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국민의당에 관우를 배신한 미방과 부사인 같은 인사들 있었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 “이달 초 이 대표를 비공개로 만나 합당 제안을 받았다”

[서울=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차기 대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자간 야권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마침내 그간 막후협상 내용에 대한 폭로전으로 번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후 6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후 6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양측의 물밑 대화 과정에서 국민의당에 '삼국지'에서 관우를 배신한 미방과 부사인, 장비를 죽인 범강과 장달 같은 인사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철수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는 등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발끈하며 "해당 인사가 누군지 밝히라"며 즉각 대응했다. 홍경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 등장하는 성격 발달 단계 중 '항문기'를 거론하며 "배설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단계인데, 이 대표가 여전히 그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위원장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오후에는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달 초 이 대표를 비공개로 만나 그 자리에서 합당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안 후보가 사퇴하고 합당하면 이후 당 최고위원회와 조직강화특위, 공천심사위원회 등 핵심기구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제안으로 두 후보가 지난 11일 국민의힘 열정열차의 도착지인 여수에서 함께 내리며 단일화를 선언하는 이벤트까지 준비했다”고 공개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윤 후보가 아닌 당 대표인 자신과 단일화 논의를 하려는 제안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당내 단일화 요구를 '거간꾼'으로 폄하해온 이 대표가 뒤에서는 후보 몰래 '단독플레이'를 했다는 셈이다.

이에 이 대표도 이날 오후 6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 본부장에게 해당 제안을 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합당은 작년 9월 양당 간 합당 논의 때부터 일관되게 주장했던 입장이다”며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보장하기 위한 고민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는 회동을 윤 후보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단일화에 대해서는 후보가 전권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합당에 관한 이야기는 당의 영역이다. 철저하게 제 권한이 있는 사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당의 핵심 인사들이 노골적으로 상대를 적대시하는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는 당분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이 이 대표에 대해 혐오에 가까울 정도로 강한 적대심을 표출하고 있어 이 대표 본인이 단일화 걸림돌로 부상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접전 양상이 계속되면 단일화 불씨가 극적으로 살아날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8일 투표용지 인쇄일을 앞두고 이번 주말에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자간 극적 담판을 벌일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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