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발언 이후 홍준표·황교안·김기현으로 전선 확대
총선 앞두고 '단절' 외치는 목소리 많지만~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가 우파진영을 천하통일했다” “목사님이 원하시는 걸 관철시키도록 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전광훈씨 '찬양'을 한 이후, 국민의힘과 전광훈씨 사이에 오랜 커넥션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전광훈씨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이들 사이의 오랜 인연을 볼 때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란 지적이 많은 이유다.

전광훈씨는 지난 10일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향해 "당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외친 홍준표 대구시장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대표를 언급하며 “내 통제를 받아야 한다”라며 경고장을 보냈다.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가 우파진영을 천하통일했다” “목사님이 원하시는 걸 관철시키도록 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전광훈씨 '찬양'을 한 이후, 국민의힘과 전광훈씨 사이에 오랜 커넥션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JTBC 뉴스영상 중)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가 우파진영을 천하통일했다” “목사님이 원하시는 걸 관철시키도록 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전광훈씨 '찬양'을 한 이후, 국민의힘과 전광훈씨 사이에 오랜 커넥션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JTBC 뉴스영상 중)

앞서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시절 당대표를 맡았던 홍준표 시장은 지난 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찬양' 발언과 관련, "왜 전 목사 문제가 계속 거론이 되는가 하면 황교안 대표 때로 기억이 되는데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원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한다"라며 "그러니까 내부 경선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니까 그 최고위원이나 그 다음에 당대표 나온 사람들이 거기에 손을 안 벌릴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시장은 "그러니까 지금 이런 상황이 제기된 것이다. 그래서 이참에 책임당원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라며 "지금 우리 책임당원을 보면 돌아가신 분도 있고, 행방불명 된 사람도 있고, 어느 특정 종교를 대표해서 몰래 들어와서, 그 종교와 당하고 이중 당적 가진 사람도 있으니 그걸 전부 전수조사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그런 것들을 하나도 하지 않고 당내 선거 때마다 외곽 종교 단체에서 책임당원 넣어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손이나 벌리고 읍소나 한다. 그것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재원 최고위원 등을 겨냥해선 "징계를 안하면 당대표 권위가 없어지고 깔보게 된다"라며 "공천 국면으로 가면 온갖 세력들이 다 들고 일어날 것인데 지금 저렇게 흔들리면 나중에 두세 달 후에는 감당을 못할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에게 '징계'를 촉구하기도 했다.

황교안 전 대표 역시 같은 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19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전광훈씨와 내 관계가) 결정적으로 바뀌었다. 정치색이 짙어지면서 목사의 본분을 잃어가고 있었다"며 "(전씨가) 잘못된 말도 많이 했다. 국민에게 다 혐오를 줄 수 있는 '빤스 목사' 이런 얘기도 듣고, '하나님 까불지마' 이러면서 하나님을 폄훼하는 얘기도 했다. 본인이 명백하게 영상에 나와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황 전 대표는 특히 "2019년 공천 과정에서 (전씨가) 과도한 공천 요구를 했다. 숫자부터 얘기를 했다. '몇 명'이면 이해가 된다.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다"며 "계속 갈 수가 없었고 그렇게 되니까 또 계속 저를 공격하기 시작하더라. 막말을 하면서"라고 '공천 요구설'까지 폭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씨와 당이 단절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또 지난 11일 KBS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서 전씨가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에게 '국민의힘에 당원가입해서 당을 점령하고, 200석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서는 "누구든지 와서 도와주면 고마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라고 했다.

지난 2017년 홍준표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왔을 때, 전광훈씨가 후원회장으로 있던 기독자유당은 '홍준표 후보 지지선언'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사진=CBS 노컷뉴스 영상 중)
지난 2017년 홍준표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왔을 때, 전광훈씨가 후원회장으로 있던 기독자유당은 '홍준표 후보 지지선언'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사진=CBS 노컷뉴스 영상 중)

황 전 대표는 또 전씨가 '국민의힘 서열 2위'라는 설에 대해선 "정말 말도 안 된다"며 "더더구나 다른 당(기독자유통일당) 만든 분 아니냐. 그런 당에 어떻게 우리가 무슨 서열을 얘기해주냐"라고 받았다. 

