 불출석을 꼬집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당 회의에서 "한국당이 운영위를 소집했는데 민주당이 거부하는 모양이고, 청와대 관계자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만약 UAE 원전 건설과 관리 운영에 양국간 마찰이 있거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국회가 반드시 밝혀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의혹이 커지면 국정조사를 할 문제이기에 청와대가 조기에 진실을 밝혀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운영위 소집이 얄팍한 정치공세라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면서 "원전사업에 문제가 없다면 원전사업에 대한 컴플레인이나 문제 제기 때문에 임 실장이 방문했다는 의혹은 사실관계의 초기 단계부터 진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전 문제가 아니라면 어떤 국가적 현안을 논의한 것이냐는 질문을 할 수 있을 텐데, UAE는 왕정 국가이고 정상급 대화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정상급 간에 있었던 대화를 다 브리핑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UAE와 한국 정상, 또는 정상급 간 외교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국민께 보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UAE는 외교 다변화의 한 축인 중동국가의 전략적 랜드마크라고 볼 수 있으나, 이 전 정부 중후반부부터 파트너십이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문 대통령은 UAE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UAE 왕세제와도 정상 간 통화한 것을 상기해달라"고 덧붙였다. UAE 현지언론도 양국 지속발전 등을 논의했다고 하는데 명확 근거 없이 정쟁 도구로 악용하면 외교적 결례이고 국익에도 도움 안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회 운영위는 이날 오전 11시 전체회의를 열어 임 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한 의혹을 추궁할 계획이다. 임 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는 불참하며, 민주당도 간사인 박홍근 수석만 참석해 일방적 회의 개의에 항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UAE 현지 언론들이 공개한 임 실장과 모하메드 UAE 왕세제의 접견 화면을 보면 서동구 1차장이 면담 자리에 배석한 모습이 확인됐다. 서 차장은 이명박 정부가 UAE 원전 수주를 진행하던 2008년 7월부터 한국전력공사 해외자원개발 자문으로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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