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홍콩에서 이른바 ‘홍콩독감’으로 숨진 환자가 563명으로 집계돼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 전문가는 “홍콩독감은 공기 중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전파력만 따지고 보면 메르스의 수천 배 이상 돼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합통신넷=안데레사기자]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9일 CBS 라디오에 출연 당국의 안이한 대응을 지적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먼저 홍콩독감에 대해 “H3N2라고 하는 독감 바이러스로 1968년에 최초로 홍콩에서 유행한 적이 있고, 세계적으로 약 100만 명 정도 사망자를 낸 잘 알려져 있는 바이러스”라면서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이 되고 공기를 통해 확산이 되니까 확산속도도 상당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자료=MBN 방송화면캡쳐
홍콩독감은 지난 1~2월 홍콩에서 유행이 시작돼 4월 중순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6월 들어 다시 유행하고 있다. 홍콩 보건당국에 따르면 6월 12일~7월 1일 독감 바이러스로 89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이 중 61명이 사망했다. 1~4월 겨울철 독감 사망자 502명을 포함해 올 들어 홍콩에서 독감으로 숨진 환자는 563명으로 늘었다.

우리나라는 12~4월 유행해 홍콩독감이 국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메르스로 35명의 사망자가 나온 데다 진정 국면이라고는 해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인 만큼 남의 나라 일로 치부하고 불구경하듯 해선 곤란하다. 인천과 홍콩을 오가는 여행객이 일주일에 7만 명이나 되기 때문에 감염자가 한국으로 들어올 경우 전염자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설대우 교수는 이에 대해 “오판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았다. 유행기간이 지난 것은 사실이나 2009년 신종플루 발병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당시 신종플루는 4월에 미국에서 처음 발병해 2달 후인 6월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로 확산해 WHO가 대유행 선언을 했다.

이어 설 교수는 “홍콩 독감은 공기를 통해서 확산이 되다 보니까 (메르스 보다) 감염된 사람이 많아서 사망환자도 사실 굉장히 많게 된다”고 설명했다.설 교수는 또 “홍콩독감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메르스 진정국면을 상당히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홍콩독감이 감염 됐는데도 메르스로 오인한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되고, 거기서 공기 전파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 교수는 “우리나라의 상황 자체가 일본, 중국 등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부 당국이 방역, 검역체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8일 홍콩 여행객에 대한 입국 검역을 강화하고, 홍콩에서 입국한 여행자의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공항 내 역학조사관이 역학적 연관성을 파악한 뒤 국내 의료기관에 방문해 검사를 받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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