앞서 황교안 전 대표는 전씨를 잇달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전씨에 대해 "공천과 관련해 누군가가 '황교안한테 공천 받으려고 돈을 50억원을 줬다'고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을 했다"며 고소했고, 지난 5일에는 전씨가 '자신에게 상품권을 줬다거나, 지난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선임과정에 돈이 오갔다'고 했다며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文정부 시절 이렇게 끈끈했던 국힘-전광훈 관계

이처럼 현재는 전씨와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홍 시장이나 황 전 대표 역시 과거에는 손잡던 관계다. 지난 2017년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왔을 때, 전씨가 후원회장으로 있던 기독자유당은 '홍준표 후보 지지선언'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당시 전씨는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 등과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독자유당은 여러 당과 기독교 정책을 협상해 왔다. 그중 홍 후보만이 기독교계가 추구하는 정책을 공유해 줘서 오늘 지지를 선언한다"며 선거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도 "기억하기로 대선에서 기독교계가 지지 선언을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만큼 친북 좌파 정권이 세워져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열망이라고 본다. 저희 당을 지지해 주시면 반드시 친북 좌파 정권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며 화답한 바 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잘 알려진 황 전 대표의 경우에는 전씨와 더 깊은 친분이 있었다. 2019년 초 황 전 대표 체제가 들어선 시기, 전씨 역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됐고 당시 끈끈한 연대가 형성됐다.

황교안 전 대표가 2019년 11월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선언하면서 바로 찾아간 이는 당시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열던 전광훈씨였다. 당시 이들은 손을 맞잡고 만세삼창까지 외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대표가 2019년 11월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선언하면서 바로 찾아간 이는 당시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열던 전광훈씨였다. 당시 이들은 손을 맞잡고 만세삼창까지 외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그해 3월 황 전 대표는 한기총을 찾았으며, 당시 전씨는 “(자유)한국당이 (21대 총선에서) 200석을 (획득)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달성 못 하면 국가가 해체될지도 모른다”고 한 뒤, 황교안 당시 대표를 향해선 “이승만 (전)대통령 그리고 박정희 (전)대통령을 이어가는 세 번째 지도자가 돼줬으면 좋겠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특히 그해 10월 3일 개천절 전씨 주도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거대 집회가 열렸는데 당시 황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참석했고, 또 홍준표 시장(당시 원외), 오세훈 서울시장(당시 원외), 김진태 강원지사(당시 국회의원) 등이 연단에 올라 발언한 바 있다.

또 황 전 대표가 그해 11월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을 선언하면서 바로 찾아간 이는 당시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열던 전씨였다. 당시 이들은 손을 맞잡고 만세삼창까지 외치기도 했다. 또 이듬해 1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전씨가 구속 위기에 몰리자 황 전 대표는 “교회나 종교인에 대한 사법적 제재는 정말 신중히 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추천인 전광훈' 쏟아진 국힘 입당원서…과거 김기현 발언 재조명 이유

이같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전씨에 대한 구애는 '개신교'표 결집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자신들이 불리한 상황에 놓일 땐 '관계가 없다'며 선 긋기에 바빴다.

지난 2020년 8월 전씨가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뒤, 전국의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는 사태가 있었다. 당시 홍문표·김진태·민경욱·차명진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것이 확인됐음에도, 당에선 '전광훈씨와 우린 관계가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선 바 있다.

그 이후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는 전씨와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었으나, 지난 3월 전당대회를 전후로 다시 전광훈씨와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전광훈씨 등은 전당대회 수개월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돌며 ‘국민의힘 점령 운동’을 벌였고, 결국 국민의힘에는 전씨를 추천인으로 적은 입당원서가 밀려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김기현 대표(당시 원외인사) 역시 지난 2019년 11월 전광훈씨가 주도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집회에 참석해 “이 패악한 (문재인)정권, 독재정권을 향해 외치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가 저는 전광훈 목사님이라 생각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 (사진=JTBC 뉴스영상 중)
김기현 대표(당시 원외인사) 역시 지난 2019년 11월 전광훈씨가 주도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집회에 참석해 “이 패악한 (문재인)정권, 독재정권을 향해 외치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가 저는 전광훈 목사님이라 생각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 (사진=JTBC 뉴스영상 중)

이같은 상황에서 전씨가 더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며,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그의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이 됐던 것이다.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 논란으로 전씨와의 관계설이 더욱 깊어지자 김기현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할 만큼의 그 어떠한 관계도 아님을 수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며 "우리당 당원도 아닌 전 목사와 결부시키지 말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김기현 대표(당시 원외) 역시 지난 2019년 11월 전씨가 주도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집회에 참석해 “이 패악한 (문재인)정권, 독재정권을 향해 외치는 이사야 같은 선지자가 저는 전광훈 목사님이라 생각한다”고 극찬한 바 있어, 과연 국민의힘이 전씨와의 관계를 끊는게 가능하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빤스 목사'라는 호칭으로도 불리는 등 수많은 막말과 각종 구설로 입방아에 오른 전씨인 만큼 총선을 앞두고 관계를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오고 있지만, 정작 전씨의 영향력 안에 있는 국민의힘 당원들 수가 얼마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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