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EBS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 27일 EBS 세계의 명화에서는 영화 ‘지니어스’ (원제: Genius)를 방영한다. 

2016년 제작된 영화 ‘지니어스’는 마이클 그랜디지 감독이 연출하고 콜린 퍼스, 주드로, 니콜 키드먼, 로라 리니, 가이 피어스 등이 출연했다. 

작가와 편집자의 관계는 이름뿐인 신뢰 관계를 넘어 지적 교감을 통한 애증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지니어스’는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작가의 열망과 그런 작가의 글을 잘 다듬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편집자의 열망이 맞붙어 만드는 시너지와 갈등을 그린다. 

“편집자는 익명으로 남아야해. 그보다 더 큰 이유는 항상 두렵거든. 내가 자네 글을 변형시킨 것 같아서. 초고는 지금과 달랐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다. 우리가 정말 글을 좋게 바꾸고 있나? 그저 변형시키고 있나?” 

맥스의 이 말 속에는 직업인으로서 편집자가 해야할 고민과 그 역할, 소명에 대한 질문이 응축돼 있다 하겠다.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수많은 책들, 그 이름 뒤에 숨어 있는 편집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지점도 있다. 과연 좋은 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작가의 천재성을 이루는 데 편집자의 역량은 얼마나 된다 할 수 있을까. 꼭 작가와 편집자의 관계에만 국한시켜볼 것은 아니다. ‘지니어스’는 세상 앞에 드러나는 이들과 그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숨은 조력자들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지점이 있다.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커버넌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저지 보이즈' 등의 각본을 쓴 존 로건이 무려 15년간 준비해 각색한 작품이다. 그는 1980년대 읽은 '맥스 퍼킨스: 천재 편집자'를 읽고 이 시나리오에 매달려왔다. 

'지니어스'는 흔히 ‘천재 작가’라고 평가되는 이들 뒷면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온 편집자, 그간 전면에 드러나는 작가들에 비해 제대로 조명되지 않아온 편집자의 세계에 주목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화려함을 만들어내는 숨은 실력자들의 이야기다. 콜린 퍼스는 특유의 점잖음과 기품으로 소란 떨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맥스 퍼킨스를 완성해냈다. 실존 인물, 실화에 바탕한 영화인만큼 우리가 익히 들어온 작가들, 헤밍웨이나 피츠 제럴드의 등장과 당시 그들의 처지를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동일한 편집자가 작가 저마다의 기질과 상황을 고려해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취하는 면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드 로, 니콜 키드먼, 로라 리니 등 인지도와 연기력에서 자기만의 입지를 다져온 이들이 안정적인 하모니를 이룬다.

EBS 영화 ‘지니어스’는 27일 밤 10시 55분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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