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설훈, 탈당 시사…가장 큰 뇌관은 '임종석' 공천 여부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이른바 '친명(이재명)횡재·비명횡사'라는 논란으로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심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심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론조사 업체의 불공정 의혹과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데 따른 '비명 학살' 논란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친명계 의원들은 대다수가 경선 없이 공천을 받고, 비명계 의원들은 대거 경선을 치르는 양상을 보이자 '친명 본선행, 비명 경선행'이란 불만이 당내에 팽배해 있다.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이 비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경선이 결정된 데 대해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강 의원은 김 위원장이 도당위원장직 사퇴가 처리되지 않았고 당 지도부 주의까지 받았다면 경선은 부적절하다면서 공관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직선거후보자추천 재심위원회는 25일 오후 강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은평을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반대 의견을 개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권칠승 수석대변은 이날 공지를 통해 "경선 결정에 대한 재심위의 기각 결정 건에는 최고위가 의결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논란 차단에 나섰다. 재심위가 강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한 만큼 당헌·당규상 최고위로선 되돌릴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단식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단식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 이에 앞서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 지역으로 선정돼 사실상 컷오프된 노웅래 의원(4선·마포갑)은 22일부터 국회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전략지역구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 의원은 농성 중 기자들과 만나 "명백한 공천 농단, 당권 농단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당헌 당규에도 없는 방식으로 나를 컷오프시켰다"며 "본인이 판사인가"라며 비난했다.

비명계 중진이자 '하위 10%' 통보를 받은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을) 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경선을 치러 본선에 나가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경선이 아닌 방식으로) 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단수 공천을 받는 사람이 50명 정도 되는데 부산과 경남을 빼고 단수 공천의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윤건영 의원 한 명뿐"이라며 "비명 의원들은 다 경선하게 됐는데 말이 경선이지 소위 자객공천을 당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비명계 송갑석 의원(재선·광주 서갑)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아예 뒤집힌 운동장 같은 느낌이라며 "단수공천된 현역 51명 가운데 지도부나 당직자가 아닌 사람은 6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새마을회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열린 새마을회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 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뇌관은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의 중·성동갑 공천 여부다.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최근 임 전 실장에게 서울 송파갑 출마를 타진했으나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 출마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비명계는 임 전 실장을 중·성동갑에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친명계에서는 공천 불가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명계에선 임 전 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면 '친문 학살'로 보고 이른바 '명문 전쟁'(친명·친문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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