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취임 일성 "약자와의 동행’은 정치적 구호 아닌,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존재하는 이유이자, 제 평생의 과업"
법원 조정안도 거부한 오세훈 강경기조에 경찰·교통공사 과잉진압.."살려달라" 비명
"안전하고 평화롭게 지하철을 타고 싶었을 뿐".."관치 폭력" 아수라장

[정현숙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3일째 선전전을 벌였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경찰들을 동원해 이들의 지하철 탑승을 막아서면서 강경진압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전장연은 4일 오전 혜화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차별과 갈라치기로 혐오를 조장하는 관치'를 멈추기를 바란다"라며 "장애인도 시민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권리 투쟁은 계속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교통공사 측에는 ‘2024년까지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를, 전장연 측에는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시위를 할 경우 1회당 500만 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하는 조정안을 내놨다.

법원의 이같은 조정안에도 서울시와 공사가 대규모 경찰을 동원해 공권력으로 전장연의 승차 자체를 막아섰다. 서울시 등은 장애인들에게 단 5분의 시간도 내어줄 수 없다며 탑승 자체를 거부했다. 경찰은 지난 2일 오후부터 기동대 10개 부대 및 2개 제대를 투입해 대응했다. 이런 조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강경 대응 기조에 따른 것이다.

전장연은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던 장애인권리예산 총 1조 3000여억 원 중 106억 원가량인 0.8%만 최종 반영된 것에 대해 깎아도 너무 깎았다면서 올해도 지하철 투쟁을 법원이 인정한 5분 한도 내에서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전날 '민중의소리'에 따르면 공사 측과 경찰들이 휠체어에 탄 장애인들과 이들을 돕는 활동가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려 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밀지 말라" "사람 다친다" "살려 달라"는 비명이 이어졌지만, 강경 진압은 멈추지 않았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경찰과 공사는 무슨 근거로 막고 있느냐"라며 "안전하고 평화롭게 지하철을 타고 싶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MBN에 출연해 법원의 5분 시위 조정안 수용을 공식 거부했다. 그는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씩이나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일(2일)부터는 민‧형사적 대안을 모두 동원하는 무관용"이라며 강경 진압을 시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곳에서 집회를 했다는 이유로, 공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탑승 자체를 막았다. 관치 폭력”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오 시장과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법원의 조정안은 서로가 조정할 수 있는 수용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오 시장에게 법원 조정안 수용을 재고해달고 했다.

오세훈 취임 일성 "약자 동행 특별시 만들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7월 1일 서울시청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39대 서울시장 취임식에서 ‘약자 동행 특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의 오세훈 시장의 행태는 너무도 상반된,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취임식에서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에는 ‘약자와 동행’하는 ‘상생도시’ 서울, ‘매력’ 있는 ‘글로벌 선도도시’ 서울을 바라는 시민 여러분의 염원이 담겨 있다”라며 “‘약자와의 동행’은 정치적 구호가 아닌,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존재하는 이유이자, 제 평생의 과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은 우리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과제”라며 “서울시의 모든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어렵고 소외된 분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희일이송 감독은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재난문자 안 보내는 새끼들이 전장연 시위하니까 무정차한다고 재난문자를 보낸다"라며 "지하철 어디 고장나서 수십 분 늦어도 안내문자 하나 안 보내는 새끼들이 '5분만 늦겠다'는 전장연의 요구에, '1분만 늦어도 큰일(오세훈)'이라며 재난문자를 발송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늘(2일) 삼각지역장이 전장연 활동가를 때렸다. 13시간째 계속 전장연 활동가들을 세워놓고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욕과 폭력을 행사한다"라며 "그 좁은 지하에 경찰 수백명을 보내 전장연을 에워싸놓고, 지상에선 지들끼리 신년인사를 나누며 시시덕거린다"라고 정부와 서울시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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