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차 당 대회 ‘시진핑 주석 3연임 확정’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CCP, 당 대회)가 지난 10월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하여 22일 폐막했다.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는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일종의 전당 대회이다. 흔히 ‘당 대회’ 또는 ‘전대’라고도 일컫는다.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는 2002년부터 10월이나 11월에 열리고 있다. 대회가 처음 열린 건 1921년 7월로, 당시 중국 공산당은 상하이에서 창당대회 격인 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했다.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에서 막 당선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공산당 20대를 취재하는 중외 기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에서 막 당선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공산당 20대를 취재하는 중외 기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간혹 통상 매년 3월 5일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NPC)’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나라의 입법기관, 의회에 비견되기도 하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 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함께 강력한 발언권을 가진 권력기구이다. 

이번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 행사에서는 제2기 시진핑 당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은 전국 각 지역과 부문별로 선출된 당 대회 대표(대의원) 2,296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19차 당 대회 이후 5년간 당의 성과와 업적을 강조하고, 공산당의 새로운 과제를 담은 업무 보고서를 낭독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을 넘어선 초강대국 건설을 목표로 한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 분배를 강화하는 ‘공동부유’ 등을 향후 중국의 주요 화두로 내걸었다.

한편, 22일 폐막 행사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공식 확정됐고, 차기(20기, 2022~2027년) 당 중앙위원회 위원 205명을 선출했다. 

10년 전 18차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 전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승계 받은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번 당 대회에서 1980년대부터 자리 잡은 중국 최고 지도자 ‘10년 통치’(2연임)의 관례를 깨고 3연임을 공식 승인받은 것이다.

이미 2018년 3월 국회 격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를 위해  중국 헌법상 규정인 ‘5년의 국가주석의 임기를 2차례 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국가주석의 임기를 제한함으로써 ‘10년 집권’의 규칙을 만들었는데, 시 주석이 덩 전 주석이 설계한 관례를 깬 것이다. 이로서 중국의 국부인 마오쩌둥(1949~1976년 통치) 전 주석 이후 중국 정치인 중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인 최소 15년 통치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 행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지위에 대한 ‘두 개의 확립’을 한층 더 공고히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당장(黨章·당헌)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두 개의 확립’은 시 주석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 핵심 지위 확립, 그리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 확립을 뜻한다.

당장 개정에 관한 당 대회 결의문에는 “두 개의 확립의 결정적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해 이 사상이 국가 제반 사업 분야의 전 과정에 관철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시진핑 주석의 권력이 ‘중국 국부’인 마오쩌둥과 ‘개혁과 개방 설계자’ 덩샤오핑과 유사한 레벨로 승격되었다는 평가이다. 중국공산당 당장에 본인 이름이 담긴 사상이나 이론이 들어간 것은 이들 3명만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 권력기관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2021년 기준 중국 전체 공산당원은 약 9천700만 명이다. 1억 명에 가까운 당원을 거느리는 중국 공산당은 2천여 명의 지역별 당 대표를 뽑은 뒤 400명의 중앙위원회를 추린다. 통상 전국대표대회 폐막일 당일 무기명 투표를 통해 중앙위원 약 200명, 예비위원 또는 후보위원을 170명 정도 선출한다.

이렇게 당 대회를 통해 선출된 중앙위원들이 당의 실질적 지도자인 총서기와 25인의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그리고 중앙정치국 위원(25명) 중에서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지난 폐막 22일 새롭게 선출된 중앙위원들은 23일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열고 중앙정치국 위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중앙위원회 총서기 선거를 진행했다.

또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지명에 따라 중앙 서기처 구성원을 통과시켰고, 중앙군사위원회 구성원을 결정했다. 또한 제20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선거에서 선출된 서기, 부서기, 상무위원회 위원 인선을 비준했다.

‘중전회(中全會)’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의 약칭으로 최고 권력집단인 정치국 상무위원(현재 7명)을 선출하는 공산당의 핵심 권력기구다.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보통 1년에 한 번 열리며 임기 5년의 중앙위원 205명, 후보위원 171명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이번 20차 당 대회는 22일 폐막했는데, 폐막 다음 날인 23일에 ‘20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가 관례적으로 열리게 된다. 20차 당 대회에서 선출된 새로운 기수, 즉 20기 중앙위원회의(중전회) 첫 번째 회의라는 의미이다. 통상 당 대회 직후 개최되는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당 최고지도부가 선출된다.

