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뉴스영상캡처 kbs

[뉴스프리존=나영창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을 오랫동안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지난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이 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 법원에서 열린 영장심사에서 “이 국장이 증거인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국장을 상대로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흐름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계획인데,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국장은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 전 대통령 차명재산이 적힌 장부를 파기해 체포된 후에는 과거에 거짓말을 했다고 시인한 것이다. 검찰은 이 국장의 달라진 진술이 다스의 경영상 범죄와 실소유주 문제,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규모를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증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증거인멸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면서 이 국장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의하면,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국장은 지난 12일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된 후 검찰에서 “내가 관리해온 다스나 부동산을 포함한 차명 재산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 소유로 알고 있다”면서 “입출금 내역이 적힌 장부를 검찰이 입수하면 그동안 내가 한 말이 모두 거짓말로 드러날 게 겁나서 순간적으로 장부의 중요부분을 파쇄했다”고 진술했다.

이 국장은 2007년 검찰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수사, 2008년 정호영 특별검사의 BBK 특검 당시 도곡동 땅 관리인으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 국장은 “도곡동 땅은 (이 전 대통령 형인) 이상은씨와 (이 전 대통령 처남인) 고 김재정씨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씨의 심부름만 했고 이 전 대통령은 만난 일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와 김씨는 1985년 산 도곡동 땅을 1995년 팔아 거래 비용을 제외하고 100억원씩 나눠 가졌다. 이후 이씨는 이 돈 일부로 다스 지분을 새로 인수하거나 증자에 참여해 현재 다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다스 소유의 종잣돈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2007~2008년 검찰과 특검 수사 때도 도곡동 땅 실소유주 규명이 다스 관련 수사의 핵심 대상 중 하나였다. 검찰은 다스의 경영상 비리와 이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등에 대한 수사에서 11년 전과 달라진 이 국장의 진술이 핵심 중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15일, 다스(DAS)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키맨(keyman)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71)이 15일 검찰에 출석해 고강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첨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이날 오전 10시 이 전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소환했다. 오전 9시47분쯤 검찰에 도착한 이 전 부회장은 16시간여 만인 이튿날 새벽 1시쯤 조사를 마쳤다. 이 전 부회장은 출석에 앞서 삼성과 관계없는 다스에 변호사 비용을 대납한 이유와 이명박 전 대통령(76), 삼성 이건희·이재용 부자의 청탁 및 지시개입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검찰에서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만 했다.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971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2010년 회사를 떠날 때까지 40년간 '삼성맨'으로 지냈다. 이건희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삼성의 최고 실세였고 때문에 '삼성 2인자'로 불렸다. 2009년 다스 소송비용 대납에 관여해 뇌물 공여 혐의로 오늘 소환된 이 전 부회장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오전부터 시작된 조사에서 이 전 부회장은 다스의 소송비용 대납 사실은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9년 3월 다스의 소송을 총괄한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가 선임된 뒤 선임료 등을 모두 내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요구로 다스의 소송비용을 내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2009년 12월 원포인트 특별사면을 받은 것과 소송비용 대납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는지도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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