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제상이었던 관중(管仲)은 관자(管子) 목민(牧民)편에서 ‘예(禮)·의(義)·염(廉)·치(恥)’를 국가의 4가지 강령(四維)이라 했다.

이를 國有四維(국유사유)라고 한다. 즉 관중은 “나라에는 4가지 강령이 있다면서 이를 예(禮)·의(義)·염(廉)·치(恥)’라고 한 것이다. 관중은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곁들었다. 즉 ‘예(禮)는 절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요, 의(義)는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음이요, 염(廉)은 자기의 잘못을 감추지 않는 것이요, 치(恥)는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라 했다.(아래는 원문과 해석이다)

관중 기념관
관중 기념관

國有四維(국유사유),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이 있다.

一維絶則傾 二維絶則危(일유절즉경 이유절측위)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三維絶則覆 四維絶則滅(삼유절즉복 사유절즉멸)
셋이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어지고, 넷이 끊어지면 나라가 이주 망한다.

傾可正也 危可安也(경가정야 위가안야)
기우는 것은 바로 잡을 수 있고, 위태로운 것은 안정시킬 수 있고,

覆可起也 滅不可復錯也(복가기야 멸불가부착야)
뒤집어지는 것은 일으켜 세울 수 있으나, 망한 것은 다시 일으킬 수 없다.

何謂四維(하위사유), 네 가지 강령은 이렇다

一曰禮 二曰義 三曰廉 四曰恥(일왈례이왈의삼왈염사왈치)
첫째는 예禮, 둘째는 의義, 셋째는 염廉, 넷째는 치恥.
禮不踰節 義不自進(예불유절 의부자진)
‘예’란 절도를 넘지 않음이고, ‘의’란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음이다.
廉不蔽惡 恥不從枉(염불폐악 치불종왕)
‘염’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음이고,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다.

故不踰節 則上位安(고불유절 즉상위안)
절도를 지키면 윗사람의 자리가 평안하고,
不自進 則民無巧詐(부자진 즉민무교사)
스스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으면, 백성은 교활함과 속임이 없고,
不蔽惡 則行自全(불폐악 즉행자전)
잘못을 은폐하지 않으면, 행실이 저절로 온전해 지고,
不從枉 則邪事不生(부종왕 즉사사불생)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으면, 사악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작금 우리 정치판에는 이 예의염치(禮義廉恥)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절도도 없고, 나라를 구하기는 커녕 자기 살 궁리만 하며, 자기의 잘못은 은폐하고 떠넘기는가 하면 그릇된 것을 따르기만 할 뿐 아니라 그 그릇된 것을 참으로 속여 가르치려 든다.

이 예의염치(禮義廉恥)를 모르는 사람들이 언필칭 정치 지도자 운운하므로 나라 정치는 늘 싸움판이요 사회는 시끄럽고 어지럽다. 심지여 역병이 돌아 백성들은 전전긍긍인데 정치권은 여기서도 네탓 타령뿐 백성들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힘을 합칠 생각은 안 한다.

그뿐인가. 여당 대표인 이해찬은 잦은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설날 귀성객에게 인사하는 정당의 가장 중요한 민심 살피기도 하지 못했다. 제1야당 대표인 황교안은 예와 의는 물론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자신이 총리요 법무부 장관일 당시 했던 말들을 끌고와 보면 늘 지금 그 자신 스스로를 저격한 것이 된다.

원내3당을 대표하거나 했던, 그리고 앞으로 다시 그 자리를 노리고 있는 손학규도 안철수도 유승민도, 그 외 당을 깨고 다시 만들자고 하는 정치인들도 모두 아예 예의염치는 밖에다 두고 다니는 사람들 같다.

그들만이 아니다. 그들을 따르고 지지한다는 사람들도 모두가 남의 탓이요 자기들 탓은 없다. 잘못은 떠넘기고 비방하지만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던지는 비난과 실소는 못 듣고 안 보는 척 한다.

오늘 어떤 아무개는 당연히 욕심을 내지 말았어야 할 자리를 욕심을 내다가 창피를 당하고는 물러서면서 ‘결단’ 운운하고, 앞서 어떤 이는 겉으로는 청렴하고 결백하다고 남을 주구장천 비판하더니 뒤를 파보니 오물 투성이임이 드러나자 “그 때는 모두가 그랬다”고 어물쩍 때와 시기 탓을 한다.

사전은 염치에 대한 설명에서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적고 있다. 공자는 중용(中庸)에서 ‘수치를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까워지는 것(知恥近乎勇)’이라고 했다.

맹자 또한 “인간이라면 반드시 염치를 몰라서는 안 된다(人不可以無恥)”며 “염치를 몰랐다가 아는 것으로 발전하는 것이 곧 몰염치에서 벗어나는 것(無恥之恥, 無恥矣)”이라고 했다. 언필칭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이들 성현들의 말 한마디라도 읽고 새겼으면 좋겠다.

총선을 앞둔 지금 아무개들은 자신들이야말로 나라를 살린다면서 여당에 반대하면 모두 합치자고 한다. 그런 반면 또 다른 아무개들은 나는 너희들도 싫으니 신당을 창당한다고 서둔다. 그뿐인가 있는 당을 깨고 나가며 자신들이 善이라고 우기던 자들이 다시 다 합치자고 한다. 그래야 ‘선거’에서 이긴다고…

그러면서 모두가 입으로는 국민을 말하고 나라를 말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하는 짓들이 모두 예의염치에서 벗어나는 짓이다. 눈 밝고 귀 밝은 국민들이 오는 4월 총선에서 예의염치를 아는 정치인들을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몰염치의 시대, 그래도 국민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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