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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의 아버지를 우리 곁의 한 인간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모파상에 대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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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의 아버지를 우리 곁의 한 인간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모파상에 대한 고백"
  • 권애진 기자
  • 승인 2020.06.15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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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에 대한 고백"(여성팀 ver.)_앙리(가득희), 모파상(임윤비) /ⓒAejin Kwoun
"모파상에 대한 고백"(여성팀 ver.)_앙리(가득희), 모파상(임윤비) /ⓒAejin Kwoun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19세기 후반 프랑스 자연주의 대표 작가이자 서양문학사에서 3대 단편소설가 중 한 명으로 불려지는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에 대한 이야기, “모파상에 대한 고백”이 지난 5월 2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을지로 4가 지하철역 옆, 철공소 골목에 위치한 독특한 공간 을지공간에서 관객들과 함께 하고 있다.

모파상의 자연주의 색채와 모순된다고 할 수 있는 그의 후기 소석들(‘오를라’, 환상단편‘ 등) 그리고 그러한 예술적 변화를 촉매한 그의 인생 말년의 삶과 정신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희곡을 쓰고 연출한 장정인 연출은 연극의 여성팀과 남성팀의 두 버전에서 앙리르네 역 배우로 출연까지 하고 있다.

정신질환과 매독을 앓고 있는 말년의 ‘모파상’과 그를 치료하기 위해 그를 찾아온 정신과 의사 ‘앙리’. 너무나 다른 두 사람 사이의 충돌과 소통을 통하며, 근본적이며 치유할 수 없는 인간의 고독함과 그로 인한 자아의 분열을 ‘오를라’라는 환영으로서 현상화시키며 관객들의 다양한 시선과 생각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사랑했던 자연주의 작가 모파상.

그의 작품들은 모든 인간의 위선을 비웃고 삶의 모습들을 조롱한다. 그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는 매우 경박했다. 그는 그 어떤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것처럼 굴었지만 그는 모든 것을 부끄러워했다 모파상은 늘 도망 다녔다. 에펠탑으로부터 자신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 기억으로부터. 도망자 모파상을 찾아낸 것은 초자연적인 어떤 것이었다. 그는 그것을 오를라라고 말했다. 모파상은 소설 오를라를 발표하고 자신이 광증에 사로잡혀 쓴 글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하다. 모파상에게 오를라는 순수의 이상향이다. 순수는 영원할 수 없기에 늘 소중하다. 순수는 늘 안타깝다. 가졌던 것의 상실이기에 늘 그립다. 모파상은 순수의 염원으로 미쳐간다.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낸 것은 아름다운 오를라이다. 오를라는 모파상의 염세이자 이데아다. 염원을 증명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모파상은 미쳐간다. 아주 차갑게 혹은 아주 뜨겁게. 고독한 분열 속에서 작가 모파상은 환상의 분신을 창조하고 있다. - 연출의 글 -

장정인 연출은 글을 쓰면서, 그리고 무대에 작품을 올리면서 여러 생각을 하며 창작의 고통에 때로는 기뻐하며 모파상과 진지한 대화를 이어간 듯하다. 그의 무대는 단편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모파상을 우리 곁의 한 인간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광기와 현실 사이의 모파상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는 임윤비 배우 /ⓒAejin Kwoun
광기와 현실 사이의 모파상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는 임윤비 배우 /ⓒAejin Kwoun

작위적으로 느껴지기 까지 하는 의식의 분열의 흐름은 중반 이후부터 작위적인 의도를 이해하게 만들고, 서늘하게 모파상을 연기하는 임윤비 배우의 연기는 모파상이 여성 작가였던 가라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며, 2인극의 묘미를 절실히 느끼게 만든다.

'앙리' 역 가득희 배우/ⓒAejin Kwoun
'앙리' 역 가득희 배우/ⓒAejin Kwoun

소설로만 만났던 작가를 실제 만나본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드는 작품 “모파상에 대한 고백”은 모파상의 작품을 잘 몰랐던 이들에게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을, 많은 작품을 접했던 이들에게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만들어 줄 것이다.

"모파상에 대한 고백" 포스터 /(제공=을지공간)
"모파상에 대한 고백" 포스터 /(제공=을지공간)

을지로 지역의 유일한 공연예술 무대로서 서울의 중심부이자 변두리인, 역설적이며 어떠한 기준으로도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지리적, 사회적 공간에 자리한 을지공간에서 공간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며 ‘Off-대학로’에서 만들어지는 연극의 발걸음이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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