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뉴스프리존

[뉴스프리존=유병수 기자]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2일, 경찰을 두고 "몽둥이가 필요한 미친개"라고 비난한 데 대해 경찰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미친개' 비난 발언을 두고 일선 경찰들의 분노가 주말 내내 가열됐다.

자유한국당 측도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경찰 지휘부에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은평경찰서 연신내 지구대는 아예 지구대 외벽에 항의 현수막을 내걸어 장제원 의원의 말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장 대변인은 22일 같은 당 소속인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해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비나했다. 다음날 경찰 내부 커뮤니티인엔 사과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대한민국 경찰관을 ‘몽둥이가 필요한 미친개’ ‘정권이 사냥개’로 만든 데 대해 14만 경찰관과 전직 경찰, 그리고 그 가족은 모욕감을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 내부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비난 발언의 장본인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장제원 수석대변인 등을 규탄하는 글과 항의 피켓 '인증샷'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한국당은 지난 16일 울산지방경찰청이 아파트 건설현장 비리 수사와 관련해 울산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하자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광견병 걸린 미친개' 등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했다. 홍 대표는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 당론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으로부터 '정치경찰'로 지목받은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자유한국당이 논평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같은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에 대해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미친개’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경찰관은 물론 많은 네티즌도 표현이 과격하다며 비난했다.

사진=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친개 논평에 대해 경찰의 외곽 조직들이 조직적으로 장제원 대변인을 비난하는 모양이다. 어처구니 없다”며 장 대변인을 옹호했다. 홍 대표는 또 “법조계에서도 이번 울산 경찰청장 사건을 보고 나한테 절대 경찰에 독립적인 영장청구권을 주면 안 된다고 조언해 왔다”며 “사냥개 피하려다 미친개 만난다고 비유하며 반대했다. 불법행위는 반성하지 않고 공당의 대변인을 음해로 비난하는 그들의 행위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장 대변인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제원 죽이기에) 굴복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해 어떤 것이 정의고 올바른 길인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공정하게 일하겠다”고 맞섰다. 장 대변인은 또 “권력에 아부하고 굴종하는 정치경찰과 성과주의에 빠져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출세지향적 경찰이 환골탈태하지 않은 한 힘들다”고 부연했다.

한 경찰관은 "자유한국당 당사 앞을 경비하는 경찰 경비병력을 철수하라"고 경찰청에 요구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댓글에는 "왜 국가 인력을 당사 지키는 데 쓰는가"라는 등 지지하는 의견이 다수 달렸다. 한국당도 지지 않고 경찰을 상대로 '정치공작 게이트'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설전에 대해 네티즌들도 비난을 쏟아냈다. “한 나라의 정당이 경찰을 ‘미친개’에 비유한 논평을 낼 수 있냐”며 표현이 과격했다고 지적했다. “논평에서 욕설이 나오다니...” “뭐 눈엔 뭐만 보이나?”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미친개 발언은 과했다”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반면 일각에선 “속이 시원하다” “맞는 말이다” 등의 옹호 의견도 있었다.

현수막에는 "시안경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시안경유불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은 조선 시대 승려 무학대사의 글귀로, "돼지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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