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증시는 무서운 상승세로 코스피 3000시대를 개막했다. 하지만 얼마 안지나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팔자에 나섰다. 이들은 한국 증시가 과열됐다는 불안감을 감지했는지 ‘팔자’에 집중했다.

반면 동학개미라는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적금도 깨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코스피 3000선을 사수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눈에는 상승세를 유지해야 살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득해 보였다. 불안감은 무리수를 두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본력과 정보력이 취약한 동학개미들은 불안감에 떨기 시작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구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악재까지 발생한 탓에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이에 불안감을 가진 동학개미들은 1조원 어치를 내다 팔았고, 이를 주워 담은 것은 노련한 투자자들인 기관과 외국인들이었다. 지난 19일 기관과 외국인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자 19일 증시는 2.61%나 상승했다.

상승장을 이끈 주요 종목은 현대차(6%), 기아(16%) 등 시총 상위권이었다. 대형주 위주로 매수에 적극 나선 셈이다. 자본과 정보력, 인내력까지 갖춘 기관과 외국인은 동학개미가 던진 주식을 쓸어담았다. 빚투에 손해까지 본 동학개미들이 상당수일 것으로 추측된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랑재후(螳螂在後)라는 말이 있다. “사마귀 뒤에 또 다른 포식자가 있기에 눈앞의 이익만 좇지 말라”는 고사성어다.

중국 춘추시대 오나라 중신 소유자는 주군인 오왕에게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난세에서 정세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고사를 인용했다.

그는 “뜰 안에 큰 매미 한 마리가 있고, 그 아래 사마귀가 매미를 덮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미는 그것을 모르고 울고만 있습니다. 그런데 사마귀는 매미를 덮치려는 데 정신이 팔려 새가 자신을 엿보고 있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즉 자신에게 닥친 위험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는 나라를 망국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경고를 사마귀와 매미의 우화를 통해 설명한 것이다.

동학개미들이 ‘당랑재후’의 고사를 되새겨 주식시장이 기관과 외국인이라는 강자가 존재하는 생사가 오가는 냉엄한 정글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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