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의원이 전한 일부 與의원들, "코로나 시국에 임무 해결 못했는데, 아직도 위기감 못 느낀다"
[ 고승은 기자 ] =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1일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촉구한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선대위 쇄신 및 재구성 관련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당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의원 169명 전원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다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여전히 안이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의총 상황에 대해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22일 '박시영TV'에 출연해 "전반적으로는 선대위 체제 빨리 바꿔서 이재명 후보에 전권 위임하는 게 낫겠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어떤 몇 분은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반응에 대해 "'우리가 뭘 잘못했냐' '다 이러지 않나' '원래 이러지 않냐 우왕좌왕' '어떻게 일사분란하냐'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많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선대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이재명 후보를 위해 뛰는 의원들 사이에서 더 많이 나왔다고 한다.
이수진 의원은 "왜냐면 '(현장에서)뛰어보니까 이렇게 해선 큰일나겠다' 실제 뛰어보면 안다"며 "(지역 주민들에게)무슨 말을 해줘야할 지 항상 나오지 않는 거다. 뭐가 터지면 항상 방어만 하기 급급한데 그것도 속도가 늦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의원은 "최전선에 서 있는 (이재명)후보님 입장에선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다. 무언가 대선판을 쥐는 듯한 컨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다"며 "(유권자들에게)뭘 전해줘야 할지 모르겠는 거다. (선대위에)중심잡는 사람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진행자인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호남 내려갔더니 (호남) 국회의원들 중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이런 데에서 이재명 후보 관련 글 올리는 사람도 얼마 없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절박하게 움직이는 지지자들이 볼 때는 분통 터지는 일"이라고 공감했다.
그러자 이수진 의원은 두 부류의 의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류는 이재명 후보와 마찬가지로 '선대위가 바뀌어야 한다'고 적극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 부류는 이재명 후보가 소위 '중도층'에겐 '위험한-불안한 존재'로 비춰지니 민주당에 잘 섞여 있어야 지지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한다는 것이다.
이에 박시영 대표는 "정말 민심을 오판하는 것"이라며 "저도 사람들 많이 만나지만 '인물은 이재명이 윤석열보다 훨씬 낫다. 그런데 민주당이 싫다. 태도나 정책이 안 바뀌니까'(라고들 많이 한다)"라고 일침했다.
즉 이재명 후보가 후보 경쟁력면에 있어선 윤석열 후보보다 월등히 앞서지만, 민주당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 때문에 이재명 후보가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즉 이재명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현재 '민주당'이라는 것이다.
이수진 의원은 현장에서 느끼는 민주당에 대한 험악한 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2년간 희생한 수많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손실보상이 거의 되지 않은 상황, 그리고 청년들도 비싼 월세 때문에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본인 인턴비서의 사례를 들어 소개하기도 했다.
이수진 의원은 "그러면 민주당이 정말 오랫동안 한 게 없구나. 코로나 시국에 임무 해결 못했잖나"라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안 한 건데 아직도 위기감 못 느끼는 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볼 땐 (이재명)후보님 머릿속에 (정책들이) 있는데 통일적으로 나가지 않고 홍보도 안 되고 같이 고민도 안 된다"라며 "형식에 대한 얘기들만 하고 끝나서 굉장히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이달 초 '원팀'을 구성하겠다는 취지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초대형 선대위를 꾸렸으나, 직함을 맡고도 하는 일 없이 '무임승차'하는 의원들의 행태가 수없이 지적되면서 쇄신 요구가 쏟아졌고 결국 지난 주말을 거치며 이재명 후보에게 전권을 맡기기로 했다.
이에 24일 민주당 주요 당직자들(윤관석 사무총장, 박완주 정책위의장, 유동수 정책위 수석부의장, 고용진 수석대변인,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선대위 쇄신과 당 혁신에 앞장서겠다며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다음 날 사무총장에는 김영진 의원, 전략기획위원장에는 강훈식 의원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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