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대표적 악습 '계파 나눠먹기' '밀실 공천' 차단 및 신선한 인재 등용

[ 고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간 당대당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민주당 당원들은 통합 조건으로 각종 개혁과제 신속처리를 비롯해 '열린 공천'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열린 공천'은 지난 총선 열린민주당이 시행한 비례대표 공천 방식이다. 당원들로부터 자유롭게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받는 방식의 '열린캐스팅'으로 후보들을 선출한 뒤,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선거인단' 투표와 당원투표를 반반씩 합산한 결과로 비례대표 후보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시민 누구나 비례대표 후보 순위 투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시민과 정당 간 소통할 수 있는 '열린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는 취지다. 이렇게 할 경우 시민의 뜻에 따라 제대로 일할 수 있고, 밥값을 할 수 있는 개혁적 정치인들이 원내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열린 공천'은 지난 총선 열린민주당이 시행한 비례대표 공천 방식이다. 당원들로부터 자유롭게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받는 방식의 '열린캐스팅'으로 후보들을 선출한 뒤,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선거인단' 투표와 당원투표를 반반씩 합산한 결과로 비례대표 후보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 사진=연합뉴스
'열린 공천'은 지난 총선 열린민주당이 시행한 비례대표 공천 방식이다. 당원들로부터 자유롭게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받는 방식의 '열린캐스팅'으로 후보들을 선출한 뒤,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선거인단' 투표와 당원투표를 반반씩 합산한 결과로 비례대표 후보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는 다른 정당에서 찾아볼 수 없던 '신선한' 방식인데다, 후보들도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이 대거 추천되면서 초기 "비례대표는 열린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여론도 10%를 훌쩍 넘길 정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총선 후반부 '(더불어시민당, 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몰빵론' 확산으로 인해 초기 여론조사 전망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한 손혜원 전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TV'에서 양당 합당의 유일한 조건으로 '열린 공천'을 언급했다. 이어 김진애 전 의원도 24일 페이스북에서 열린 공천에 대해 언급하며 장단점을 짚었다. 그는 "열린공천에 대한 애착이 있다. 창당 시에 채택한 제도에 박수를 쳤었다"라고 회고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열린공천에 대한 장점에 대해 △기대되는 참신한 인사 발굴 △지도부 또는 계파의 입김 배제 △의원직 수행에도 독립적 자율성 확보를 꼽았다. 반면 단점으로는 △셀럽 위주의 추천과 순위 결정 △전문성 보강 취약 가능성 △정무적 배려 불가 (단점이자 장점)를 꼽았다. 

김진애 전 의원은 열린공천에 대해 "지역구나 대선후보는 경선이 있으니 비례대표만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적 단점에 대해 "시간도 불필요하게 걸린다. 약 한 달 이상 걸린다"라며 "급박한 선거에서 한 달을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추천도 안됐는데 출마선언을 할 수도 없고, 눈치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당원 숫자가 많을 때 열린공천제가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며 다른 장점도 짚었다. 그는 "열린민주당이 다음 총선 비례대표에 참여한다면, 국민선거인단 개념으로 넓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집단이 클수록 공정에 가까워진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열린민주당은 '매운맛 민주당'이라 불릴 정도로, 의원들이나 당원들도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보다 강한 '개혁' 성향을 보인다. 즉 검찰·언론·사법·교육·재정개혁 등 사회 개혁과제들에 적극적인 태도다. 사진=연합뉴스
열린민주당은 '매운맛 민주당'이라 불릴 정도로, 의원들이나 당원들도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보다 강한 '개혁' 성향을 보인다. 즉 검찰·언론·사법·교육·재정개혁 등 사회 개혁과제들에 적극적인 태도다. 사진=연합뉴스

비례대표(과거엔 전국구) 후보 공천의 경우 시민·당원의 뜻이 아닌 정당 실세의 뜻에 따라 후보가 인위적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국회의원직을 수행할 자격·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당선권에 추천되는 이들이 적잖았다. 

즉 정치권의 대표적 악습으로 꼽히는 '계파 나눠먹기, 줄 세우기'식 밀실 공천이 비례대표제 하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에는 공천 헌금을 얼마나 당에 바치느냐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 순위가 결정된다는 설까지도 적잖았다. 

이것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2008년 18대 국회 당시 양정례 친박연대 의원이다. 그는 당시 사실상 아무런 사회 경력이 없었음에도 비례대표 1번에 공천돼 모두를 의아하게 했는데, 결국 그의 모친이 당에 17억원의 공천헌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나며 이듬해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이같은 악습들을 사전차단해 더 많은 시민들의 뜻이 민주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열린민주당에서 '열린공천'이라는 제도를 시행했던 셈이다. 열린민주당의 대표적 정당·정치개혁 사안인 '열린공천'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받아들일지가 양당 합당 여부에 있어, 중심사항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대표단이 합의한다고 해서 양당이 합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종 결정권은 양당 모두 '전당원 투표'에 의해 달려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간 당대당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양측 대표단이 합의한다고 해서 양당이 합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종 결정권은 양당 모두 '전당원 투표'에 의해 달려있다. 더불어민주당 협상단에는 우상호·송갑석 의원, 열린민주당에선 정봉주 전 의원과 김의겸 의원 등이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간 당대당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양측 대표단이 합의한다고 해서 양당이 합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종 결정권은 양당 모두 '전당원 투표'에 의해 달려있다. 더불어민주당 협상단에는 우상호·송갑석 의원, 열린민주당에선 정봉주 전 의원과 김의겸 의원 등이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협상단에 참여 중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24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가급적 빨리 해서 연내에는 최종 투표를 할 생각이다. 최종안은 다음달 초중반까지는 나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당 여부는 연내에 마무리짓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열린민주당은 '매운맛 민주당'이라 불릴 정도로, 의원들이나 당원들도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보다 강한 '개혁' 성향을 보인다. 즉 검찰·언론·사법·교육·재정개혁 등 사회 개혁과제들에 적극적인 태도다. 

양당 간 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을 대개혁시키고 사회개혁의 원동력까지 될 수 있다면 의미가 있지만, 대선을 위한 '기계적 합당'이거나 민주당 내 '반개혁' 정치인들에 흡수되는 것이라면 열린민주당 당원들이 강력 반대할 것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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