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신입생 수 25% 감소...제적생도 18%나 줄어
학과 수도 10% 가까이 감소...대학 재정위기 더 심화될 것
대학 유관단체 "예견됐던 일,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야"

[부산=뉴스프리존]박유제 선임기자=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고 있는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2019년 교육부 발표 통계현황을 보면 부산지역 대학 입학생 수는 최근 10년 사이에 약 18% 줄었고, 울산지역이 9%, 경남지역은 훨씬 더 많은 25%나 줄었다.

더 큰 문제는 2021년 이후에는 더욱 더 급격한 추세로 입학생 감소가 예측되고 있어 지방대학들이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부산의 대학 신입생 수가 약 18% 줄었고, 울산지역이 9%, 경남지역은 훨씬 더 많은 25%나 줄었다. 연합뉴스
최근 10년 사이에 부산의 대학 신입생 수가 약 18% 줄었고, 울산지역이 9%, 경남지역은 훨씬 더 많은 25%나 줄었다. ⓒ이미지디자인=연합뉴스

재적생 수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부산지역 대학 재적생은 10년 사이에 4만5500명으로 15%, 울산지역이 3300여 명으로 8.2%, 경남지역이 2만6000여 명으로 18%가량이 줄었다.

신입생과 재정학생 수가 동시에 감소하는 것은 그 만큼 대학 등록금 수입이 감소하면서 학교 재정이 열악하거나 부실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의 재정 악화는 학과 수의 감소 등 구조조정으로 연결됐다. 최근 10년 사이에 부산지역 대학의 경우 100개의 학과가 사라졌고, 경남지역은 더욱 많은 약 150개로 전체의 10% 가까운 학과들이 사라졌다.

2011~2020년 부산·울산·경남지역 학과 수 감소 추이

년도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부산
3,060
3,024
2,888
2,823
2,866
2,875
2,971
2,995
2,964
2,961
울산
239
257
271
295
295
285
277
295
303
308
경남
1,541
1,555
1,548
1,505
1,509
1,456
1,435
1,426
1,408
1,398

대학위기는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학 중심의 대학생태계도 문제지만, 국립대학 역시 대한운영비의 상당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학과수와 학생수 감소는 필연적으로 교육의 질 악화로 직결된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따라 대학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교수단체 등이 10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대학 위기에 대한 교육부의 한계를 지적하고 고등교육 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회견에는 전국교수노동조합, 대학노조, 비정규직교수노조,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교수연구자 협의회, 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 대학무상화평준화 추진본부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기조발언자는 백선기 대학노동조합 위원장이다. 그는 "부산경남지역 대학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는 10여 년 전부터 예견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초기 대책을 요구했으나 제대로 된 정책 하나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선기 위원장은 그러면서 "국가의 책임 아래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쓰러지는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 11월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학노조도 함께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김재남 부산본부장도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 대학은 학과를 폐지하고 인력을 감축해 청소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대학이 기업처럼 구성원의 희생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차별과 갈등을 확산할 뿐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또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역의 위기이고 지방정부가 지방대학을 지역발전의 핵심 주체로 삼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넝쿨 대학노조 부경본부장은 "대한민국 불평등과 모순의 정점에는 수도권 과밀 집중 현상이 있다. 돈 있고 똑똑한 지역 인재들은 다 서울로 갔다"며 "지방대의 몰락은 결국 지역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방대학의 민주화와 관련해서도 그는 "어떤 지방대학의 총장은 40년 가까이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 자리는 성역"라며 "지방대 부조리 개선을 요구하려면 징계나 해고를 각오해야 하지만, 교육부는 방관만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대학의 위기극복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고등교육재정의 대폭적인 확충과 함께 대학운영비를 국가가 직접 책임져야 하며, 대학운영비를 지원받는 대신 사립대학들도 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매년 4조 원 가량을 학생들에 대한 국가장학금으로, 1조원 이상을 대학별 재정지원 사업의 형식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대학의 직접적 운영비로는 쓸 수 없는 돈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대학 운영비를 정부로부터 직접 지원받는 만큼 사립대학이라 하더라도 대학의 기구 설치와 학교운영, 의사결정 등이 공적 통제에 따라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틀을 사전에 구축할 것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