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희망 되찾으려면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결단 필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7일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해 결승 무대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클린스만호의 1960년 서울 아시안컵 우승 이후 64년 만의 정상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요르단전 종료후 아쉬워 하는 손흥민(사진=연합뉴스)
요르단전 종료후 아쉬워 하는 손흥민(사진=연합뉴스)

경기전 객관적인 평가는 선수 레벨과 팀 전력 우위로 클린스만호의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전 경기 막판까지 끌려가다 극적으로 무승부(2-2)를 기록했던 만큼 섣부른 승리 예단은 금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클린스만호가 패배를 당하게 된 원인은 바로 조별리그에서 당했던 요르단의 빠른 역습과 강한 전방 압박 축구였다. 한번 당하고도 대처하지 못한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의 무능을 패인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클린스만호는 경기 시작과 함께 요르단에 기선을 제압 당했다.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황희찬(28.울버햄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스리톱이 요르단의 잘 조직된 스리백에 의한 촘촘한 라인 간격 유지의 탄탄한 수비력으로 개인 플레이로만 일관했고, 중원은 수비력 미흡으로 요르단의 빠른 역습과 개인의 스피드를 앞세운 드리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포백 수비 또한 요르단의 강한 전방 압박에 공격 빌드업에 한계를 드러내며 패스 미스와 볼 소유 실책을 남발, 요르단 공격에 농락당했다. 클린스만호의 이런 무기력한 경기력은 요르단의 공수 핫 라인인  측면 윙어 알리 올완과 센터백 살렘 알 아잘린의 경고누적 결장으로 전력 약화가 초래된 상태였기에 더욱 도드라졌다.

물론 클린스만호 역시 수비의 핵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이를 패인으로 내세운다면 그야말로 변명과 핑계에 불과하다.

몸을 던지는 정우영(사진=연합뉴스)
몸을 던지는 정우영(사진=연합뉴스)

경기 시작과 함께 분위기와 흐름까지도 넘겨준 클린스만호에 대해 일찌감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은 떨어졌다. 골키퍼 조현우(33.울산 현대)의 신들린 선방이 한가닥 희망이었을 뿐이다.

아무리 고 레벨 선수 보유로 팀 전력이 우위에 있다해도 이 조건만으로는 궁극적인 승리를 성취하기 어려운 스포츠가 바로 축구다. 따라서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감독의 전술, 전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술과 전략 측면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내내 무서우리 만큼 냉정한 자세를 잃지 않고 '족집게' 지도력을 과시한 요르단 후세인 아모타 감독과 비교되기에 충분했다.

요르단팀에게 분명 윙어 알리 올완과 센터백 살렘 알 아잘린 결장은 포메이션 선택에 의한 전술, 전략의 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클린스만호는 이의 허점을 공략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엉뚱하게 스리톱인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고 요르단의 선 수비 후 역습 축구에 대응했다. 스리톱은 몸에 맞지 않는 옷과 다를 바 없어 공격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었다. 

경기 종료 후 설영우(사진=연합뉴스)
경기 종료 후 설영우(사진=연합뉴스)

같은 팀의 전술, 전략에 두번 당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이 감독의 지도력 부재 때문이다.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선수라면 언제든 실수를 할 수 있다.

클린스만호의 단지 수비를 위한 수비의 소극적인 전방 압박과는 다른, 요르단의 적극적인 거겐프레싱 압박으로 최전방에서 여유가 없어진 클린스만호의 포백과 중원에서의 실수는 당연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응, 대처하는 전술, 전략 축구에 손을 놓고 있었다. 이에 요르단 공격수들은 물 만난 고기 같았고 결국 후반 8분 야잔 알라이마트와 21분 무사 알타마리에게 굴욕적인 선취골과 추가골을 얻어 맞고 말았다.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을 상대로 볼 점유율이 전반 55:45, 전체 경기 67:33으로 우위를 확보했으면서도 유효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을 만큼 무기력한 축구로 일관했다. 

실로 1948년 대표팀 출범이래 대표팀이 이렇게 비참할 정도의 경기를 치른 적은 없다. 이는 전적으로 ①전술 ②전략, ③지략 실종과 더불어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 부족까지도 드러낸 클린스만 감독 영향이 크다.

요르단전 종료후 벤치에서 울고 있는 김진수를 황희찬이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요르단전 종료후 벤치에서 울고 있는 김진수를 황희찬이 위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영혼까지 불사르며 승리를 위해 '전력투구'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대참사였다.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사죄한다. 하지만 그들은 죄인이 아니다.  

"2026 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을 는지는 모르겠다" 손흥민이 던진 이 발언은 클린스만호에게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금은 누구를 탓 할때가 아닌 것 같다"라는 말도 의미심장하다. 

"대한축구협회(KFA)와 분석하겠다." 한국 축구에 상상하기 조차 싫은 치욕과 굴욕을 안긴 클린스만 감독이 최종적으로 던진 말이다. 하지만 경기 결과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이에 대한 문책성 결정을 내릴 수 있는 KFA는 '초록은 동색'이다.

실로 한국 축구와 클린스만 감독에게 실망한 국민은 백을 넘고 천을 넘고 만을 넘는다. 국민들의 분노를 KFA와 클린스만은 어떻게 분석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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