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진보당보다 한참 못한 성적표, 개혁에는 수시로 딴죽 걸고 '젠더'에만 집착한 결과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이번 지방선거에선 '180석 민주당'의 3연패 몰락과 함께, 원내 제3당이라는 정의당의 몰락도 두드러졌다. 이는 정의당이 '젠더'라는 정체성 정치에 매달리며 급속한 몰락을 자초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이정미 전 대표가 인천시장, 여영국 대표가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이들의 득표는 각각 3.17%, 4.01%에 그치며 선거비용 보존은 어림도 없었다. 권수정 서울시장 후보의 득표율도 1.21%에 그치며 역시 존재감이 없었다.

기초단체장(시장·구청장·군수) 후보로 9명이 출마했지만 모두 5%에 못 미치는 미미한 득표율에 그쳤다. 정의당의 광역·기초의원 당선자는 9명에 그치며 37명이 당선됐던 4년 전에 비해 4분의 1조차 되지 못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원내 제3당이라는 정의당의 몰락도 두드러졌다. 이는 정의당이 '젠더'라는 정체성 정치에 매달리며 급속한 몰락을 자초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고 노회찬 의원과는 반대로 행동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지방선거에선 원내 제3당이라는 정의당의 몰락도 두드러졌다. 이는 정의당이 '젠더'라는 정체성 정치에 매달리며 급속한 몰락을 자초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고 노회찬 의원과는 반대로 행동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옛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주축이 된 진보당이 정의당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진보당에선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김종훈 전 의원이 당선됐고, 광역·기초의회 선거에서도 20명이 당선됐다. 원외정당이 6석의 원내정당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정의당의 몰락은 최근 수년간의 행보를 볼 때 당연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의당은 지난 수년 간 기존의 '노동'이 아닌 '젠더'라는 의제에 집착해 '여성 우대'로 기울었으며, 더불어민주당과는 철저히 각을 세우고 개혁에도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등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국민의힘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과거 민주당 지지층에선 지역구 선거는 민주당 후보를 찍어도, 비례대표는 정의당에 주자는 의견이 많았다. 이같은 흐름에는 정의당의 대표 스타였던 故 노회찬 의원의 역할이 적잖았는데, 그는 민주당 지지시민들과 '연대'하는 행보를 보이며 개혁과제에도 적극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정의당의 지지율이 두 자리수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회찬 의원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후 정의당은 민주당 지지시민들과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언론이 '민주당 2중대'라고 공격하자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과 각을 세웠다. 검찰·언론개혁 과제에 수시로 딴죽을 걸었고, 장혜영 의원처럼 '단어' 하나(외눈)에 시비를 걸며 본질을 물타기하는 일도 적잖았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에선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당원투표를 하고도 정작 20위권에 있었던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비례대표 1·2번으로 올리며 구설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들은 특히 정의당의 '래디컬 페미니즘' 흐름에 앞장서며 언론의 주목은 받았지만, 반면 정의당의 비호감도 급증에 큰 역할을 했다.

정의당의 몰락은 최근 수년간의 행보를 볼 때 당연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의당은 지난 수년 간 기존의 '노동'이 아닌 '젠더'라는 의제에 집착해 '여성 우대'로 기울었으며, 더불어민주당과는 철저히 각을 세우고 개혁에도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등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국민의힘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사진=정의당 유튜브
정의당의 몰락은 최근 수년간의 행보를 볼 때 당연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의당은 지난 수년 간 기존의 '노동'이 아닌 '젠더'라는 의제에 집착해 '여성 우대'로 기울었으며, 더불어민주당과는 철저히 각을 세우고 개혁에도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등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국민의힘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사진=정의당 유튜브

대선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전무한 심상정 전 대표가 출마하며 2%대 득표율을 기록해, 결국 윤석열 정부 출범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비난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쏟아지며 이제 완전히 강을 건넌 셈이다.

정의당은 소수정당이기에 최대한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목표를 관철해야 시민들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음에도, 그런 노력은 전혀 없이 말로만 외치고 소통은 거부하면서 결국 외면받게 된 것이다. 즉 정당이 아닌 '정치 동아리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즉 정의당이 민주당 지지층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일 때 얻어가는 것이 많았음에도, 지난 수년간 반대로만 행동하며 당 지지율도 반 이하로 떨어졌고, 확장성마저도 사라져버린 셈이다. 그렇게 '젠더'라는 의제에 집착했지만, 정작 타겟으로 삼았던 청년 여성들로부터 호응받은 것도 아니다.

정의당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직후 여영국 대표를 비롯한 대표단 전원이 사퇴했다. 여영국 대표는 “진보정당을 처음 시작하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나 현재의 기조를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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