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2020년 소설시장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이후, 고민을 이어가며 작품을 발전을 모색하고 새롭게 각색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선보인 극단 도움닫기의 작품 '보완물'이 2022년 무죽페스티벌의 첫 포문을 열며 관객들을 맞이하였다.

초연에서는 에밀 졸라의 원작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상상의 날개를 펼쳤다면, 이번에는 소설 바깥의 현실을 염두에 두어 에밀 졸라의 상상력과 재치에 극단원들의 생각과 생각들을 더 하였다. 3월 30일부터 4월 10일까지 소극장 동국에서 2주간 계획되었던 공연은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 1주간의 공연을 올리지 못하고, 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나머지 1주간의 공연이 강행되었음에도 그들의 무대는 상상 이상을 보여주었다.
‘추함을 판다!’

에밀의 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그러나 곧장 현실에서 구현되기에는 분명 거친 구석이 있다. 이를 간파한 사업가 두랑도는 특유의 발상과 기질을 발휘하여 ‘보완물’ 사업으로 구체화한다. 두랑도의 계획하에 귀족 앙리에트가 그녀의 보완물 샤를로 덕분에 세간에 아름다움으로 주목받게 되자 사업은 번창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프랑스 사회는 일대 논란에 휩싸이는데….

작품을 각색하고 연출한 양지모 연출은 “아름다움을 파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미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본능인가, 사회적 학습의 결과인가?”라는 자신들 역시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관객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하였다. 에밀 졸라의 문학적인 상상력의 힘을 빌려 아름다움이 상품화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던진 질문에 과연 정답은 존재할까?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강요하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거침없는 풍자를 보여준 ‘보완물’ 이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출판, 번역, 해석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 제일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중 한 명인 에밀 졸라(Émile Zola)는 오늘날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인간의 영혼을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만들어주는 고전을 계절의 흐름에 따라 엮은 서양 고전문학 엔솔로지(anthology), 해럴드 블룸 클래식 시리즈( Stories and Poems for Extremely Intelligent Children of All Ages) 봄 편 ‘코뿔소 가죽’에 실린 그의 소설 외에 다른 작가들의 소설과 시를 찾아보는 것도 봄이 끝나가려는 지금 봄을 더 그리워하게 만들 듯하다.

8회차를 맞는 극장동국의 무죽페스티벌은 해가 지날수록 각양각색의 극단 배우들의 무대 위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연극은 무대예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키며,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대학로 페스티벌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무죽페스티벌은 올해는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극단 공연집단 강철무지개의 ‘그들의 밤은 누구의 낮보다도’, 극단 프로젝트 해동머리의 ‘밤의 방문객’이 관객들과 함께하였으며, 극단 달팽이주파수의 ‘얼음땡’, 극단 신인류의 ‘누가 디케의 눈을 가렸나’, 극단 초인&독서문화예술공작소의 ‘다락_굽은 얼굴’의 세 작품이 관객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