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나 들여 용산 왜 갔나" 불만 고조..尹, 이틀에 한 번꼴 청와대 이용
여권 관계자 "용산 이전으로 인한 효용성을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다면, 누가 됐든 다음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을 청사로 활용하겠느냐"
한 달간 14차례나 찾아..'용산 랜드마크'도 난제

[정현숙 기자]= 수천억 경제효과 밑밥을 깔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 드리기 위해 전면 개방한다면서 조 단위의 혈세를 투입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방문은 줄어들고 대통령의 청와대 이용은 급격히 늘고 있다.

4일 윤 대통령은 부처 업무보고를 독대가 아닌 '합동' 토론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용산 대통령실 '자유홀'은 비좁다는 이유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청와대 영빈관을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일보

지난해 12월 5일 베트남 주석 국빈 방문을 계기로 최근 한 달 사이 14번이나 청와대를 찾았다. 이틀에 한 번꼴로 청와대 영빈관이나 상춘재를 이용하면서 전면 개방의 의미가 퇴색하고 경호는 물론 경비는 경비대로 이중으로 나가면서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을 이전해 '용산시대'를 열겠다던 윤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하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현재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청와대까지 이동거리는 6.4km로 차량 통제를 안 했을 때 기준으로 하면 22분이 걸린다. 1분 1초가 아까운 대통령에게는 적은 시간이 아니다. 또 "외빈 방문 시에만 경호를 위해 영빈관을 일시적으로 통제한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방문 횟수가 늘면 시민의 관람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용산이 청와대를 대체하는 확실한 랜드마크로 자리 잡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매체'에 "국빈 행사에 필요한 비품들이 모두 갖춰져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용산 이전으로 인한 효용성을 국민이 체감하지 못한다면, 누가 됐든 다음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을 청사로 활용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문화재청 권역 기초조사 결과 청와대 곳곳서 고려 유물이 출토되고 있어 섣부른 개방이라는 한겨레 보도도 5일 나왔다. 애초 대통령실에서 역사성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청와대를 개방해 섣불렀다는 비판이 고조하고 있다. 문화재 학계에서는 본격조사 땐 유물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권역의 옛 후원 시절 궁장(담장) 유적 주변의 땅에 흩어져 있다가 수습된 고려~조선시대 추정 기왓장들. 문화재청 제공
청와대 권역의 옛 후원 시절 궁장(담장) 유적 주변의 땅에 흩어져 있다가 수습된 고려~조선시대 추정 기왓장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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