여기에서 한 기수의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통상 7번 열린다. 다시 말해 다음 당 대회가 열리는 5년 새, 7번의 전체회의가 있다는 뜻이다. 첫 번째 전체회의는 ‘1중전회’, 두 번째 전체회의는 ‘2중 전회’ 마지막 전체회의는 ‘7중전회’ 식으로 호칭한다.

중국의 최고지도자는 공직인 ‘국가주석’과 당직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군직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이렇게 3개 직책으로 구분된다. 덩샤오핑 이후 대개 중국의 지도자들은 대개 이 세 직책을 다 겸해왔다. 이와 함께 중국은 ‘집단지도 체계’라는 독특한 권력 구조로 되어 있다. 이를 위해 7인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 최고지도부 역할을 해왔다.

공산당은 명목상 7인 상무위원 집단지도체제다. 상무위원 대표를 총서기라 하고, 국가주석을 겸하며, 중국을 대표한다. 통상 7인의 상무위원 서열은  총서기 겸 국가주석 겸 군사위 주석, 총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중앙기율위 서기, 상무 부총리이다.

상무위원 7명을 제외한 정치국 국무위원 18명은 ‘중앙당‧군대’ 핵심조직 대표와 ‘주요 성시’(베이징, 상하이, 텐진, 충칭, 광둥성) 및 ‘국무원 주요 부처’(선전부, 외교부) 장관을 맡는다.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주석에 3연임에 이어 23일 중앙위원회에서 총서기에 3연임된 시 시진핑은 이날 1중전회에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선출이 끝난 직후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당내 서열에 따라 이들을 호명했다.

여기에서 시 주석은 당 총서기로 재선임된 가운데, 시 주석에 이어 권력 서열 순으로는 리창(李强·63) 상하이시 서기(이하 현 직책), 자오러지(趙樂際·65)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왕후닝(王滬寧·67)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차이치(蔡奇·67)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丁薛祥·60) 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李希·66) 광둥성 서기 등이다.

시 주석을 포함해 총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최고 지도부) 중 4명이 교체되면서 시 주석의 측근들이 대거 진입하였다. 시 주석 집권 3기 지도부에 7명 가운데 유임된 3명은 시진핑 주석과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이며, 이번에 새롭게 진입한 4명의 나머지 인물은 모두 시진핑 주석 측근 그룹이자 복심인 ‘시자쥔(習家軍)’으로 분류된다.

중국공산당은 23일 최고지도부인 7명의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외에 중국의 국내외 정책을 실제 결정·집행하는 정치국원 24명을 공개했지만, 여성의 이름은 전무했다. 정치국원이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된 것은 1997년 15차 당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정치국원의 수가 한명 줄어든 것이나 여성이 빠진 이유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대조적으로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과 공청단파 등 타 파벌은 사실상 ‘전멸’했다. 특히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아온 후춘화 부총리는 정치국 상무위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 정치국 위원에도 입성하지 못했다. 

 2022년 7월 13일, 시진핑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 톈산구 구위안레인 공동체를 시찰하면서 모든 민족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사진: 신화통신 기자 Yan Yan
 2022년 7월 13일, 시진핑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 톈산구 구위안레인 공동체를 시찰하면서 모든 민족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사진: 신화통신 기자 Yan Yan

한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중앙위원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퇴임이 확정되었다. 특히 중국 2인자인 리커창 총리는 20기 중앙위원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내년 3월까지 총리직을 유지한다.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한정(韓正) 상무부총리 등도 자리를 물러난다. 

당의 ‘7상8하(67세 유임, 68세 퇴임) 관례에 따른 퇴직 연령이 되지 않은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비 시진핑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모두 지도부에서 물러나면서 시 주석이 최고 지도부를 모두 자신의 친위세력으로 세워 더 강력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시진핑의 권력이 공고해질수록 시진핑 사상을 선전하는 주요 수단으로서의 언론 활용도 한층 위력적인 국면이다. 시진핑 주석은 “언론은 당의 지침을 따르고 당이 이끄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면서 사회 통제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단결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반대 세력이나 비판적 언론의 부재 속에서 시진핑의 장기집권 체제하에서, 향후 중국 외교는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강력하게 과시하는 파워 행보를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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