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참사, 언론의 무한 띄워주기, '대선후보' 필요했던 야당, '무기력한' 거대여당
[ 고승은 기자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지 불과 3개월여만에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윤석열 전 총장이 입당한 건 도쿄올림픽이 한참 진행 중이던 지난 7월 30일로, 입당 100일도 되지 않은 지난 5일 대선후보로 선출된 것이다. 당을 20년 이상 지켜온 홍준표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을 모두 제쳤다.
윤석열 전 총장이 국정농단 특검에 수사팀장으로 참여할 때나,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으로 파격 임명될 당시엔 이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을 키워준 건 청와대의 반복된 인사참사,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언론들의 무한 '띄워주기', 내세울 '대선후보' 마땅치 않았던 야당의 상황, 거대 의석을 받고도 무기력으로 일관한 여당의 '정치적 효능감 제로' 등이 맞아 떨어져서 가능했던 셈이다.
이를 두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홍준표 후보의 말마따나 정말 스스로의, 자기들의 보수세력을 말살시키려 했던 사람을 4개월 만에 대통령 후보로 뽑는 이런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스스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선출했던 대통령을 구속시켰던, 일종의 그런 사람을 용병으로 데려다가 4개월 만에 대통령 후보로 뽑았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로마제국이 망하게 된 것이 스스로 병력을 양성하지 못하고 게르만용병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게르만 용병 대장 ‘오도아케르’라는 사람에 의해서 반란을 당해서 로마가 점령되어서 로마제국이 멸망했다"며 '용병'에 의존하다 멸망한 서로마제국에 비유하기도 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준석 후보를 대표로 뽑은 후 발생했던 새로운 국민의힘의 변화의 노력이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통해서 완전히 무위로 돌아가고, 거꾸로 돌아가고, 이것이 윤석열 후보의 사당화 됨으로써 보수 야당의 중심이 흐트러지고, 해체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송영길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수락 연설에서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 바꾸겠다’고 한 것에 대해 "좋은 이야기인데 기득권 상징이 윤석열 후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명백한 '금수저'에 해당한다. 윤석열 후보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일본 문부성 1호 장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동경상대(현 히토쓰바시대)에 유학을 다녀왔다. 윤석열 후보 집안이 매우 부유했음은 그가 공개한 60년전 돌잔치 사진만 봐도 파악할 수 있으며, 80년대 그가 '사법고시 9수'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집안형편이 넉넉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송영길 대표는 "문재인 정부 때, 5기를 넘어서, 정말 특혜에 특혜를 받아서 벼락출세를 한 검찰총장이 공정을 바란다는 것은 청년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라며 "문무일 검사가 연수원 18기였는데, 후임 검찰총장이 5기를 뛰어넘었다. 불공정의 상징으로 벼락출세한 사람이 공정을 말한다는 것이 잘 납득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제 정식후보가 된 만큼, 여러 가지로 가족 전체가 일종의 비리혐의로 수사의 대상이 되었는데, 전체에 대한 의문을 하나하나 국민과 언론 앞에 소상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기득권의 나라, 기회의 나라가 기득권자인 본인, 기회를 봉쇄했던 본인, 다른 5기의 검사들의 모든 기회를 봉쇄하고 벼락출세한 사람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의 비서실장은 그의 측근이자 같은 검사 출신인 권성동 의원이 맡게 됐다. 권성동 의원은 박근혜 탄핵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탄핵소추위원단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결국 박근혜 탄핵 및 구속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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