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부실(華而不實)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꽃 뿐이고 열매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겉만 화려하고 실속이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지요. 보통 사람들이 속은 채울 생각 않고 겉만 꾸미기에, 힘을 들이는 사람은 단번에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우리 속담에 보기에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띠고 있어도 시고 떫기만 한 개살구로 비유한 ‘빛 좋은 개살구’란 속담이 이 화이부실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성어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이나 양질호피(羊質虎皮)도 겉 다르고 속 다른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지요.

꽃만 있고 열매가 없다는 이 말도 그럴싸한 겉모양에도 실속이 없는 경우를 나타냅니다. 또한 말만 화려하게 앞세우고 실행이 따르지 않거나 문장의 용어는 미사여구(美辭麗句)지만 내용이 공허할 때도 이 말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이 말은 여러 곳에서 출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논어(論語)》<자한편(子罕編)>에 ‘싹이 돋고 서도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꽃을 피우고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느니라. ‘묘이불수자유의부 수이부실자유의부(苗而不秀者有矣夫 秀而不實者有矣夫). 즉 곡식 중에는 싹이 피어도 이삭이 패지 않는 것이 있고, 이삭이 패어도 알 곡이 들지 않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빼어날 秀(수)’는 이삭이 팬다는 뜻으로, 수이부실(秀而不實)이라 해도 뜻이 같은 것입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비유가 더 확실합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진(晉)나라의 대신 양처보(陽處父)가 어느 때 노(魯)나라의 한 집에서 묵게 되었습니다.

집주인 영(嬴)이란 사람이 양처보의 당당한 모습을 보고 흠모하여 따라 나섰습니다. 따르던 ‘영’이 수행하며 양처보와 온갖 얘기를 나눴는데, 한 곳에 이르러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부인에게 연유를 이렇게 말했지요.

“그 사람은 겉으로 야 그럴듯하지만, 속으로는 덕(德)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원망을 집중 시키고 있소(且華而不實 怨之所聚也)” 과연 양처보는 1년 뒤 살해 당하고 말았습니다.

또 한(漢)나라의 왕충(王充)이 지은 ‘논형(論衡)’에는 “무릇 사람은 문(文: 형식)과 질(質: 실질)로 이루어지는데, 사물은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실질적이지 못한 것이 있고, 실질적이지만 화려하지는 못한 것이 있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역시 내실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지요. 여기서 유래하여 ‘화이부실’은 화려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식물처럼 겉모습만 번지르 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돼왔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속담 가운데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럼 겉만 화려하고 실속이 없는 삶을 살지 않으려면 어찌 살아야 할까요? 겉으로만 화려하고 내적으로 실속이 없는 삶을 피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진정성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과 솔직하게 대화하고, 다른 사람들과도 솔직하게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허구가 아닌 본질적인 가치와 목표를 중시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단기적인 화려함보다는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노력합니다. 자신의 열정과 능력을 발휘하여 사회나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교육과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학습과 자기 계발은 내적인 실속을 갖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능력을 향상 하게 시키고,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면서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넷째, 소비 패턴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입니다.

물질적인 소비에 신중함을 기울여야 합니다. 단순히 화려한 외부적인 것들에만 매료되지 말고, 자신에게 정말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들에만, 투자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관계에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돈이나 외 적인 성공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족, 친구, 사랑 등, 인간관계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중시하며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여섯째, 나만의 목표와 가치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나 사회적 압력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만의 목표와 가치관을 세우고 이를 추구해야 합니다. 본인의 원칙을 중시하는 삶은, 보다 의미 있는 삶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러한 접근 방식들을 통해 겉으로만 화려한 것이 아니라, 내적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단기 4356년, 불기 2567년, 서기 2023년, 원기 108년 12월 12일

덕산 김덕권(길호) 합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