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점점 커진 유튜브 시장, 개인이 편집해서 올린 영상뿐만 아니라 실시간 방송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들의 실시간 방송 주제도 수다, 게임, 시사평론, 다양한 취미 소개, 먹방 등 다양하다.
수십만의 구독자를 확보한 인기 유튜버들은 광고료만으로도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억대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들도 종종 생겨난다. 그러면서 인기 유튜버가 되는 게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유튜브가 대세라는 말은 당분간 지속될 걸로 보인다. 사회 모든 영역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커다란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유튜브가 가짜뉴스의 온상지처럼 변해 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 무분별한 가짜뉴스들이 퍼지기 시작해 사회적 암세포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TV조선-채널A 등의 ‘단독’ ‘특보’ 막장중계를 떠올리다
가짜뉴스, 물타기 뉴스 ‘미친 듯이’ 쏟아낸 종편들
당시 ‘막장’ 발언 쏟아내던 패널들, 대거 친박 유튜브 방송으로
최대 구독자 확보한 신의 한 수, 매일 쏟아내는 ‘막장’ 제목들
박근혜 정권 당시 TV조선, 채널A같은 종편들은 별 일도 아닌 내용을 가지고, 아니면 소위 뇌내망상 수준의 내용을 가지고 [단독] [특보] 라고 기사제목에 붙이며 온갖 자극적인 막장내용을 쏟아내며 노년층 시청자들을 불러 모았다. 또 진행자는 마치 권투중계라도 하듯, 뉴스를 공격적으로 읽어 내렸다.
특히 세월호 사건 초기 ‘유대균’ ‘구원파’로 황당한 소설을 써가며 물타기를 시도하던 것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또 (지만원 등이 줄곧 우기고 있는) ‘5.18 북한 개입설’ 왜곡보도(가짜뉴스)도 서슴없이 퍼뜨리는 데 앞장섰다. 평화롭게 진행된 세월호 집회를 ‘폭력적’으로 매도하기 위해 사진조작까지 하다 걸리기도 했다.
그런 종편들은 박근혜 정권이 온갖 국정농단을 휘두를 수 있도록 도와줬다. 물론 나중엔 틀어졌고, 국정농단 정국 때는 앞장서서 박근혜를 저격했지만.
최근의 친박 유튜버들도 과거 종편방송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셈이다. 당시 출연한 패널들도 참 황당한 발언들을 참 많이도 쏟아냈다. 그럼에도 이를 심의하고 제재해야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거의 내버려두다시피 방치했으니, 그럴 수 있던 것이다.
박근혜가 파면된 후, 소위 친박세력들은 유튜브 시장으로 진출했다. 그러면서 과거 종편 시청자들을 많이들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 신의 한수 > < 정규재TV > <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 등이 그런 방송에 속한다. 이들은 실제로 영상을 보면 별다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음에도, 마치 대단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자극적인 제목을 단 썸네일을 쓰며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동안 온라인에서 등장했던 ‘문재인 치매설’도 이런 친박 유튜버들이 퍼뜨린 것이다.
특히 가장 많은 구독자(약 42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 신의 한수 > 가 가장 가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방송 제목 중 몇 개만 꼽아봤다. 온갖 괴상한 제목들로 도배돼 있다.
< 청와대 전직 총리 사찰! 문재인 깜빵 간다? < 임종석 조국 구속되나? ‘우윤근 폭탄’에 벌벌 > < 이재용 압수수색, 분노한 이재용 자택 부쉈다! > < 청와대 민간인 사찰 확인! 문재인 깜빵 예약? > < 문재인 옷벗고, 김정은 총차고! > < 문재인, 조국 때문에 무너진다! >
과거 TV조선과 채널A가 했던 패턴과 거의 똑같다. 그런 방송에 출연하던 패널들은 과거 종편방송에서 친 자한당 성향, 친박 발언을 쏟아내던 패널들과 상당수 일치한다. 가짜 그림이나 말로써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동시에 수익도 엄청나게 쓸어가는 셈이다.
신혜식 고발장 들어보이며 “처방전 들고 왔다. 강력한 구속수사 촉구한다”
“신의 한 수는 뉴스가 아니다. 혼수상태에서 하는 방송이다”
온몸에 암세포처럼 퍼지는 ‘가짜뉴스’가 표현의 자유라니?
이명박근혜 ‘표현의 자유’ 추락에 협력하던 사람들, 지금은 ‘민주투사’ 행세
이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오천도 < 애국국민운동대연합 > 대표는 19일 오후 < 신의 한수 >를 진행하는 신혜식, 그리고 ‘백범 김구는 테러리스트’ 망발을 한 지만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혐의는 허위사실유포, 정보통신법 위반,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등이다.
