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의원 경력 발판 삼아 총선 출마 저울질하다 불출마로 가닥
출판기념회에서는 돈 봉투받았다가 돌려주는 해프닝까지

[ 서울 =뉴스프리존]한 민 기자= '박수 칠 때 떠나라',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는 말도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러기에 역설적으로 이런 경구(警句)가 나오지 않았을까.  욕심을 버리면 되는데 막상 떠나려는 찰라가 되면,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때론 그게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김춘진 aT 사장
김춘진 aT 사장

내달 중순 임기가 끝나는 김춘진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 얘기다.    

김춘진 사장은 3선 의원을 지냈다. 민주당 계열 간판으로 전북 고창·부안에서 제17~19대 의원으로 연거푸 당선했다.  선거구가 개편돼 김제·부안에서  출마한 20대총선에선 국민의당 돌풍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어 2020년 21대에서는 공천장을 손에 쥐지도 못했다.

 이어 올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전북에서 정동영, 유성엽, 이강래, 이춘석 전 의원 등 3선 이상 지낸 중진급 정치인들이 이번 총선에 줄줄이 출사표를 내밀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사장도 출마하는 것 아니냐며 술렁였다. 실제로 김 사장은 지역구에서 출마를 권유받고 출마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가 지난달 10일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김 사장은 갑자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aT 안팎에선 출판 기념회가 출마를 알리는 장이 될 것이라는 예견이 나왔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무원, 공기업 임원 등이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 90일 전에는 해당 직을 그만둬야 한다. 이번 4·10 총선에 나가려면 1월 11일 전까지는 사직해야 하는 것이다. 퇴직 마감 시한 하루를 앞두고 열린 김 사장의 출판기념회가 주목받은 이유다.

그럼 왜 김 사장이 출마를 포기하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야권 사정에 밝은 여의도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친명’ 정당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뚜렷한 자기 색깔이 드러내지 않은 김 사장이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이를 감지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김 사장이 일치감치 욕심을 내려 놓고 at 사장으로서의 임기를 마칠 마음을 가졌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출판기념회도  도마위에 올랐다.  

김 사장은 출판기념회에서 ‘K푸드 세계인의 맛’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책은 김 사장이 지난 3년 동안 재임하면서 헤럴드경제 등에 기고한 내용을 보완해 엮었다.

 사실 출판기념회는 총선 출마를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상식적으로 출마를 포기했으면 출판기념회도 없었던 일로 해야될 터인데, 김 사장은 출판기념회 행사는 그대로 밀고 나갔다.

 더 큰 문제는 책값 명목으로 김 사장측이 돈을 챙긴 것이었다. 수십만원이 담긴 봉투를 내민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뒤늦게 이게 시비거리가 되자 김 사장측은  책값을 되돌려 주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aT 관계자는 27일 “출판기념회는 엄연한 개인 행사지만 직원들은 행사요원으로 차출하기 했다. 출판기념회가  논란이 되자 김 사장은 아래 직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니 내 잘못이 아니라는 변명을 늘어 놓었다”며 “aT 수장을 맡아 3년간 끌어오다가 떠나는 사람의 떠나는 태도는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키워드
#김춘진 #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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