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 앞은 빗발이 뿌리는 차가운 겨울 날씨에 조국 전 장관의 구속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하나둘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은 새벽부터 모여 정치 검찰을 규탄하며 법원의 영장기각을 염원했다.

평일이라 오전에는 시민들이 많지 않았지만 퇴근 시간인 6시경부터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조국 전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알려진 새벽 1시까지 강추위 속에서도 하얗게 밤을 지새웠다. 오전에 온 시민들은 10시간 이상을 법원 앞을 떠나지 않는 강행군을 하기도 했다.

평일 출근 시간이라 오전에 수십 명에 불과하던 시민들이 오후 들면서 급격히 늘어났다. 해가 지면서 일을 마친 주변 직장인들이 대거 몰려와 촛불을 들고 구속 영장을 기각하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시민들은 영장 기각 소식을 듣고 환호하면서 2시가 넘도록 자리를 뜨지 않고 조 전 장관의 모습을 보려고 끝까지 기다렸다.

조 전 장관은 동부지법 구치소 앞을 나오면서 제일 먼저 안내를 도운 법원 경비원에게 깍듯한 인사로 답례를 하고 시민들을 향해 멀리 인사를 올리면서 기다리고 있던 승용차에 올랐다. 시민들이나 조 전 장관이나 길고도 긴 하루였다.

지방에서 당일치기로 바쁘게 올라온 한 주부는 배우자와 아이들로부터 원성을 받고 있다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가정파탄범'이라며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동부지법 앞 정문에서 제법 떨어진 공원 일대까지 촛불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저녁 6시를 넘어서는 일을 마치고 퇴근한 시민들까지 합류하면서 촛불의 물결은 더욱 거세졌다. 이들은 '영장 기각'과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이 적힌 팻말을 들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을 성토했다.

추운 날씨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수많은 시민들은 조 전 장관의 부당한 수사 탄압을 두고 무소불위 검찰 권력이 정치적으로 변질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검찰 개혁이 가장 시급한 거로 봤다.

또 검찰이 흘려주는 내용을 아무런 비판없이 보도하고 심지어 왜곡까지 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겨울 새벽 한파와 싸우며 밤을 꼬박 세운 시민들의 뜨거운 발언들

이날 집회는 응징언론을 모토로 하는 '서울의 소리'와 '21세기 조선의열단'이 이끌었다. 김태현 단장이 사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민중가수 송희태 씨가 조 전 장관의 기각을 바라는 뜨거운 마음을 노래로 열창했다.

이날 집회에서 사회를 본 '21세기 조선의열단' 김태현 단장
이날 집회에서 사회를 본 '21세기 조선의열단' 김태현 단장

또 구속영장 청구에 분노한 시민들은 겨울 강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자유발언대에 올라 검찰을 향해 열화같은 비판을 토해냈다.

'파란장미시민운동' 최인호 씨는 "바깥에 나서기 싫어하고 소극적으로 방안에서 독서만 좋아하는 제가 도저히 참지 못해 여기 나왔다"라며 "여러분도 같은 심정일 거라 생각된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나? 우리가 지금 구치소에서 영장 실질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형과 우리의 동생이, 우리의 아저씨가, 우리의 가족이, 전 법무부 장관 조국이, 우리 시민의 인권이 구치소 본관에 갇혀서 영장실질심사를 결과를 기다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가족이 구치소에 갇혀 있을 때 가족이 방 안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 나왔다"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은 아무런 죄가 없는 조국 장관의 가정을 깨고 찢어발기면서 정치검찰의 정치적 야욕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8월 27일 60군데가 가까운 압수수색이 시작되었을 때 국민 모두는 얼떨떨해했을 뿐 명확히 이런 야수의 정치적 음모를 선명하게 깨닫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러나 120일이 넘는 야만적인 수사는 그들 스스로 야수라는 걸 국민 전체에게 확실히 알려주기 위해서 노력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라며 "그래서 이제 우리는 모두가 안다. 그들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뒤흔들고 찢어발기는 야수인 거다. 이 멧돼지, 이 야수를 때려잡아야 대한민국 헌정질서가 보호되고 인권이 보호되고 나라가 유지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우리가 조국이기 때문에 우리는 방안에서 기각되겠지, 기각될 거야. 또 한편으로는 틀림없이 발부될 거야, 사법부를 믿을 수 없어. 그러면서 방안에서 사무실에서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나왔다. 우리가 조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히 법무부 산하 외청에 불과한 검찰이 대한민국 헌정질서 최상위 헌법기관의 하나인 정부의 재량적 통치행위를 마치 헌법 위의 초헌법적 옥황상제처럼 자신들의 도장을 받고 재가를 받으라는 거냐"라며 따져 물었다.

더불어 "그러므로 우리는 조국을 지키기 위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나왔고 또 이 나라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종원 '개국본' 총수가 연단에 올라 오늘 촛불집회는 서울의 소리 백은종 선생과 이날 사회를 보고 있는 의열단 김태현 단장이 앞장섰다며 치사를 했다.