오 대표는 구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혜식을 고발한 이유에 대해 “(신의 한 수) 동영상을 보니까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다느니, 무슨 예언자 행세를 하면서 대통령을 욕보이는 그런 사람에겐 이런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고발장을 들어 보이며 “처방전 들고 왔다. 일단 법적으로 해결될 문제인 것 같으니, 처방전을 들고 강력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는 신혜식이 ‘선동질’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꾸짖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나름 생각하고 있어요. 남북이 분단된 것도 일본놈들 때문인데, 민족통일을 위해 열심히 뛰는 분에게 무슨 탄핵입니까? 앞으로는 그런 말, 그런 어투의 영상이 날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선동질이지, 뭡니까?”
오 대표는 구로경찰서 정문 밖, 그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같이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그는 고발장을 접수하러 가면서 신혜식·지만원을 향해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자들이다. 정의로운 소각장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꾸짖었다.
“대한민국 경찰은 가짜뉴스 헛뻥 날리는 신혜식과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 칭한 지만원이를 강력 수사 촉구한다! 촉구한다! 촉구한다! 촉구한다!”
“가짜뉴스 방출하는 신혜식과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 말한 지만원을 즉각 구속수사하라”
이날 백은종 < 서울의소리 > 대표는 “내가 먼저 고발하려 했는데, 내 일을 덜어줘서 고맙다”며 “진짜 보수라는 분이 수꼴(수구꼴통)을 고발했다”고 오 대표를 극찬했다.
백 대표는 “신혜식은 현재 대한민국이 망하도록 고사를 지내며 엉터리 뉴스를 하고 있다”며 “십 수년 전에도 이 짓을 해서 나라를 한 번 망쳤는데, 또 망치려고 하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나오는 돈벌이에 연연해서 (방송)하는 거지, 나라와 민족 후세를 위해 하는 게 아니라는 게 보인다. 지금 보면 문재인 구속, 문재인 붕괴, 문재인 간첩 등등 이런 제목을 걸어놓고 내용은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그런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꾸짖었다.
백 대표는 이어 이같이 신혜식을 꾸짖었다.
“이건 뉴스가 아니고, 혼수상태에서 하는 방송 같아요. ‘문재인 구속’ 이라는 제목을 달려면 문 대통령이 지금 검찰의 수사나 소환을 받는다던지 어떤 확연한 죄가 드러났을 때나 해야 하는 건데, 또 현직 대통령이라 재직 중엔 형사소추를 받지도 않는데(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 마치 당장이라도 구속될 것처럼 써놓고 ‘나중에 구속될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해요. 이게 가짜뉴스가 아니고 뭡니까? 돈 벌이에 연연하는 것인지 (그렇게 제목을 붙여서) 가짜뉴스를 많이 보게 하려고 해요. 그렇게 국민을 기만하고 호도하고, 또 사람들 따라하고 박수치게 해서 우리나라 망하게 하려는 거 아닙니까?”
오천도 대표도 “(신혜식이나 지만원 같은 자는) 보수가 아니다. 보수의 가치는 국가의 안전과 우리 국민 삶의 향상, (외국이 빼앗아간) 우리 문화재 되찾기, (과거사 관련해 망언하는)일본 규탄하기 아니겠나. 그런 거 한 번도 안하지 않나”라고 꾸짖었다.
사회적으로 이렇게 친박 유튜버들 중심으로 퍼지는 가짜뉴스는 심각한 문제로 퍼지고 있다. 수법도 점점 정교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 제대로 팩트체크 안하면 속기 십상이다. 특히 가짜뉴스는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을 담고 있어 전파력도 훨씬 빠르다. 그러나 이를 감시해야 할 방심위는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최근 경찰은 ‘문재인 대통령은 치매에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이다’ ‘박근혜 탄핵은 공작이다’ ‘정부가 난민에 과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유류저장소 사고가 북에 보낸 정유를 은폐하기 위해 저지른 자작극이다’ 등의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나 인터넷 게시글을 허위정보로 규정하고 방심위에 삭제를 요청했으나, 방심위는 이를 ‘문제없다’고 했다.
이런 가짜뉴스를 꾸짖는 여론에 대해, 자유한국당이나 < 조선일보 > 등에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발끈하고 있다. 허위나 왜곡, 과장정보가 가득 담긴 가짜뉴스에 왜 ‘표현의 자유’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바닥으로 추락시킨 이명박근혜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억압하고, 관련자를 탄압한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렸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나, '방송장악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 등은 대표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사례들이다. 박근혜 정권 당시 '정권 비판 전단'을 뿌렸다고, 또 정권을 풍자하는 그림을 그렸다고 그 당사자들을 수사하고 구속까지 한 사건은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표현의 자유를 신나게 억압하는데 한 몫 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에 협력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군부독재에라도 항거하는 양 ‘표현의 자유’를 외치고 있는 모습, 군사독재 정권의 뿌리인 정당이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만큼이나 어이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