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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현실 사이 아르케식 자아찾기, 연극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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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현실 사이 아르케식 자아찾기, 연극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창작공동체 아르케 2021년 연극 시리즈 '피란델로 전'
  • 권애진 기자
  • 승인 2021.09.24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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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을 함께 만든 사람들 /(사진=Aejin Kwoun)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을 함께 만든 사람들_연출(김승철), 조연출(김보라), 여배우3 역(윤슬기), 정여사 역(김영경), 무대감독(송현섭), 의붓딸 역 (정다정), 남배우1 역(박찬서), 어머니 역(우혜민), 아버지 역(김성일), 연출 역(이형주), 무대감독 역(한동훈), 남배우2 역(이진샘), 여배우1 역(조은경), 조명오퍼 역(나푸름), 진행(민정오), 기획(한가을), 음향오퍼 역(이연우), 조연출 역(박영은), 아들 역(이홍재), 소녀 역(경미), 칼 역(박시내), 남배우3 역(박현민), 소년 역(박정인), 여배우2 역(이승은) /(사진=Aejin Kwoun)

[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정보화된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진실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은 인간은 기록되고 평가됨으로써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실존하게 된다고 말한다. 과연 그 기록과 평가는 진정한 나일까? 공동체의 조직 곳곳에 기록되어 규정되는 현실의 나는 진정한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분명히 실존하는 나에 대한 기록이지만, 그 기록에 의지해 판단되어진 나는 과연 진실일까?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공연사진 /(사진=김솔)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공연사진 | 무대를 이루는 단의 경계와 객석은 배우와 관객을 가로지르는 암묵적인 경계선일 것이다. 그렇기에 피란델로의 반역극을 표방하는 이번 작품은 그 경계를 어김없이 허물어뜨린다. /(사진=김솔)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루이지 피란델로, 100년을 건너 아르케를 만나다’ 그 두 번째 작품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은 노벨문학상 수상자(1934년) 루이지 피란델로(Luigi Pirandello)가 환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탁월하게 그려낸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Sei personaggi in cerca d' Aurore)’에서 작가의 전작 ‘역할 놀이(Il Giuoco delle parti)’라는 연극을 연습하고 있는 장면의 시작은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전작 ‘그류? 그류!’를 연습하고 있는 가상의 극단 미래창조의 연습장면 속으로 들어와 김승철 번안 및 연출가의 특유의 유머러스한 위트와 창작집단 아르케 단원들의 절묘한 호흡이 어우러지며 대한민국식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로 새로이 창조되었다.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컨셉사진 /(사진=Aejin Kwoun)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컨셉사진 | 무대 위 '그류?그류!'의 공연을 위해 연습을 하던 극단 미래창조의 극단원들의 모습은 그들의 일상을 엿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진=Aejin Kwoun)

작품 속 극단원들이 연습 중인 작품 ‘그류?그류!’의 원작 또한 피란델로의 ‘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Right You Are, 작가 본인이 이탈리아 원작을 영문으로 해석한 희곡)!’이다. 작가 피란델로가 ‘앙티-떼아트르(anti-théâtre, 반연극(反演劇))’ 방식으로 우리에게 ‘불변하는 진실과 변화무쌍한 현실에서의 진실’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면,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김승철 번안 및 연출가는 1972년 충청도의 한 마을 대추리로 장소를 옮겨 그들만의 색채를 더하여 진실을 찾는다는 명분으로 집단적 광기에 휩쓸리는 현대 우리 사회의 모습에 더 초점을 맞추었던 작품이다.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컨셉사진 | 아버지, 어머니, 장성한 아들과 딸 그리고 아직 어린 남매까지 총 6명으로 구성된 가족 그리고 간절한 바람이 있을 때 나타난다는 정여사라는 상상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희곡 속 등장인물이라는 존재가 현실로 나타나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대에 머무는 듯한 요정같은 존재 '칼'의 모습은 등장인물과 관객들에게만 보인다.  /(사진=Aejin Kwoun)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컨셉사진 | 아버지, 어머니, 장성한 아들과 딸 그리고 아직 어린 남매까지 총 6명으로 구성된 가족 그리고 간절한 바람이 있을 때 나타난다는 정여사라는 상상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희곡 속 등장인물이라는 존재가 현실로 나타나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대에 머무는 듯한 요정같은 존재 '칼'의 모습은 등장인물과 관객들에게만 보인다. /(사진=Aejin Kwoun)

