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이슈에 묻히는 '정책대결'...유권자를 뭘로보나

[ 지역정가이슈=뉴스프리존]박종철 기획취재본부장=4.10 총선일이 불과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제천.단양 총선 주자들은 지역 현안 해결 등을 위한 정책대결은 안중에도 없고 상호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이다.

제천.단양 양당 총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유포 고발 맛불 사태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 후진적 선거풍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끄러운 단면이다. 

국힘 엄태영 후보의 지난 4년간 의원성과지표에 대한 '통계수치'를 놓고 고발과 고발로 맛불 전략을 펴는 사이 두 후보가 내놓는 지역현안문제 해결이나 지역발전 비전 등의 공약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금까지 두 후보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대부분 상호 고발 내용 일색이다.  

두 후보의 물고 뜯는 싸움은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정책대결 보단 고발 진위에 대한 찬반으로 옮겨지며 본질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선거의 최대 폐해인 지역민심의 분열을 초래하는 기폭제가 될 소지가 있다.

먼저 이 후보가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 질의 회신한 내용을 근거로 "모 언론이 엄 의원의 공약 이행률이 16.07%에 그쳤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엄 의원측이 실제 공약 이행률은 55.4%로,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수치를 정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관위에 고발하면서 발단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경용 후보는 13일 제천선거관리위원회에 국민의 힘 엄태영 후보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사진=이경용 후보측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경용 후보는 13일 제천선거관리위원회에 국민의 힘 엄태영 후보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사진=이경용 후보측 제공)

이 사안은 앞서 국힘 제천.단양 경선에서 엄 후보에게 패배한 최지우 예비후보가 문제를 제기하며 경찰에 고발한 것과 동일한 내용이다. 하지만 최 예비후보는 이후 엄 후보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  

최 예비후보가 고발을 취하했더라도 경찰은 선거법 고발 사건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수사를 계속 진행해야 하는 점에 비춰볼 때 이경용 후보가 선관위에 같은 사안을 고발한 것은 경찰의 수사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거나 아니면 이 사안을 선거기간 내내 끌고 가 최대한 엄 후보의 의정성과를 흠집내려는 의도된 선거전략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 후보는 선관위에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예비후보의 취하에 유감을 표하며 경찰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엄 후보는 이 번 선거기간 동안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는 선거전략을 수정해 그 동안 묻어 뒀던 이 후보의 허위사실유포 사안을 꺼내 고발하는 맛불전략으로 전략을 바꾼 듯 보인다.

엄 후보는 는 14일 "이 후보가 공약 제시 과정에서 한강수계관리기금과 관련해 공표한 내용은 정확한 검증을 하지 않은 허위 사실이다"며 이 후보를 허위사실유포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14일 국민의 힘 제천.단양 엄태영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엄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경용 후보를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국민의 힘 제천.단양 엄태영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엄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경용 후보를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예비후보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엄 후보가 2천730억원의 자주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지만 2021년까지 조성된 한강수계관리기금 8조6천234억원 중 제천·단양이 받은 금액은 0.4%인 309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허위사실이라는 것이다.

엄 후보 주장에 따르면 실제 제천·단양에 지급된 기금은 2천502억원(제천 1천745억원, 단양 757억원)이고, 이는 충북도내에서 충주 다음으로 많은 지원금이라는 것.

엄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경용 후보가 환경 통계수치를 직접 왜곡해 제천시민과 단양군민을 기만했다"며 "이 예비후보가 기초적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았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라면 후진적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예비후보 측은 관계기관에 진위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한강수계관리위원회 통계집에는 두 예비후보가 제시한 수치가 병기돼 있어 허위사실 여부 논란이 예상된다.

두 사안의 공통점은 양측에서 주장하는 통계수치의 해석이 각각 다르다는 것으로 허위사실의 실체적 진실이 호도될 경우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도 있다.

따라서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을 흠집내기 위한 고소.고발보단 후보자토론회 등의 공론화 장을 통해 묻고 답하는 선진적인 선거전이 되지 못하는 후진적 선거 양상이 안타깝게 비춰질 듯 하다.

이제라도 각 고발을 취하하고 제천.단양의 현안문제해결, 지역발전비전 등의 정책대결을 벌이는 선진적 선거풍토로 선회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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