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뉴스프리존]박병일 기자= 경북 영양군(군수 오도창)과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29일 오후 영양군청 3층 대회의실에서 '2023 영양 송연먹 재현사업 연구포럼'을 개최했다.

2023 영양 송연먹 재현사업 연구포럼 개최 현장 모습.(사진=영양군)
2023 영양 송연먹 재현사업 연구포럼 개최 현장 모습.(사진=영양군)
영양 송연먹 행사 홍보 전시물.(사진=영양군)
영양 송연먹 행사 홍보 전시물.(사진=영양군)

영양군에 따르면 이번 연구포럼은 영양 송연먹 재현을 위한 학술적 기반을 구축하고 송연먹 재현을 통한 관광·상업화 활용방안을 논의할 목적에서 마련된 자리이다.

삼국시대부터 생산됐던 송연먹(松煙墨, 소나무 그을음으로 만든 먹)은 품질이 뛰어나 중국.일본의 왕실과 외국 사신들의 선물로 이용됐다.

실제 일본 쇼소인(정창원)에 신라먹이 전해지며 국립청주박물관에는 보물로 지정된 고려의 '단산오옥(丹山烏玉)'이 남아 있다.

하지만 송연먹은 16세기 이후 유연먹(油煙墨, 기름 그을음으로 만든 먹)으로 대체되면서 점차 쇠퇴하게 됐다.

일제강점기에도 명맥을 이어오던 한국 전통먹은 한국전쟁 이후 단절되고 현재 소수의 먹장(墨匠)들이 유연먹과 카본먹을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 중국과 일본의 유연먹이 오늘날 한국 먹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유연먹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송연먹은 한중일 모두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영양은 19세기부터 송연먹을 생산해 1930년대에는 대표적 송연먹 생산지로 알려졌다.

해방 이후에는 호황을 맞아서 영양 송연먹의 황금기를 이루기도 했지만 한국전쟁 이후 수요 감소로 인해 생산이 모두 중단됐다.

영양 송연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먹장 계보와 생산과정이 전해지고 있어 의미가 깊다.

이와 관련해 오도창 영양군수는 "영양 송연먹은 한국 전통먹 역사에 있어서 19세기와 20세기를 이어주는 유일한 연결고리로서 중요한 문화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이번 연구포럼은 사라져가는 전통먹을 복원.계승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날 연구포럼은 (전)한국전통문화대학교 김호석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한국 먹의 역사(한국국학진흥원 이병훈 책임연구위원), 한국 전통먹의 전승 양상(영남대학교 정재영 연구교수), 한중일 먹과 아교의 과학적 분석(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만호 책임연구위원), 재현된 먹과 연굴의 활용방안(백석예술대학교 김효은 교수)등의 발표로 진행됐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이번 연구포럼은 한국 제묵사(製墨史)에 있어서 영양 송연먹의 위치를 정립하고 송연먹 재현을 위한 학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자리이자 나아가 현재 국내 먹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먹에 대응할 단서와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포럼의 부대행사로 영양(계리) 송연굴 모형과 한국.중국.일본의 먹을 전시하고 먹의 제작과정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했다.

영양군은 이번 연구포럼의 성과를 '영양 송연먹 재현사업 결과보고서'에 반영하고 내년에 송연을 채취하기 위한 연굴을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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