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말 한마디는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도 있고,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케네디의 결단은 인류를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에서 구했고, 히틀러의 오판은 수천만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지도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 미국 의회가 폭도들에 의해 공격을 받아 유혈사태가 발생하는 초유의 참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했다. 원인 제공자는 다름아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의 대선 패배를 승복하지 않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며 대선 불복 의사를 밝혔다. 

현직 대통령의 이 같은 대선 불복 발언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폭도로 급변했다. 이날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는 연방 의사당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준하는 자리를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폭도가 된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의회 난입이라는 불법을 불사했다. 미국 의회의사당이 공격을 받은 사례는 지난 1814년 영미전쟁 이후 207년 만으로 생중계로 이를 지켜본 미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받은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축제가 비극으로 바뀐 셈이다.

의사당 경비를 맡은 경찰 등은 초유의 의회 난입 시도에 허를 찔렸고 의회 내부 진입에 속수무책이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총격과 최루탄이 난무했고, 불행히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후 언동이다. 현직 대통령이라면 의회 난입과 유혈사태가 발생할 경우 공권력을 동원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 기본 책무일텐데 오히려 폭도들을 “위대한 애국자”라고 칭찬하는 등의 망언을 일삼았다.

현재 미국 여야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망동에 한 목소리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임기 2주 남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니 실망을 넘어 극도의 조롱 대상이 됐다.

이번 사태는 세계 최고 민주주의 국가로 칭송받으며 부러움을 받던 미국의 정치가 한 순간에 무너진 불행이다. 지도자의 품격이 나라의 품격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제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세계 최강 미국도 대통령 하나 잘못 뽑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우리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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