피란델로는 작품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존재는 어느 곳을 향해서나 한계의 벽으로 차단되어 있는 부조리한 존재이기에, 실존의지가 결여된 인간의 실존은 그 자체가 비극이며 아이러니라 이야기한다. 희극적인 것의 속성인 모순적이며 불합리한 것은 어떤 대상의 의미가 고정되지 않고 '부유'하기 때문이라는 연구는 무대 안에서만 한정되어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탈리아의 사실주의부터 중부유럽의 인식론적 실재주의까지 자유롭게 변주하는 작가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며 죽은 것이 아닌, 삶이라는 무대에 내 던져진 꼭두각시에 불과한 슬픈 존재인 인간이 지금 우리의 불안한 내면에서 흔들리고 있는 자아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공연사진 | '아름다운 살인자!보이첵'을 통해 아르케만의 '칼'로 재탄생 된 이후 아르케의 작품 속에 칼은 관찰자로 등장한다. 이번 작품 속 '칼'은 관찰자로서, 악사로서 상징성은 그대로이나 전작의 그로테스크와 달리 발랄한 모습이다. 음유시인이기 보다는 무대 자체를 즐기는 발랄한 요정일는지도 모른다. /(사진=김솔)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공연사진 | '아름다운 살인자!보이첵'을 통해 아르케만의 '칼'로 재탄생 된 이후 아르케의 작품 속에 칼은 관찰자로 등장한다. 이번 작품 속 '칼'은 관찰자로서, 악사로서 상징성은 그대로이나 전작의 그로테스크와 달리 발랄한 모습이다. 음유시인이기 보다는 무대 자체를 즐기는 발랄한 요정일는지도 모른다. /(사진=김솔)

아래는 집요한 파헤침으로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철학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번 작품을 새로운 느낌으로 번안하고 연출한 김승철 연출가와의 짧은 인터뷰 내용이다.

작품 속 등장인물 6인과 극단 미래창조 배우들의 독특한 톤 차이는 그들이 실재와 환상, 드라마지만 누군가에게는 현실인 아이러니를 드라마틱하게 보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각 배우의 연기 톤에 대한 연출 과정이 궁금합니다.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공연사진 /(사진=김솔)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공연사진 | 번역본에도 엉터리 영어와 이태리어가 섞여 있던 정여사의 코믹스러운 대사는 김영경 배우가 사투리 대사를 부여하며 더 코믹스럽지만 한국스럽게 변형/추가한 부분이다. /(사진=김솔)

이번 작품은 피란델로의 원작을 현재 대학로의 한 극장으로 시공간을 바꿔 재구성하였습니다. 그래서 극단 미래창조의 단원들은 지금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연극인들로 믿어지게끔 아주 현실적인 연기를 하도록 했고, 6인의 등장인물들은 현실의 인물이 아니라 희곡에서 나온 등장인물들이기 때문에 극단 미래창조 단원들과는 다른 차원의 존재감을 갖도록 양식화된 연기로 형상화하여 두 인물집단의 질감을 조율하였습니다.

창작공동체 아르케와 다른 극단의 배우들이 함께한 배경이 듣고 싶습니다.

아르케 외부에서 합류한 배우들은 세 명이 있는데, 모두 아르케와 인연이 있는 배우들이어서 자연스럽게 작품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차기작이 궁금합니다.

오는 11월 10일부터 14일까지 알과 핵 소극장에서 서울미래연극제 초청공연작 “구멍”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공연사진 | 자신의 작품의 재미없음을 희화화시키던 극 중 연출은 등장인물과 진실과 기록 사이 갈등에서 나의 진실성과 상관없이 오로지 기록되어진 사실만이 곧 나의 진실이 되는 것이 세상이라 이야기한다. 등장인물은 써져야 온전한 삶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 테두리는 누가 정한 것일까? 전혀 바뀔 수 없는 것이었을까? 과연? /(사진=김솔)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 공연사진 | 자신의 작품의 재미없음을 희화화시키던 극 중 연출은 등장인물과 진실과 기록 사이 갈등에서 나의 진실성과 상관없이 오로지 기록되어진 사실만이 곧 나의 진실이 되는 것이 세상이라 이야기한다. 등장인물은 써져야 온전한 삶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 테두리는 누가 정한 것일까? 전혀 바뀔 수 없는 것이었을까? 과연? /(사진=김솔)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희화화하면서 코미디를 표방하기도 하는 이번 작품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에서 창작공동체 아르케는 어려운 이야기들만 풀어내는 재미없는 극단이라 관객들도 잘 찾지 않는다고 자신들을 칭한다. 그렇게 자신들을 객관화하고 있음에도 그들은 쉽지 않고 호불호가 강한 피란델로의 작품을 이어간다. 그리고 뚝심 있게 이탈리아에서 넘어온 이야기 속에 자신들을 호기롭게 잘라 붙인다. 그래서 ‘만물의 근원·본질’을 이야기하겠다는 극단 본연의 색깔은 단순한 덧칠이 아닌 새로운 창작품으로 탈바꿈되며, 볼수록 쉽지는 않지만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은근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은근한 매력을 가진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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