26일  정치검찰 규탄촛불집회에서 발언하는 개국본 이종원  대표
26일 정치검찰 규탄촛불집회에서 발언하는 개국본 이종원 대표

그는 "우리가 이 자리에서 영장기각을 외치는 것도 참 슬프다"라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우리가 이렇게 법원 앞에서 영장기각을 외쳐본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오히려 저 적폐들이 개혁에 저항하기 위해서 죄 없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인사를 그렇게.."라며 "검찰과 사법부가 어떻게 보면 둘 다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짜 누가 더 나쁜지 오늘 봐야겠다. 조국 사태가 아니고 검찰 사태다. 문재인 정부가 어떤 정부인가?"라고 묻고는 "사람이 먼저인 정부다. 그런데 대한민국 검찰은 검찰이 먼저인 정부다. 저들은 더이상 국민들에게 월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라고 쏘아붙였다. 

"왜? 주권자인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수사를 하고 왜?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저런 영장청구를 해야만 하나?"라며 따져 묻고는 "저게 대한민국의 검사인가? 조직 깡패다. 조직 깡패도 저렇게 잔인하지 않다"라고 질책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한 가족을 무참히 저렇게 짓밟는 인간 이하의 조직은 없다. 반드시 여러분들 오늘을 기억하자"라며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가장 잔인하고 인간 이하"라며 "사람을 이토록 갈기갈기 찢어놓을 수 있나"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 "우리는 하나의 조국이 아니라 천만의 조국이 됐다. 여러분이 조국"이라며 '조국 장관은 혼자가 아니다. 조국이 구속된다면 천만의 국민을 구속시키는 거다. 어디서 감히 검찰이 천만의 국민을 구속시킬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조국 가족이 희생되는 것은 더이상 볼 수 없다.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의 책임이 된다"라고 경고했다.

대구서 올라온 주부가 발언대에 올라 "지난 9월부터 조국 전 장관님을 지키기 위해 대구서 버스를 12대를 대절해 대거 상경했다"라며 "남편도 같이 왔는데 오늘은 혼자 올라왔다. 당연히 조 전 장관님의 영장이 기각되는 모습을 보고 가야 된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정경심 교수님과 조국 전 장관님을 동시에 구속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에 정말 막가파식의 그런 수사를 두 눈 뜨고 볼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하고 있는 검찰 수사들은 정말 예전에 친일파가 독립군에게 했던 그런 수사기법과 정말 동일하다고 한다. 5.18 등 우리 열사들을 잡아가서 감옥에 보내려 했던 수사기법과 너무나도 동일하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 현시대에 그게 어울리냐?"라고 묻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사기법으로 우리국민을 겁에 떨게 하고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조국 전 장관님의 집을 다 들쑤시고 있으니 가만둬서는 안 되겠다"라며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덧붙여 "영장기각이 되도록 나오실 때까지 기다릴 건데 더 나쁜 소식을 전하게 된다면 다시 쳐들어 가야되겠다. 다시 올라오겠다"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는 연단에 올라 '어쩌면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날인지 모른다. 조국 전 민정수석이 당연히 민정수석으로 할 수 있는 사정 업무를 윤석열 검찰이 트집을 잡아서 정말 얼토당토않은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며 검찰을 향한 울분을 쏟아냈다. 
 
이어 "우리가 오늘 외치는 조국은 대한민국 조국과 인간 조국을 함께 수호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대한민국의 권력을 좌지우지 하고 싶어 하는 윤석열 정치검찰이 드디어 마각을 드러냈다. 이들을 이길 수 있는 길은 여러분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모여서 행동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민발언에 나선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
시민발언에 나선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

그러면서 "현재 동부구치소에서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조국 전 장관의 심정은 어떻겠는가?"라고 묻고는 "민정수석은 대한민국 공직자 사회를 사정해서 잘못된 거는 바로잡고 징계도 하고 정말 잘못한 거는 고발하는 자리"라고 규정했다.

또 "그 당시의 비리를 그 자리서 한(정무적 판단으로 한) 사정 행위를 가지고 윤석열 검찰이 자기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했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트집을 잡아서 정말 갑작스럽게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거"라며 "그러므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나. 정말 기가 막히고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라며 괘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백 대표는 "윤석열 검찰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여러 통로를 통해서 들어본 바 이 정치검찰이 총선에 개입해서 자기들 입맛에 맞는 당을 선택하려 한다"라며 "다음에는 대선까지 가서 자기들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적폐 기득권을 위한 정권을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그런 소리가 들리고 있다"라며 검찰의 여러 행보에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 "여러분과 함께 촛불혁명 정부로 정권을 창출한 문재인 정부가 정말 일을 계속하려면 총선도 승리해야 되고 대선에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라며 "만약 다음 총선에 패하고 대선에 진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상상을 해보면 정말 암담할 것이다. 오늘 이 자리서 함께 다짐해야 한다"라며 "여러분들과 함께 우리는 힘을 모아서 끝까지 우리 민주 정부를 지켜내고 어린아이들이 좀 더 나은 세상, 평화로운 세상, 평등한 세상에 살 수 있도록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늘은 잠시 끝나는 집회가 아니고 새벽 2시 조국 장관이 동부구치소 저 문 앞에 걸어 나올 때까지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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