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부전 부재승덕 (非人不傳 不才承德)

“사람됨에 문제가 있는 자에게 벼슬이나 재능을 전수하지 말며, 재주나 지식이 덕을 앞서게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중국 5호 16국 시대를 풍미했던 명필 왕희지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말로 유명하다. 인격에 문제가 많은 자에게 가르침을 주지 말고, 덕이 재주나 지식보다 앞서면 안 된다는 뜻이다.

당시 중국 대륙은 북방민족과 한족 간의 대결장이었다, 중국 역사상 대혼란기 5호 16국 시대인 만큼 영웅호걸과 난신들이 넘쳐났을 것이고, 천하통일을 원하던 군주들은 인재 구하기 경쟁에 나섰을 것이다. 인재가 곧 국력이던 시대였다.

대격변기 지식인 왕희지로서는 인격도 부족하고 덕도 없는 자들이 혼란한 세상을 틈타 득세하는 세태가 못마땅했을 것이다. 이에 제자들에게 이 같은 말을 남겼을 것으로 추측된다.

왕희지의 지적대로 난신난적이 넘쳐나던 5호16국 시대에는 300년이 넘는 대혼란기를 거치며 수많은 나라들이 명멸했다. 충신을 얻은 국가는 신흥 강국으로 우뚝 섰고, 간신을 얻은 국가는 망국의 길을 걸었다. 결국 나라의 흥망은 사람쓰기 나름이라는 격언이 딱 들어맞는 시대였다.
최근 코로나 19 급증세와 부동산 대란 등 민생이 불안정한 위기 상황이다. 특히 일일 확진자가 600명을 초과해 온 국민이 감염 우려에 공포감마저 느끼고 있다,

부동산 문제도 시원스러운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신임 국토부 장관이 내정됐다. 신임 변창흠 내정자는 멈출 줄 모르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 등 난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아울러 몇 개월을 끌어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도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양 측 모두 대화보다는 결사항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도 여야 간 첨예한 갈등 속에 오늘(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법에 대한 여야 간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라져 있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 대혼란은 정부 여당과 야당 모두의 책임이다, 누구 일방을 탓할 것이 아니다.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진 정치권 모두의 잘못이다. 하지만 누구 하나 잘못을 시인하고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설사 사과를 한다고 해도 단서가 붙으며 자기 말만 한다.

우리 정치인들이 ‘비인부전 부재승덕(非人不傳 不才承德)’이라는 말이 자신들을 향한 말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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