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공약'부터 '카피닌자'까지..'표절' 집중 추궁당한 윤석열

"주택청약도 모르는 사람이 부동산정책을 한다고?"

[정현숙 기자]= 2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주택청약통장 관련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지 못했다"라고 말해 빈축을 사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승민 후보가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 본 적 있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하면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라고 말을 흐렸다. 이에 유 후보는 “집이 없으면 (주택청약통장을) 오히려 만들어야한다”라고 되받았다.

해당 대화는 토론회 중 유 후보가 ‘군 복무자에 주택청약 가점 5점’이라는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 “내 공약과 똑같더라. 숫자까지 똑같다”라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후보의 이같은 발언 뒤 "서민들의 삶과 동떨어지게 살면서 주택청약통장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주택청약통장은 무주택자가 신규분양 아파트를 청약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금융상품이다. 주택 분양 당첨을 위해 만드는 주택청약통장을 '집이 없어 만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 것이 상식에서 벗어난 황당한 답변이기때문이다.

온라인상에는 "주택청약도 모르는 사람이 부동산정책을 한다고?", “집이 없으면 청약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주택청약이 뭔지도 모르고 군필자 청약 혜택을 공약으로 내세운 거냐”, “서민들의 삶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사람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가족과 측근 지키기에 살아와 뭐 알고 이나라 국민이 안중에 있겠는가", "뭘  알아야 시골  이장이라도 하지. 남의 공약 베껴서 도둑질이나 하고 정책과 공약을 펼 식견도 없이..아는 건 없는데 참모진들이 써주는 데로 암기해서 말하려니 바닥이 들어나는 거지" 등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이날 윤 후보는 공약 표절 논란 문제로도 맹공을 당했다. 유 후보는 "(윤 후보가) 군에 의무복무를 다녀온 병사들에게 주택청약 가점을 주는 공약을 발표 했다"라며 "(내 공약과) 숫자까지 똑같고,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라고 공약 표절을 지적했다.

원희룡 후보도 "소상공인 회생 공약, 제 공약을 고스란히 갖다 쓴 것 같은데 맞냐"라며 "정책을 갖다 쓰는 건 좋은데 '카피 닌자'라는 별명이 붙은 건 혹시 아시냐"고 비꼬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는 윤 후보의 '청년원가주택' 정책을 지적했다. 홍 후보는 해당 정책은 "정세균·이낙연·송영길의 공약을 '짬뽕'해 놓았더라"라며 "그건 윤 후보의 공약이 아니다"라는 힐난했다.

이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전상훈 '이지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윤석열이 주택청약통장을 안 만든 황당한 이유'라고 꼬집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전 대표는 "이런 자가 댓통하겠다고 나서는 비극적 희극이라니..."라는 게시글을 SNS에 올렸다.

윤 후보는 지난 3월 대선주자로 등장하자마자 야권 1위로 화제를 모았지만 지난 6월 29일 대선출마선언 이후 석 달여 지난 지금은 지지율이 하향 정체중이다. 자신과 가족의 비위 의혹에 대한 검증 이슈는 물론 스스로 내뱉은 망언 수준의 후폭풍의 결과다.

윤 후보는 지난 13일 경북 안동대학교 대학생들과 청년 일자리를 주제로 간담회를 했다. 그는 "기업이라는 게 국제 경쟁력이 있는 기술로 먹고 산다"라며 "사람이 이렇게 뭐 손발로 노동을 하는, 그렇게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손발 노동)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유연화'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사실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큰 의미가 있느냐"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특히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문학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충격을 던쳤다. 윤 후보는 "공학, 자연과학 분야가 취업하기 좋고 일자리 찾는 데 굉장히 필요하다"라며 "지금 세상에서 인문학은, 그런 거(공학·자연과학) 공부하면서 병행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 8월에도 '말실수'와 '쩍벌'로 '1일1망언'이란 별칭을 얻었다. 당시 터져 나온 게 '주 120시간 노동 발언', '부정식품 발언', '남녀 교제를 막는 페미니즘 발언', '후쿠시마 원전 발언' 등으로 연일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유력 대선 후보가 한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몰상식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번 주택청약통장 발언을 통해서 윤 후보의 과거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었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주택청약통장'이 왜 필요한지도 모르는 후보가 부동산 공약을 대선 1호 공약으로 내세우고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 각계의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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