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대선 출마 선언.."무너져가는 대한민국 지켜볼 수 없어..현 정권은 권력 단맛에 취했다”

"이 사진에서 전제주의의 그림자와 공포를 느낀다" "국민의례, 교련도 부활되나"

[정현숙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젊은이들의 좌절을 희망으로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다”라며 자신이 몸 담았던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감사원장을 중도 사퇴하고 지난달 15일 국민의힘 전격 입당 후 약 20일 만이다.

최 전 원장은 4일 오후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국민의 한사람으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라며 출마의 변을 던졌다.

그는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법과 원칙이 살아있는 나라,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나라,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고, 내 집도 마련할 수 있는 나라, 우리의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에서 살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개월 감사원장 임기를 남겨두고 대선에 출마하는 이유로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라며 “감사원장의 임기를 끝까지 마치고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으로 남느냐, 아니면 비난을 감수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나를 던질 것인가, 저의 선택은 ‘대한민국’이었다”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권력의 단맛이 취한 정권"이라며 "이 정권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라는 원칙을 허물고 늘 국민 위에 있었다. 그들은 정치적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면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분열시키는데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최 전 원장의 대권 도전과 맞물려 이날 오전 '중앙일보 단독'으로 [가족모임땐 애국가 4절까지 부른다..사진속 최재형]이라는 거의 홍보 수준으로 볼 수 있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런데 이날 중앙이 올린 사진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끈 것이 2019년 최 전 원장의 가족이 명절 모임에서 국민의례를 하는 사진이다. 이 사진은 온라인과 SNS에서 오후 내내 시끌시끌하다. 아래 기사 내용 일부를 보면 최 전 원장이 리버럴한 문재인 정부에 왜 그렇게 반기를 들고 권력 의지를 드러냈는지 전제적 성향의 일부나마 엿볼 수 있다.

최 전 원장의 가족은 ‘애국 집안’으로 알려져 있다. 명절 때 가족 모임이나 식사를 할 때면 부친 최 대령의 주도로 국민의례를 하고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하는 게 집안 전통이다. 최 전 원장은 육군 법무관 출신으로 다른 형제 셋도 육해공군에서 장교로 복무해 병역 명문가로 불린다.

최재형 캠프 갈무리
최재형 캠프 갈무리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공유하면서 "알고보니 최재형이 윤석열보다 더 강적이구나"라는 탄식이 나왔다. 사진을 보고 두번 놀랐다는 말이 나왔다. '지금 이런걸 하는 가족이 있다는게 놀랍고 그걸 진심 자랑거리로 여기고 언론사에 제공해서 동네방네 소문내는 게 더 놀랍다. 좀 무섭다'는 등의 반응이다.

아울러 '언제적 국민의례인가'라면서 21세기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선진국이자 사상과 신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하고 있을 행동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언론인 출신 송기훈 칼럼니스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사진으로 애국심을 말 하고 싶어 공개했는지는 몰라도 난 이 사진에서 전제주의의 그림자와 공포를 느낀다"라며 "다양성이 원칙인 민주주의가 질식해 버리고 획일적인 사상을 강요하는 구시대의 유물이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개념조차 없고 파시스트와 다름없는 수준 이하의 생각을 가진 이런 인간이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비극이다"라고 비판했다.

정영화 전 머니투데이 기자는 SNS로 "학교 다닐 때에도 제일 싫었던 시간이 월요일 아침마다 했던 '국민의례' 시간과 교련 시간이었다"라며 "강제로 운동장에 세워놓고 애국가 제창, 국기에 대한 경례, 교장샘 연설까지 1시간 운동장에 서있으려면 하...다리가 부들부들 (이걸 왜 하는 것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걸 명절때 가정에서 한다니..최재형이 대통되면 국민의례 교련도 부활하고 다시 그 옛날 박정희 시대로 돌아가는 것임??"라고 반문했다.

황교안의 ‘불타는 애국심’ 강요에, 손석희 “4대 의무를 다하는 게 애국”

이날 한 네티즌은 최 전 원장의 국민의례 가족 사진을 보고 애국심을 강요하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의 그림자를 떠올렸다. 지난 2016년 1월 28일 JTBC 손석희 앵커는 군면제와 세금 체납 등으로 논란을 빚은 황교안 총리를 비롯, 인사청문회에서 갖은 의혹 투성이들로 논란을 빚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이준식 사회부총리 등을 싸잡아 질타했다.

당시 황교안 총리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의 공직가치 조항에 인사혁신처의 원안과 달리 민주성·다양성·공익성 등을 삭제하고 ‘애국심’ 등만 넣으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 애국심의 강요로 논란이 됐다.

이에 손 앵커는 JTBC <뉴스룸>에서 <393자…누가 애국을 말하는가>라는 제목의 앵커브리핑을 통해 “한 가지 드는 의문이 있다. 이 애국이란 무엇인가”라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이다 브리핑'으로 답답한 국민들 마음을 대변했다.

애국이란 국민교육헌장, 애국가 완창, 태극기 게양 이런 게 아니라…그저 말없이…헌법이 정한 국민의 4대 의무(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를 다하는 것 아니었던가. 군대에 가고, 세금 꼬박꼬박 내고, 교육을 받고,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일하는 우리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가 아니던가”

각종 해괴한 질병으로 군면제를 받고 자녀 병역논란에 진땀을 흘리고 체납된 세금쯤이야 부랴부랴 몰아서 내면 되고.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쯤은 필수과목이 되어버린 어떤 분들이야말로 그 애국이란 단어. 입에 올리면 안 되는 것은 아닐지…

황 총리는 ‘만성 담마진’으로 군면제를 받았다. 같은 담마진으로 면제를 받은 사람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징병검사를 받은 365만여명 중 불과 4명이었다. 약 91만분의 1의 확률이다.

황 총리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과태료와 지방세를 체납하다가 수차례 자동차를 압류당했던 사실이 드러난 바 있고,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공무원연금 소득분에 대한 종합소득세 186만여원을 체납하다가 인사청문자료 제출일이 되서야 뒤늦게 납부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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