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의 벗이었던 서한의 개국공신이며 한나라 초기 삼걸 중 한 사람.천하를 경영할 만한 뛰어난 능력과 세상을 구제할만한 지략을 지녔던 관중(管仲)은 제(齊)의 환공(桓公)이라는 천추에 만나기 어려운 명군을 만나 자신의 탁월한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한 가지 중요한 점은 그가 내정권과 외교권, 특히 군권을 장악하지 못했기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개혁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을 것은 물론이요, 환공을 도와 제후들을 규합하고 천하를 재편성하는 일도 불가능했을 것이고 목숨조차 보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진정한 지자(智者)는 세태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이다.용인술에 있어 유방에게는 확실히 남다른 데가 있었다. 개국 초기에 유방은 한신을 비롯한 여러 장수와 함께, 장군들의 능력에 관해 논했다. 유방이 한신에게 말했다.“장군은 내가 백만 대군을 거느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오?”한신이 망설임 없이 불가능하다고 대답하자 유방이 다시 물었다.“그럼 10만 대군은 어떨 것 같소?”“그것도 어렵습니다.”유방은 버럭 화를 내며 따졌다.“그대 말대로라면 내가 어느 정도의 병력을 통솔할 수 있다는 것이오?”“폐하께서는 1만의 병사면 족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