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
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는 모든 늙은이들의 화두(話頭)일 것입니다. 사람이 다르듯이 늙는 것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사람이 각기 살아온 역사가 다른 것처럼 늙는 것도 각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품위를 지키며 보람차고 아름답게 늙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멋지거나 추하거나 또 행복하거나 불행한 노년이 되는 것은 모두 자신의 책임입니다.

우리는 모두 살아온 궤적(軌跡)이 다릅니다. 그래서 모든 노년이 즐거움과 행복을 같이 누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아름답고 행복하게 늙어 갈 수는 있습니다. 그 남다른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은 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인간은 지난 세월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노년이 평가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은 생애(生涯)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노력만큼 다르게 늙을 수 있다는 것은 자연의 가르침이고 진리입니다. 그래서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은 축복이며 아름다운 노년의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우아하게 늙어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 원불교《정산 종사 법어(正山宗師 法語)》<근실편(勤實編)> 33장에 우아한 모습을 예찬(禮讚)한 글이 나옵니다. 몇 년 전에 작고(作故)하신 고 안병욱(安秉煜) 교수가 극찬(極讚)한 정산 종사님은「내가 이 세상에서 본 가장 좋은 얼굴」이며,「얼마나 정성껏 수양을 쌓았기에 저와 같이 화열(和悅)과 인자(仁慈)가 넘치는 얼굴이 되었을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김진구(金珍丘)라는 분은 정산 종사님을「제월광풍(霽月光風)」이라 하셨고, 황성타(黃聖陀)님은「화풍경운(和風慶雲)」이라 평하셨습니다. 제가 바라는 저의 모습도 수행을 통해 화열과 인자가 넘치는 그런 얼굴로 늙어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노화(老化)는 그 어떤 의학으로도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노화를 아름답고 우아하게 바꾸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입니다. 우아하게 늙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근 본적으로는 정산 종사님과 같이 마음에 욕심을 떼고 깊은 수양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게 수행에 몰두 할 수는 없지요. 그러나 우리 범부(凡夫) 중생(衆生)도 노력하면 정산 종사님과 같이 근사(近似)하게 늙어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입니다.

금연(禁煙)과 절주(節酒) 그리고 적당한 운동으로 생활습관을 가꾸는 것입니다. 올바른 생활습관은 건강을 올바르게 다잡아 주면서 아름답게 늙어 갈 수 있는 것이지요.

둘째,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입니다.

너무 적게 자고 너무 많이 자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뭐든지 알맞게 하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낮잠을 적당히 자는 것도 건강을 유지하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비결입니다.

셋째,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는 것만큼 아름답게 늙어가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사랑을 하면 얼굴색이 변하고 사랑을 하면 곱게 늙어 갈 수 있습니다. 큰 사랑, 넓은 사랑을 하는 것이지요.

넷째, 마음가짐을 편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별의별 경계(境界)와 부딪치게 됩니다. 하지만 언제나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인 행동으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곱게 늙어 갈수 있지요.

다섯째, 노화에 맞서지 말고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것입니다.

의학의 발달로 주름살 하나에도 피부미용 시술과 성형들을 하지요. 자연스럽게 늙어가야 합니다. 나이에 맞지 않는 어색함을 주는 얼굴은 오히려 우아함을 상실합니다.

여섯째, 욕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욕심을 내려 놔야지요. 아무리 의욕 있고 하고 싶어도 나이 들면 욕심을 부리면 안 됩니다. 나이 들어 욕심을 부리면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고 추하게 보여 외면당합니다.

일곱째, 말을 줄이는 것입니다.

젊은 애들은 재잘재잘 말을 많이 하면 귀엽지요. 그런데 나이 들어 말을 많이 하면 다들 싫어합니다. 그래서 말을 줄여야 합니다. 특히 잔소리는 금물이고요.

여덟째, 회의나 모임에 부지런히 참석하는 것입니다.

불러만 줘도 기쁜 나이입니다. 대외 활동을 기피하면 정신과 육체가 모두 병들 수 있어요. 교당이나 교회, 동창회나 카페모임 옛 직장 동료모임 등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입니다.

아홉째, 공덕을 쌓는 것입니다.

지금 쌓은 공덕이 내생의 밑천입니다. 내생을 이생 보다 멋지게 살려면 생전에 아낌없이 베풀어야합니다. 그래서 보시(布施)보다 더 큰 공덕이 없다고 하는 것이지요.

열 째, 죽음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걸 거부하고 더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것을 노추(老醜)라고 합니다.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진리,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진리를 철저히 믿고,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의 삼대력을 얻어 거연히 열반의 길로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물론 이 외에도 멋지게 늙는 방법은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 열 가지라도 몸에 익히면 우리는 훨씬 우아하게 늙어 갈 수 있습니다. 어여쁘게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고 합니다. 나이만 먹고 백발만 난다고 어른이 아닙니다. 남을 잘 용납하고 덕을 입히는 사람이 어른이지요. 아무튼 우아하게 늙는다는 것 정말 어려운 숙제입니다.

잘 늙어가는 것의 근본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마음의 본말(本末)을 알고, 마음 닦는 법을 알며, 마음 쓰는 법을 아는 것이 제일가는 지혜인 것입니다. 우리 이 지혜를 터득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얼굴’로 멋지게 늙어 가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2월 1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