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치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또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며, 무엇을 바라느냐에 따라 가치는 달라집니다. 인생이란 그렇게 채우고 또 비우며,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가는 길이지요. 그럼 우리는 무엇을 채우고 또 무엇을 비우며 인생의 가치를 구현해가며 살면 좋을까요?

한 의사가 아프리카의 어느 외진 마을에서 의료 봉사를 하면서, 외국에서 선진 축산기술을 배우고 돌아온 마을의 젊은 청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마을에는 독특한 결혼 풍습이 있었는데, 남자가 청혼을 할 때 암소를 끌고 처녀의 집에 가서 “이 암소 받고 딸을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특등 신부 감에게는 암소 세 마리, 괜찮은 신부 감은 암소 두 마리, 그리고 보통의 신부 감이라면 암소 한 마리로도 승낙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의사는 이 청년이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에 둘러싸여 어디론가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청년이 몰고 나온 청혼선물은 살찐 ‘암소 아홉 마리’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청혼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해 하면서 술렁이기 시작했지요. 청년은 마을 촌장집도, 지역 유지인 바나나 농장 주인집도, 마을 여선생의 집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더니 어느 허름한 집 앞에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는 그 집 노인의 딸에게 청혼을 하는 것입니다. 그 노인의 딸은 큰 키에 비해 너무 마르고 심약해 보이는 초라한 처녀 이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암소 한 마리’에 청혼 할 상대에 불과한데, ‘암소 아홉 마리’를 데리고 간 것을 보고 동네 청년들이 술렁대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그 처녀가 마법으로 청년을 홀린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게 되었지요. 그 후 의사는 의료봉사를 마치고 본국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가끔 그 청년을 생각 할 때마다 왜 아홉 마리의 암소를 몰고 그 보잘 것 없는 처녀에게 청혼을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휴가차 다시 그 마을을 찾아간 의사는, 큰 사업가가 되어 있는 그 청년을 만났고 저녁식사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의사는 그에게 청혼 선물로는 과하게 암소 아홉 마리를 건넨 이유를 물어 보았습니다.

그는 빙긋 웃을 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궁금증만 더 커져 갈 즈음에 차(茶) 들고 한 여인이 들어왔습니다. 아주 아름답고 우아한 여인이었습니다. 유창한 영어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미소까지 보통의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의사는 마음속으로 ‘아! 이 사람이 그 때의 말라깽이 처녀 말고 또 다른 아내를 맞이했구나. 하긴 저 정도는 되어야 이 사람과 어울리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사업가가 천천히 말을 시작합니다. “선생님, 저 사람이 그때 제가 청혼 했던 사람입니다.” 의사의 놀란 모습을 보고 사업가는 말을 잇습니다.

“저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저 사람을 사랑했고 저 사람과의 결혼을 꿈꿔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마을에선 몇 마리의 암소를 받느냐가 여자들의 세계에선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저도 그런 관습을 무시 할 수 없어서 암소를 몰고 갔던 것입니다. 사실 제 아내는 한 마리의 암소면 충분히 혼인승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 사랑한 여인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한 마리의 암소 값에 한정하고 평생을 사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자신을 두 마리나, 세 마리를 받았던 처녀들과 비교하면서 움츠려서 살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청혼 때 몇 마리의 암소를 받았느냐가 평생 동안 자기 가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세 마리를 훨씬 뛰어넘는 아홉 마리를 생각해 낸 것입니다.

혼인하고 나서 아내에게 공부를 하라거나 외모를 꾸미라고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의 아내를 사랑했고, 또 사랑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을 뿐입니다. 처음에는 무척 놀라던 아내가 차츰 저의 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나에게 암소 아홉 마리의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로 아내는 암소 아홉 마리에 걸 맞는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아내는 더욱 건강해지고 아름다워져 갔습니다.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내를 똑같이 사랑하지만, 이제 아내는 결혼할 당시의 모습 보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더 사랑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수근 대던 동네 아낙들도 요즘은 제 아내의 밝은 미소를 사랑해 줍니다.”

이렇게 인생의 가치를 만끽하려면, 누구나 그 사람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면 됩니다. 사랑은 인생의 흐뭇한 향기이자 우리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따뜻한 햇볕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바라기만 합니다. 이것은 좋아하는 것이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비교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은 헌신이기 때문이지요.

사랑은 좋아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이웃 간에 흐뭇하고 아름다운 정을 나누고 살아가는 그 고운 정 속에 진정 아름다운 사랑이 있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아름다운 정(情)과 흐뭇함이 있기 때문에 괴로운 인생도 기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해 따뜻한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조건을 붙이지 않아야 합니다. 사랑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진정한 사랑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그 고통이 크면 클수록 사랑은 더 아름답고 향기롭습니다. 그런 고통이 없으면 이기주의자가 되고 기회주의자가 됩니다.

사랑과 믿음 그리고 행복은 자신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할 때, 인생은 아름다워지며, 흐뭇한 향기가 피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우리 덕화만발 가족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자고 외칩니다. 그럴 때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물론 이 메마르고 거친 세상에 맑고 밝고 훈훈한 인생 최고의 가치가 편만 할 것입니다.

하늘은 짓지 않은 복은 내리지 않습니다. 우리 이웃과 세상에게 진정한 사랑을 하는 데에 인생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가면 어떨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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