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재생 문화 콘텐츠, 대구 ‘김광석 길, 다시그리기’

[뉴스프리존=조경환 문화공간 콘텐츠 기획자]가수 김광석은 애틋한 기억으로 자리한다. 종로 5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극장에서 그의 마지막 콘서트가 이었다. 필자는 그곳에서 극장장으로 재직했다. 그가 여기에서 장기 콘서트를 했었고 모든 공연일정을 마치고 인사차 사무실에 방문했다. 환담을 나누다가 그와 헤어지면서 악수를 나누었다. 잠시 눈을 마주치면서 잠시 스쳐가는 그의 눈가에서 애수의 눈빛을 보았다.

며칠 뒤에 그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마지막 본 그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를 못하고 있다. 그의 노래 중에 ‘이등병의 편지’를 좋아 했다. 그가 이 노래를 부를 때 관객들의 집중으로 공연장에서의 정적이 흐른다. 정적 속에서의 노래의 커다란 울림을 함께 추억한다.

'김광석 길, 다시그리기 '입구에 있는 그의 동상 앞에는 늘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붐빈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고 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존재한다고 했다. 대구에 그를 기리는 김광석 길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10년 이었다, 그가 태어났던 방천시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했던 ‘문전성시 프로젝트’로 그의 벽화를 만들면서 서서히 그의 흔적들을 만들어내 갔다.

가수 김광석은 이곳 대봉동 방천시장 근처 전파사에서 1964년 태어나 다섯 살까지 이곳에서 자랐다. 해방 후 만주와 일본에서 돌아온 이들이 생계를 위해 난전을 만들면서 신천변에 형성된 재래시장이었다. 여기에 예술가들이 모여서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를 기리는 이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모였다. 최근 김광석 관련 벽화로 채워진 김광석 길은 대구의 핫 플레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대중가수가 기리면서 지역의 한 테마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은 매우 특이하다.

김광석을 기념하는 야외공연장에서는 콘서트들이 이어진다.

그것도 지역의 도심 재생 콘텐츠로서 주목을 받으면서 대구의 근대 골목과 함께 스토리텔링 콘텐츠로서 그 중심에 서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은 것도 특이한 현상이다. 대구는 현재 청라언덕, 3.1 만세운동길, 대구 계산동성당, 이상화, 서상돈 고택이 있는 대구 근대거리 그리고, 김광석이 살았던 대봉동 방천시장 인근 거리 약 350m 길이의 벽면을 따라 김광석 조형물과 그를 기념하는 여러 전시 설치물이 있고, 그의 노래 가사들을 담아낸 벽화들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그 근처에는 노래 카페들과 공연을 할 수 있는 야외 공연장 및 근처 대봉동에는 소극장 밀집지역들이 있고 그리고 김광석 콘텐츠와 관련된 공연을 하고 있는 소극장들이 있다. 이렇게 대중가수를 테마로 한 명소화한 곳은 이곳이 전국에서도 유일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골목길 광장에 있는 김광석 동상, 이곳에서도 많은 이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다.

처음 문화 예술을 통한 원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한 곳이 부산이었다. 부산시 원도심인 중구 중앙동과 동광동에 문화예술 공간을 입주시켜 도심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 지역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부산에 모인 피난민들의 애환의 판자촌 동네이자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진 부산 중앙동 40계단을 중심으로 미술창작의 공간, 독립영화제작소 및 상영관, 수공예 작업 공간 등이 초기 작가 48명, 예술단체 24개 단체 등 380여명이 입주해었다. ‘또따또가’는 ‘따로 또 같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부산 원도심 재생사업 '또따또가'

그 취지는 문화 예술을 통해 침체된 원도심을 재생시키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또따또가는 원도심의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하고 또한 예술인들에게 작업 공간을 지원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부산시로 부터 민간 위탁되어져서 운영이 되고 있다. 도따또가의 사업 주체는 부산광역시, 사업 주관은 부산문화예술교육연합회이다. 이러한 창작가들의 공간입주(예술부동산)을 통해 도심재생 사업은 초기에는 원도심 재생과 관련해서 많은 지방자치단체로 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었고, 예술을 통한 도심재생의 전범(典範)이 되고 있다.

그러나 김광석 길의 도심재생 프로젝트는 방천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가수 김광석이라는 이야기 원천을 가지고 삶과 음악을 통해 벽화와 입체 조형물을 80여점 설치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창조적인 골목길 문화공간을 만들어내면서 이곳에 대한 지리적인 명소로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골목길을 지역의 문화자본으로 삼은 것이다. 이제는 주말이면 5천 이상이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게 되면서 대구의 근대골목의 거리 코스와 함께 중요한 관광명소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곳은 대구중구 골목투어인 ‘근대로(路)의 여행’의 4코스인 ‘삼덕산봉산문화길’이기도 하다.

김광석 스토리하우스의 내부 모습

대구 시티투어 버스인 ‘청라버스’ 의 정류장인 김광석 거리로 들어가는 송죽미용실 근처에는 ‘김광석 스토리하우스’가 있다. 이곳의 스토리하우스의 주제는 ‘김광석의 집에 놀러왔다’이다. 그가 애용했던 하모니카를 비롯하여 악보, 메모, 일기 등 100여점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은 메모리얼존을 비롯 6개의 스토리텔링 공간이 존재하면서 늘 김광석 길을 찾는 이들에게 마음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소파에 앉아서 마음의 치유를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그의 집에 편하게 놀러온 친구들을 맞이하는 가수 김광석의 모습’을 이곳에서 느낄 수 있다.

가수 김광석은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이들에게 이곳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는 도심 재생 문화 콘텐츠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도 무척이나 이들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그에 대한 추념의 글들을 담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조경환

조경환_문화공간 콘텐츠 기획자

필자는 한국 최초 박람회 전문회사 ‘영지도스(東通)’ 프로듀서, 두산동아(동아출판사) 케이블 TV DSN 편성팀장, 두산그룹 연강홀(현 두산아트센터) 극장장,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극장 기획팀장, 영화주간지 시네버스 편집장 그리고 인천부평아트센터 초대 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재단법인 과천축제 상임이사 겸 사무처장으로 재직 중이다.

일본대학 예술연구소 객원연구원, 일본영상학회 정회원, 서일대 연극영화과, 한성대학교 미디어디자인학부 겸임교수, 한성대대학원 겸임교수,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겸임교수, 중앙대 디지털영화아카데미 초빙교수,국립 강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겸임교수, 한국 외국어대학교 인문학부 문화콘텐츠학과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또한 행정복합도시 세종시 문화시설배치 자문위원, 인천 펜타포트축제 기획 자문위원, 한국관광공사 한류공연 지원 심의위원, 한국문화기획자협회 회장, 인천 아시아장애인경기대회 문화행사전문위원회 위원장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그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및 상장을 수여받았다. 

주된 활동 분야는 공간운영 콘텐츠와 공연기획 및 문화정책, 지역기반 축제의 활성화, 예술경영전략, 지역 특성화 문화콘텐츠 개발(공연, 예술교육, 전시)이다. 특히 공연 문화 및 지역축제를 통한 지역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야기 원천과 풀어가기'(한국외국어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가 있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