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벗어나는 전술, 전략 뒷받침 돼야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하 클린스만호)이 25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말레이시아 전 종료 직후 손흥민 선수(사진=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전 종료 직후 손흥민 선수(사진=연합뉴스)

스코어가 입증해 주듯 그야말로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진 보기드문 경기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클린스만호가 볼점유율을 80%대 까지 거머쥔 일방적인 경기였다.  그렇다면 다득점에 의한 무승부 경기 결과는 클린스만호에게는 수치다.

그것도 김영권(34.울산 현대),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 선발 카드 단 2장만을 사용한 실질적인 플랜 A 클린스만호 였기에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조별리그 1~2차전 바레인(3-1)과 요르단(2-2)전에 졸전으로 일관하여 우려를 낳은 클린스만호다. 때문에 정공법을 선택한 클린스만호에게 말레이시아아전에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혹시나 했던 기대감이 여전히 역시나의 실망감으로 끝난 졸전이었다.

클린스만호에게 선발 라인업 플랜 A는 물론 이에 의한 포메이션은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분명 말레이시아는 선수 능력, 팀 전력 등이 클린스만호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차이가 컸다.

그럼에도 무승부 경기로 마침표를 찍었다는 사실은 클린스만호에게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전반 21분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코너킥에 의한 정우영의 선제골은 다득점의 신호탄 같았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거기까지였고 말레이시아의 역습 시 개인, 부분 전술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플레이에 후반 6분 파이살 할림, 17분 아리프 아이만에게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클리스만 한국대표팀 감독(사진=연합뉴스)

원인은 바로 ‘무(無)전술’ ‘무(無전)략’이었다. 말레이시아가 구사하는 스리백에 의한 잘 조직된, 파이백 전술에 변화없이 측면만을 고집하는 클린스만호의 공격은 번번히 발목이 잡혔다.

클린스만호는 4-2-3-1 포메이션의 황인범(28.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 투볼란치로 말레이시아를 상대했다. 분명 황인범과 정우영은 수비형이 아닌 공격 성향이 강한 스타일의 선수다. 이점은 말레이시아와의 맞대결에서 명확히 나타났다.

이로 인하여 수비 전환이 늦어지며 중원의 취약성을 노출시켰다. 천하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도 이런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이 약점은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이재성(32.마인츠), 조규성(26.미트윌란)의 공격이 단조로워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전적으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의 지도력 패착으로 간주되고도 남음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 38분 이강인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 동점골은 클린스만호를 패배에서 구하는 일말의 희망으로 작용했지만 왼쪽 측면 공격만으로는 득점의 해법을 찾기 어려웠다.

특히 골문앞에 10명까지 위치하는 극단적인 말레이시아의 수비 전술에 클린스만호의 크로스는 정확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이강인 선수(사진=연합뉴스)

경기종료 추가시간 4분 비로소 오현규(23.셀틱)에 의한 손흥민의 페널티킥 역전골로 다시한번 승기를 잡았지만 클린스만호는 경기종료 추가시간 15분 로멜 모랄레스에게 전연 기대하지 않았던 동점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무전술’  ‘무전략’ 축구의 민낯을 또 다시 고스란히 드러내며 당초 예상과는 상반되는 조 2위 16강 진출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클린스만호의 16강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녹아웃 스테이지 즉, 단두대 매치의 특징은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여기에 감독의 임기응변까지 아우르는 지도력은 필수다.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 3경기를 소화하며 효과 없는 용병술을 보였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의 상대 경기 직관으로 인한 정보 취득의 분석 효과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도 전술 전략 없이 개인기에 의존해 선수 부상과 옐로카드(경고)만 가중시켰다.

그럼에도 말레이시아전 후 기자회견에서 책임감 없이 맹목적인 희망 찬가만 외친 클린스만 감독이다. 그의 희망 찬가가 환희로 끝날 것인지 아닌지는 31일 사우디아라비아가 밝혀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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