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입적' 칠장사에 놀란 신도들 발길 이어져

[뉴스프리존]김 석 기자= 29일, 늦은 오후 화재 사건이 발생 하면서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앞 주차장은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69)이 입적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신도들로 줄을 이었다.

30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의 칠장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엔 자승스님의 사인이 발견됐다.

앞서 전날 오후 6시 50분께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불이 나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자승 스님의 승용차에서 노란색 메모지 2장이 공개됐는데, 칠장사의 주지스님과 경찰에게 각각 남긴 글이었다.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자승 스님의 죽음으로 불교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원인을 다각도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자승 스님은 2009년 조계종의 33대 총무원장을 지낸 뒤 2013년 연임했으며, 퇴임 이후에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의 회주 등을 지내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자승스님 입적' 칠장사 화재 현장 합동감식= 30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요사채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이 화재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공동취재]
'자승스님 입적' 칠장사 화재 현장 합동감식= 30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요사채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이 화재로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공동취재]

또한, 연합뉴스등에 따르면, 강원도 원주에서 왔다는 한 신도는 "예전에 다녔던 절에서 화재 사고가 있었고, 그 결과 큰 스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찾아왔다"며 "자승스님이 전에도 칠장사에 종종 방문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도는 "입적을 스스로 선택하신 건지 사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갑자기 떠나신 것 같다"며 "불탄 요사채도 둘러보고 싶었는데 출입이 차단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칠장사 주변은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화재 현장 합동 감식으로 인해 출입이 제한됐다.

절 입구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고, 절 주변을 감싸듯 형성된 산책로 역시 경찰이 배치돼 통행을 막았다.

이에 이른 시간부터 칠장사를 찾은 신도들은 절 입구에서만 내부를 지켜본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칠장사를 찾은 이들 중에서는 승려복 차림의 스님들도 많았다. 다만 이들은 방문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칠장사는 국보 제296호인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을 비롯해 다수의 보물을 소장하고 있지만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승 스님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로, 서울 강남구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다.

자승스님은 당시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초저녁인 오후 7시 무렵에 발생한 화재에 자승스님이 피신하지 못한 이유 등에 관해 당시 사찰 내에 있었던 주지스님 등 3명을 상대로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등 사고 가능성뿐만 아니라 자승스님이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아울러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시신을 국과수에 의뢰해 자승스님의 형제 등 유족의 DNA와 대조할 방침이다.

자승 스님은 칠장사 주지 스님을 향해선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다, 이 건물은 상자들이 복원할 거”라며 "미안하고 고맙다, 부처님 법 전하자"고 적었다.

또 경찰에게 "검시할 필요가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했을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돼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글도 남겼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