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고뇌(人間苦惱)라는 말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번뇌가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뜻이겠지요. 그걸 우리는 108 번뇌라 하고, 우리가 살아있는 한 번뇌가 끊임없이 작용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럼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108 번뇌’ 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것은 육근(六根)이란 감각 기관과 육진(六塵)이란 감각 대상이 서로 마주칠 때 육식(六識)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육근(六根)은 안(眼). 이(耳). 비(鼻)·설(舌), 신(身), 의(意) 여섯 가지 의미이고, 육진(六塵)은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 여섯 가지를 뜻합니다. 이 육근이 육진을 만나면, ‘좋다(好)’ ‘나쁘다(惡)’ ‘그저 그렇다(平等)’라는 세 가지 인식 작용(느낌)’을 일으키게 되지요.

여기에 다가 다시 좋은 것은 즐겁게 받아들이고(樂受), 나쁜 것은 괴롭게 받아들이며(苦受), 그저 그런 것은,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게 방치하는(捨受)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즉, 육근과 육진의 하나하나가 부딪칠 때, 좋고(好)·나쁘고(惡)·평등하고(平等)·괴롭고(苦)·즐겁고(樂)·버리는(捨), 여섯 가지 감정이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육근에 육경을 더하면 12, 거기에 여섯 가지 감정으로 6×6=36, 즉, 서른여섯 가지의 번뇌가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36가지 번뇌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끊임없이 유전(流轉)하기에, 36에 과거·현재·미래의 3을 곱하여 108 번뇌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108 번뇌는 우리가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오래 살고 싶으면 마음이 먼저 건강해야 합니다. 그리하려면 이 108 번뇌를 다스리는 것이, 바로 마음인데, 이를 ‘사고팔고(四苦八苦)’라 하고, 이를 잘 다스려야 오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요?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데에는 끊임없이 고(苦)와 낙(樂)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이 괴로움은 피하면 피할수록 찾아오고, 낙은 구해도 멀어지기만 하니 도대체 이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보면,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않을까요?

첫째, 자연적 고(自然的苦)입니다.

인생살이에 있어서 겪게 되는 네 가지 고통이 있습니다.

1) 생고(生苦)

이 고통은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는 괴로움입니다.

2) 노고(老苦)

노고는 태어나 서부터 죽을 때까지 고통입니다.

3) 병고(病苦)

병고는 병들었을 때 몸과 마음이 받게 되는 고통입니다.

4) 사고(死苦)

사고(死苦)는 목숨을 마치고 죽을 때까지 괴로움입니다.

둘째, 작용 적고(作用的苦)입니다.

작용 적고는 자기가 지어서 받는 고통이라 이것은 우리가 어찌할 수도 있는 괴로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애별이고(愛別離苦)

즉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을 말합니다.

2) 원증회고(怨憎會苦)

즉, 원망스럽고 미운 사람과 만나게 되는 고통입니다.

3) 구부득고(求不得苦)

구하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입니다.

4) 오음성고(五陰盛苦)

색 · 수 · 상 · 행 · 식(色受想行識)의 오온(五蘊) 또는 오음(五陰)의 작용이 왕성하여 느껴지는 고통을 말합니다.

어떻습니까? 인생의 모든 문제와 해결 방법에 대한 네 가지의 근본 진리를 말하는 것이지요. ‘제(諦)’는 진리, 진실이란 뜻이며, 그러한 진리가 신성한 것이라 하여 사성제 또는 사진제(四眞諦)라 합니다.

첫째, 고제입니다.

현실 세계의 참 모습을 설명하는 것으로, 범부 중생의 현실 세계는 모두가 괴로움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집제입니다.

집착 때문에, 십이 인연으로 한없이 윤회 전생(輪廻轉生)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셋째, 멸제입니다.

온갖 괴로움을 멸하고, 무명ㆍ번뇌를 멸하는 것으로, 이가 곧 열반이요, 해탈이지요.

넷째, 도제입니다.

괴로움과 무명ㆍ번뇌를 멸하고, 열반ㆍ해탈을 얻어 십이 인연을, 자유, 자유자재로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우리 집착을 놓고 해탈을 얻읍시다. 그것이 인간 고뇌와 고통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누리는 길이 아닐까요!

단기 4356년, 불기 2567년, 서기 2023년, 원기 108년 4월 18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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