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사람들의 입 초사에 오르고 매도당하기를 여반장으로 하는 기업이란 대체 무엇인가 정의하기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평생이다시피 기업에서 일한 나의 경험과 기업관으로 정의한다면 기업이란 최고의 조직적이고 가치지향적인 ‘얼렁장사’라고 할 것이다.

▲ 박종형 작가

기업企業의 기企란 글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사람(人)들이 머물며(止) 사업을 하는 데라는 두 가지 뜻이 합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얼렁장사란 여럿이 각기 밑천을 대 하는 장사다. 그 여럿이라는 사람들은 바로 구성원인 사원이고 그 밑천이란 이를테면 기업주가 투자하는 자본과 아이디어와 사원들이 투자하는 시간과 재능과 기술 같은 것들이다. 따라서 기업이란 일명 ‘동무장사’인 것이며 그 장사는 여럿의 울력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에 대한 인식착오나 그 이치의 왜곡은 얼렁장사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만일 얼렁장사의 중요한 밑천을 댄 사람이 사원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기업을 기업주의 사유물로 여긴다면 얼렁장사의 기본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다. 항용 투자주를 사주社主라 말하며 기업이 마치 사주의 소유물인 양 여기는데 그런 잘못된 인식은 울력을 해치고 얼렁장사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또한 얼렁장사의 핵심인 사원들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밑천을 투자해 얼렁장사를 영위해 가는지를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한 채 울력에 임하면 그들 스스로를 한낱 임금노동자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얼렁장사에서 사원들이 울력을 통해 발휘하는 가치창출의 힘은 주인정신에서 나오는데 바로 기업성장의 원동력이다. 왕왕 기업의 구성원들은 한낱 월급쟁이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 그만이라는 피고용자의 틀에 갇히는데 기업 장래에 매우 해로운 의식이다. 하여 요새는 사원을 사원주주로 여기는 인식전환이나 제도적 장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말하자면 사원이란 기업에 있어 주체인 일꾼인 것이다.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울력이란 저들의 비전구현과 이익창출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무의미하고 불가능하며 그런 울력이 없이는 절대로 얼렁장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얼렁장사가 지향하는 최고가치란 이익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오그랑장사를 해서는 기업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치고 얼렁장사를 성공리에 성취하는 원동력을 보면 하나 같이 투철한 기업가정신과 주인정신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원들이 댄 밑천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그들을 그저 일꾼쯤으로 여긴 채 울력을 시키면 그 얼렁장사가 성공할 리 만무인 것이며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불가능하다.
기업이 성공적인 얼렁장사를 계속해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비결이나 첩경이 결코 멀리 있지도 잡기 어렵지도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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