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혜의 영화나들이] 캐릭터가 행동하는 이유와 내러티브 보여주는 액션 영화

배우 정우성이 첫 번째로 연출한 영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정우성은 청춘의 이름인 ‘비트’, 한국 버디 영화의 효시인 ‘태양은 없다’, 지극한 순애보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웨스턴 장르를 접목한 새로운 액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북을 적이 아닌 사람으로 다가오게 만든 ‘강철비’, 변호사의 직업윤리와 사람으로서의 고뇌를 그린 ‘증인’과 애국과 신념이 공존한 ‘헌트’까지 20여 년 넘게 한국 관객에게 한 시절을 대표하는 영화들로 기억을 남긴 배우다.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정우성은 ‘보호자’ 연출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모든 작품은 때와 인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로 출연 제안을 받고, 수혁의 감정과 액션에 동의하면서 이 이야기라면 제가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 때문에 ‘보호자’의 여정이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보호자’의 이야기는 제목처럼 단순하다. 정말 지키고 싶었던 존재인 사람들과 함께, 위험했던 과거와 결별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수혁과 자신들의 잣대로 그의 결심과 생각을 판단하는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다. 엇갈리는 욕망을 가진 사람들 사이, 각자 지키고자 하는 것을 상징하는 제목에 맞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10년 만에 출소한 수혁(정우성)은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조직을 떠나 평범하게 살기로 결심한다.  수혁의 출소를 기다리던 보스 응국(박성웅)은 수혁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의 오른팔이자 조직의  2인자 성준(김준한)에게 그를 감시하라 지시한다.

수혁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 찬 성준은 일명 세탁기라 불리는 2인조 해결사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에게 수혁을 제거할 것을 의뢰하고, 자신들의 방식대로 무자비하게 타겟을 처리하는 이들은 수혁을 죽이기 위해 접근한다.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한 꿈은 가장 위험한 꿈이 되었다.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수혁 역은 정우성이 맡아 배우와 감독의 2인 역할을 해 낸다. 10년 만에 출소한 수혁은 이미 감옥에 가기 전 끝이 보이지 않는 조직 생활을 끝내기로 결심했고, 영화는 세상 밖으로 나온 그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몰랐던 딸의 존재로 인한 후회와 자책은 그가 살고 싶었던 평범한 시간에 더 큰 이유를 더한다. 정우성은 평범한 삶이 가장 위험한 꿈이 되는 역설을, 표정과 액션으로 설득한다.

긴 말을 하지 않는 수혁은 대사보다 표정, 액션이 곧 감정의 표현인 인물이다. 정우성은 ‘보호자’에서 이유가 있는 액션과 죄책감과 후회, 그럼에도 결연한 의지가 덧붙여진 표정으로 관객을 공감하게 한다.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성준의 콤플렉스와 불안이 찾아낸, 일명 세탁기라 불리는 2인조 해결사 우진은 김남길이, 진아 역은 박유나가 맡아 수혁과의 만남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를 새로운 방향으로 전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성공률 100%의 해결사, 일명 세탁기, 조직에서 직접 손을 보거나 범죄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되는 사람들을 처리하는 해결사 우진 역은 김남길이 맡아, 아이 같은 천진함과 짐승 같은 잔혹함을 동시에 가진 인물을 연기한다.

우진은 성준의 의뢰로 수혁을 제거하려다 실패하고 그의 인질이 돼서 끌려다니게 된다. 그러나 끝까지 수혁을 죽이려는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라 더 위험한 인물로, 김남길은 천진함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캐릭터 우진을 연기한다.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우진의 파트너, 사제 폭탄 전문가, 진아 역은 부모의 기대가 뒤틀린 거짓말로 연결된 캐릭터를 연기한 JTBC ‘SKY 캐슬, ‘롱디’ 등 전형을 비트는 연기로 관객과 시청자에게 기억된 박유나가 맡았다. 

진아는 나이는 우진보다 어리지만 중요한 결정을 도맡아 하는 실질적 리더로, 정통 킬러의 방식보다는 자신들만의 방식을 선호하는, 흔적 없는 깨끗한 일 처리가 특기인 사제 폭탄 전문가로, 우진을 동생처럼 챙기고 보호하는 이중적인 성격을 연기한다.

명쾌하고 단호하게, 우진을 제외한 모든 세상엔 무자비하고 쿨한 얼굴 진아는 우진이 수혁에게 잡히자, 그를 되찾고 수혁을 죽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평범한 삶을 살기 원하는 수혁을 이해하지 못하는 보스 응국 역은 박성웅이 맡았다. 응국은 수혁이 수하로 들어오기를 거부하자, 배신감을 느끼는 동시에 의심을 품고, 오른팔인 성준에게 수혁을 감시하라고 지시한다. 수혁의 앞을 막아서는 보스의 모습을 묵직한 존재감으로 연기한다.

수혁이 없던 10년 사이 조직의 2인자까지 올라 수혁을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는 성준은 ‘박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에서 같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악을 오가는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였던 김준한이 맡았다.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영화 '보호자'의 한 장면

열등감에 시달리는 조직의 2인자, 성준은 수혁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명 세탁기라 불리는 2인조 해결사 ‘우진’과 ‘진아’에게 그를 죽이라고 의뢰하는 역할을 맡아 비틀린 자격지심, 사건의 도화선이 되는 2인자의 불안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보호자’의 캐릭터들은 서로 다른 것을 지키고 싶은 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완성하는 앙상블은 각각 다른 개성만큼이나 위태롭고 예측불허다. 

8월 9일(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보호자'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 정우성 감독,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
8월 9일(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보호자'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 정우성 감독,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

8월 9일(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연출을 맡은 정우성 감독은 “이야기를 연출하는 방식에 있어서 저의 관점과 태도를 관찰하는 것이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 도전을 피하지 않고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 스스로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들이었다”며 “구해야 하는 대상을 이용하거나 나약하게만 그리지 않으려 했다. 지난 삶에 대한 후회와 딜레마를 가진 수혁이 폭력적인 상황을 맞닥뜨릴 때를 상상하며 디자인하려 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8월 9일(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보호자'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 박유나, 김준한, 김남길, 정우성 감독
8월 9일(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보호자'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 박유나, 김준한, 김남길, 정우성 감독

‘보호자’는 액션 영화지만 ‘존 윅’이나 ‘분노의 질주’같이 액션이 전부인 영화는 아니다. 캐릭터가 행동하는 이유와 내러티브를 액션으로 보여주는 영화다. 타격감과 속도감은 살아있지만, 주인공 수혁을 비롯한 모든 인물이 행동해야 할 때 움직인다.

정우성 감독은 “‘보호자’는 캐릭터 영화다. 배우들이 만들어 낸 캐릭터들의 독특한 새로움, 작품의 개성을 관객분들이 받아들여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액션은 가장 극대화된 감정의 표현이다. 저마다 다른 정서를 가진 캐릭터들이기에 캐릭터별로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들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액션 연출의 비하인드를 전했다.

영화 '보호자' 포스터
영화 '보호자' 포스터

‘보호자’에서 각자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자신을 지키고 상대를 없애려는 이들의 대결이 보여주는 액션 씬은, 액션을 위한 액션이 아닌 리얼리티와 내러티브가 함께 호흡하며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쾌감을 선사한다.

카 액션, 사제 폭탄, 네일 건 등 캐릭터와 직결된 유니크한 캐릭터 액션 영화 ‘보호자’는 8월15일(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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